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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 않는 나라,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찍은 사진

조회수 2022. 5. 30. 11: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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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은 공식적으로 트란스니스트리아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곳에 사는 50만 명의 인구는 알려질 만한 가치가 있다.

면적이 4163km²에 불과한 유럽의 작은 주가 1990년 몰도바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바로 이 주가 자칭 트란스니스트리아 공화국이다. 몰도바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위치한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지난 30여년간 국가로 인정받기 위해 투쟁했다. 러시아 인구가 많은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소련에 속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길 희망했다. 2년간의 전쟁 끝에 몰도바로부터 자치 영토로 제한적인 인정을 받았다.

이제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자체적인 정부, 통화,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에 재정적인 도움을 받아 살아가고 있다. 유엔(UN)의 공식적인 인정도 받지 못했다. 이 나라는 아직 구소련 시대에 갇혀 있는 것 같다. 국회의사당의 꼭대기에는 아래는 응시하는 블라디미르 레닌 동상이 있다. 통화에는 소련 장교의 이미지가 인쇄돼 있다. 또 모든 집과 정부 건물에는 이오시프 스탈린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트란스니스트리아 출신 사진작가 안톤 폴리아코프(Anton Polyakov)는 조국을 세계에 알리고 싶어 했다. 그의 사진집 '트란스니스트리아복합체'(Transnistria Conglomerate)는 이 지역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고 자의식을 일깨워준다는 이유로 '영국사진저널'(British Journal of Photography)의 '밥북스 포토북상'을 받았다. 폴리아코프와 대화하며 '존재하지 않는 나라'에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의 작품이 ‘유럽의 블랙홀’이라고 불리는 나라를 보는 사람들의 시각을 어떻게 바꾸기를 바라는지 알아봤다.

VICE: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나라에 살고 있다는 건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시나요?

폴리아코프: 정체성 확립은 매우 어려운 일이에요. 역사적으로 러시아인, 몰도바인, 우크라이나인, 불가리아인 등 다양한 민족이 트란스니스트리아를 고향으로 생각했어요. 젊은 사람 대부분은 힘든 선택을 해야만 합니다. 전통, 산업, 예술, 문화가 부족하고 전망도 어두운 나라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떠난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대부분은 러시아나 몰도바를 선택해요.

외부인이 보기에는 이 나라가 야외 소련 박물관 같을 거예요.

여기에는 그 어떤 구소련 나라보다 소련의 상징과 건축물이 많아요. 소련 건축의 미학을 높이 평가합니다. 대체하기보다는 보존해야 하죠. 우리 문화와 역사의 일부분인데 그걸 없애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부끄럽습니다.저는 트란스니스트리아가 독립 선언을 한 후에 태어났어요. 그래서 소련의 지배 아래 생활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소련의 사고방식이 존재한다는 건 놀랍지 않은 일 같아요. 대부분 사람들은 그때가 트란스니스트리아 역사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였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사진을 보니 트란스니스트리아의 젊은이들은 군대와 보디빌딩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왜 그런가요?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아직 고유의 문화와 전통을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군대와 체육 교육에 중점을 두는 건 아이들에게 애국심을 심어주기 위해서예요.

트란스니스트리아의 시골 생활을 탐험하려고 외딴 마을인 히스토바이아(Histovaia)를 방문하셨잖아요.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요즘 외딴 시골의 인구는 점점 줄고 있습니다. 그래서 히스토바이아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자연 친화적인 환경이 그들의 삶과 세계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고 싶었습니다. 그곳 사람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알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그리고 공동체로서.

젊은 사람들은 그렇게 외딴 마을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이미 아시겠지만 작은 나라의 마을에는 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대부분은 IT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요. 그리고 10대들은 전 세계 다른 나라의 10대들과 다를 바가 없어요. 여기 아이들도 팝과 비디오 게임, 가십거리를 좋아해요.

트란스니스트리아에 사는 이유는?

고향이니까요. 어디를 가든, 여기가 그리워요.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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