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아파트는 어떻게 반값 아파트가 되었을까?

조회수 2018. 7. 27. 15:36 수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부동산 공화국에서 투자자로 살아남기
이창우 소장의 신간 <부동산 공화국에서 투자자로 살아남기>의 내용을 소개하는 연재입니다. '부동산 전문가는 절대로 알려주지 않는 18가지 이야기'를 통해 부동산투자를 시작하기 전 소중한 내 돈을 지키는 투자기준을 세우기를 바랍니다.

내 집 마련의 수단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다. 그 인기를 반영하듯이 최근 2년 새 공급 물량이 2배나 늘었다고 한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무엇이고, 왜 인기가 많을까? 청약통장이 필요 없다는 점이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인기의 첫 번째 이유다. 또한 일반분양보다 분양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침체에 빠진 부동산시장에서 틈새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법적 안전장치가 미비하고, 인기에 편승한 과도한 마케팅으로 인해 피해를 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주택조합이란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춘 조합원에게 청약저축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주택을 공급하는 제도로, 지역주택조합, 직장주택조합, 리모델링주택조합, 임대주택조합 등이 있다. 지역주택조합 제도는 1970년대 후반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과 주택 공급 촉진을 위해 도입됐는데, 동일 지역 내 무주택세대주(전용면적 85제곱미터 이하 1주택 소유자 포함)로 구성된 조합원이 자발적으로 조합을 구성하여 공동으로 토지를 구매하고 시공사를 선정하여 주택을 건립한다. 일반분양 아파트와 달리 내가 살 아파트를 ‘직접’ 짓기 때문에 시행사가 따로 필요하지 않고, 중소형 평형만 공급하기 때문에 조합원 분담금이 낮아 일반분양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20%가량 저렴하다.

문제는 많은 투자자들이 조합원 분담금을 분양가로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분양가와 분담금은 엄연히 다르다. 특히 조합원을 모집할 때 제시된 금액은 확정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입주할 때 추가적인 분담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만약 주택조합 아파트에 투자할 생각이라면 현재의 분담금이 아니라 입주 시점의 가격을 예상해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주택조합 아파트는 시행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일반 아파트에 비해 10~20% 정도의 가격경쟁력을 가진다. 하지만 말 그대로 사업이 ‘계획대로’, ‘순조롭게’진행될 경우다. 주택조합은 생각보다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 책임을 조합원이 고스란히 지기 때문에 리스크가 매우 크다.

더 큰 문제는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깜깜이’가 된다는 점이다. 조합원 모집을 위탁수행하는 분양대행사는 분양가, 착공 시기, 입주 시기 등만 강조하며 가입을 유도한다. 이때 초기비용을 마치 일반분양 아파트의 확정분양가처럼 홍보하기 때문에 수요자들은 이름만 다른 일반분양 아파트로 인식한다.

주택조합의 핵심은 조합원 본인이 비용을 분담해 사업을 추진하는 시행주체가 된다는 점이다.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의 자율성과 책임을 전제로 하는 만큼 아파트 건설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직접 수행해야 한다. 조합원들이 돈을 모아 아파트를 지을 땅을 사고, 건축계획을 세워 행정기관에 승인을 받는 등의 모든 과정을 직접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공사비를 절감하고 수익을 발생시켜 분담금을 줄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개발 관련 지식과 경험이 없는 조합원이 먼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시행사 역할을 하는 업무대행사가 먼저 개발 가능한 토지를 물색한 후 조합원을 모아 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시공사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최초 조합을 결성한 추진위원회와 이후 조합 가입자 간의 갈등, 토지 매입 지연, 토지 가격 상승, 건축계획 변경 등으로 사업이 지연 또는 실패하면 추가 분담금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고소 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최초 지역주택조합 가입을 알선하거나 홍보한 업무대행사나 분양대행사 등은 사업의 한 부분을 위탁 받아 업무를 진행할 뿐, 사업 지연 등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책임은 온전히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한 투자자 본인이 져야 한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