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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친정엄마가 불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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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82cook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글쓴이는 어려서부터 엄마와 대화할 때면 ‘무식하고 교양이 없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고 한다. 결혼 전날 엄마와 같이 자라는 언니에 말에도 불편해서 같이 자기 싫었다고 말하며 친정엄마인데도 애틋함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적었다. 

댓글 반응은 글쓴이를 향한 공감으로 가득하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사실이 위로된다는 말부터 자신은 이미 포기했다는 등 많은 사람이 친정엄마에 대한 불편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연에 등장한 주인공은 불효자일까? 그렇지 않다. 이 일을 현재만 놓고 바라본다면 사연의 주인공이 야속해 보인다. 하지만 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그녀의 과거를 살펴봐야 한다.

아주 오래되었지만 생생한 기억들이 있다. 학교에서 만든 색종이 카네이션을 받고 기뻐하던 엄마의 웃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주던 아빠의 젊었던 목소리 같은 것들이다.

때로는 따뜻한 추억이 아니라 아픈 과거가 떠오르기도 한다. 어떤 기억들은 나이를 먹어도 풀리지 않고 응어리진 채 남아 있다. 늘 불 꺼진 캄캄한 집, 부모님을 기다리면서 오빠와 돌멩이를 던지며 놀다가 사고가 난 일, 울면서 상처가 난 이마에 박스테이프를 붙인 일…. 어린 시절의 이런 사건들은 평생의 트라우마나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이 사연의 경우도 그렇다. 주인공은 어머니가 늘 남자 형제를 먼저 챙겨주었다는 사실을 글 끝에 덧붙였다. 이 외에도 본인 앞으로 온 편지를 마구 뜯어보고 친구와 전화를 엿듣는 등,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에게 크고 작은 상처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이런 경험이 쌓여 어머니가 불편해진 것이다.


“친정엄마는 결혼 생활의 든든한 벽이라는데, 저는 시어머니보다 친정엄마가 불편해요. 제가 이상한 걸까요?”

어린 시절의 상처에서 시작해 친정엄마의 지나친 간섭, 아들과의 차별대우, 부당한 기대나 요구 등으로 인해 ‘친정엄마 기피증’을 보이는 딸들은 점점 늘어가고 있다.

서울여대 특수치료전문대학원 박경순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옛 어른들이 흔히 30~40대는 시어머니 흉을 보고, 50이 넘으면 친정엄마에게 화가 난다고 말하곤 했어요. 이는 50이 넘으면 친정엄마로부터 심리적으로 독립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그만큼 친정엄마와 심리적으로 직면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알 수 있는데, 젊은 세대 엄마들의 친정엄마 기피증은 없던 갈등이 생겼다기보다 결혼 전 성장 과정에서 있었던 갈등들이 증폭돼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여겨집니다.”

출처영화 <친정엄마>(유성엽 감독, 2010) 스틸컷

어릴 때 부모가 조성한 환경이 성인기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 상황에 머무를 수는 없는 법. 과거 속에 살다 보면 현재를 누리지 못한다. 과거에 머물다 보면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에 집중하지 못하고 심적으로 나약해지게 된다.

‘마음은 관계에서 나온다.’ UCLA 정신과 교수인 대니얼 시겔(Daniel Siegel)의 말이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부정적 감정의 앙금이 남아 있으면 성인이 된 후에도 삐걱거리는 경우가 많다. 과거를 정리하고 새로운 관계를 설정해보려고 해도 자꾸 감정 섞인 말이 나간다.

출처2020 Mind Your Brain, Inc.

용기를 내어 과거의 상처를 꺼내 보고 싶지만 덤덤하게 이야기할 자신이 없다면 하나의 팁이 있다. 부모를 ‘VIP 고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VIP 고객을 대할 때 최대한 고객의 기분을 맞추고, 감정을 자극하지 않고, 사적인 감정을 숨기는 것처럼 부모를 VIP 고객으로 생각하면 조금 더 침착하게, 객관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상처로 남았던 과거 일에 대해 말할 수 있다.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그래야 부모와 말다툼하지 않고 과거의 일에 대해 조금 더 길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에게 “그때 대체 왜 그랬어요”라고 따지는 식으로 말하면 부모는 자신에게 대든다고 생각해 발끈하면서 방어적으로 반응할 것이다.


최대한 침착한 표정으로 “내가 엄마랑 잘 지내고 싶고 엄마에게 사랑을 드리고 싶은데, 실은 이런 게 마음에 걸려서 잘 안 되네”라는 전제를 깔고 하고 싶은 말을 하라. 누구나 인간은 자신보다 약한 사람에게 측은지심을 갖게 된다.


부모가 설사 잘 들어주지 않거나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괜찮다. 늘 목에 뭔가 낀 것처럼 날 괴롭히던 사실을 말하게 된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다. 중요한 것은 싸우려는 것이 아니라 화해를 하고 부모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 것이다. 받아들일 수 있는 성숙한 부모라면 사이가 조금 더 좋아질 것이고, 그릇이 작아서 못 받아들인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출처대한민국 청와대 유튜브

“제가 어린 시절 부모님이 저를 사랑해주지 않았어요. 그리고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는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성공하기 위해 발버둥을 쳤지요. 악바리로 노력해서 성공했어요. 근데 지금도 부모님을 원망하고 있어요. 그때 나를 조금만 더 사랑해줬더라면, 나를 더 도와주었더라면 내가 좀 더 따뜻한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이 말의 주인공은 중년이 되었지만, 아직 부모님을 원망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며 묻어두었던 상처는 해결되지 않고 더 깊어져만 갔다.


몸이 정말로 아플 때 비명소리조차 낼 수 없는 것처럼, 마음도 정말로 아프면 아무 표현도 못 한다. 마음의 상처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때 그렇게 말해서 미안해>는 가장 어려운 ‘말 한 마디’를 꺼내는 법을 이야기해준다. 말로 표현을 하게 된 것은 우리가 그 상처를 조금 더 이겨냈고 이겨낼 힘을 가지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조금씩 더 괜찮아지고 어느새 아픔은 과거가 되어 있을 것이다. 조금 더 지나면 그 상처를 드러내고 햇볕에 말릴 수 있는 시간이 찾아올 것이다.

참고 : 82쿡, <그때 그렇게 말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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