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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아파트 수익의 한계

조회수 2018. 7. 31. 09: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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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화국에서 투자자로 살아남기
이창우 소장의 신간 <부동산 공화국에서 투자자로 살아남기>의 내용을 소개하는 연재입니다. '부동산 전문가는 절대로 알려주지 않는 18가지 이야기'를 통해 부동산투자를 시작하기 전 소중한 내 돈을 지키는 투자기준을 세우기를 바랍니다.

재건축, 재개발, 리모델링과 같은 정비사업이 추진될 때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 바로 ‘시점’이다. 정비사업 추진 시점에 맞춰 투자를 하든 이사를 하든 해야 하는데, 야속하게도 추진 일정은 매번 변경된다.

재건축 연한이 됐다고 무조건 재건축이 되는 것도 아니다. 연한과 안전진단은 별개의 문제다. 건축물의 노후화 정도와 안전도 등을 진단받고 건축물의 안전에 위험이 초래될 경우에 한해 재건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안전에 이상이 없다면 재건축은 남의 이야기가 된다. 또한 연한은 재건축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기준일 뿐, 예비 안전진단과 정밀 안전진단 모두를 통과해야 재건축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안전진단을 통과한 아파트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10%도 되지 않는다.

문제는 재건축 연한이 지났다고 당연히 재건축이 될 것처럼 확대해석하며 시세를 올리는 경우다. 1979년 건축된 대치동 은마 아파트의 경우 서울시조례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이 분명 지났지만 논의만 계속됐을 뿐 계획조차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다.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 역시 지지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주택시장이 불황인 상황에서 집값이 오를 가능성도 낮은데 굳이 비용을 들여 집을 고치겠는가? 비용만큼 가치가 올라야 하는데 리모델링사업의 목적이 자산 가치 증식이 아니라 주거환경 개선인 만큼 수익 발생은 요원하다.

서울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사업과 리모델링사업을 비교해보자. 재건축사업의 경우 현재 148㎡, 181㎡ 소유자는 99㎡ 1채와 소형 아파트 1채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리모델링사업의 경우 소유한 아파트보다 평형이 조금 커질뿐 2채를 받지는 못한다. 두 사업 모두 주민들이 직접 조합을 결성해 진행해야 하는데, 대형 평형 소유자들이 실질적인 이득이 적은 리모델링사업을 선택할 이유가 있을까? 또한 기존 아파트를 기준으로 면적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소형 평형이나 복도식으로 구성된 단지에서만 실익이 발생하는 등 수익의 한계는 분명하다.

특히 수직 증축 리모델링은 한계가 명확하다. 당장 재건축을 추진하기 어려운 1기 신도시의 경우 소형 평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리모델링사업을 고려하고 있지만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연한을 채워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의견이 더욱 많은 게 현실이다.

수직 증축 리모델링 비용절감 효과

투자를 고려할 때 단순히 추진 단계나 일정만을 염두에 둔다면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주민 동의가 필요한 사업의 경우 의견이 같은 방향으로 모아져야 사업이 추진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개인별로 부담 가능한 비용도 다르고 거주자와 투자자가 처한 상황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사업을 바라보는 입장도 다르다.

개포 주공 2단지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총 1,957가구 규모인데, 이 중 396가구가 일반분양됐다. 인기 있는 평형의 로열층은 3.3㎡ 당 분양가가 4,000만 원을 넘어서면서 관심이 급반등했고, 재건축투자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현대건설의 새로운 아파트 브랜드인 THE H를 처음으로 적용한 개포 주공 3단지는 3.3㎡당 평균 분양가 4,130만원을 기록하면서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지만 분양은 대성공이었다.

하지만 투자수익률을 따져보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결론부터 말하면 10년 이상의 추진 기간을 고려하면 실익은 없다고 봐야 한다. 개포 주공 아파트는 강남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다. 1982년 입주를 시작한 1단지는 5,040세대, 4단지는 2,840세대 규모의 대단지다. 이들의 실거래가를 분석해보면 10년간 큰 변동이 없다가 최근 1년 사이 급등하면서 투자수익률이 높게 나타났다. 즉, 1년 전에 투자를 했다면 수익률이 높았겠지만, 오랫동안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의 투자수익률은 물가상승률보다 조금 높은 수준일 뿐이다.

2016년 국토교통부 실거래 가격과 비교해보면 개포 1단지는 1억 2,000만 원(전용면적 45.26㎡)에서 3억 1,000만 원(61.57㎡)까지 가격이 올랐으며, 개포 4단지 역시 1억 3,000만 원(50.67제㎡)에서 2억 2,500만 원(35.64㎡)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10년 전 가격과 비교해보면 어떨까? 2016년 개포 1단지 전용면적 56.57㎡는 12억 3,000만 원에 거래됐는데, 2006년 11월에는 1억 2,000만 원 높은 13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 개포 4단지는 전용면적 50.39㎡가 2016년에 10억 원에 거래됐는데 2006
년에는 12억 원에 매매됐다. 거래가 기준으로 10년 수익률은 -16.8%인 것이다.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것이지만 10년간 물가상승률(27%)을 고려하면 실제 투자 손실은 훨씬 더 커진다.

2006년 개포 지역 부동산 가격은 전국적인 부동산 폭등의 여파로 무섭게 치솟았다. 하지만 2년 뒤 글로벌 금융위기, 정부의 재건축 규제 정책 등의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그 영향은 2010년까지 계속됐다. 만약 금융위기 직전에 해당 지역에 투자했다면 최대 4억까지 떨어진 가격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10년 전에 투자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10년 동안 마음고생만 하다가 2015년 폭등한 집값으로 겨우 본전을 찾은 수준이다. 실제로 급등기에 이 지역에 투자한 투자자 중에는 억대의 손해를 본 사람도 있다. 하지만 1년 전 개포 재건축에 투자한 투자자는 상당한 시세차익을 남겼다.

분명 이 지역은 실제 거주자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곳이다. 하지만 투자자라면 이곳이 시장환경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투자할 때는 단순 수익이 아니라 투자 기간, 즉 연간수익률이 검토의 기준이 돼야 한다. 투자 기간이 고려되지 않은 단순 투자
수익률은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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