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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예능 속 그 공간, '노들섬'을 꾸미는 청년 기획자

조회수 2021. 5. 23. 22: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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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도심 속 쉼터'를 꾸미는 청년 기획자를 만났다.
출처: 사진: Junhyup Kwon
노들섬 운영사무국 공간사업팀의 이소애 팀장

요즘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뮤직비디오를 보다 보면 눈에 익숙한 공간이 있다. 분명히 서울이라고 하는데 이런 공간이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드는 장소다. 해외의 한국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는 tvN 드라마 ‘스타트업’의 ‘샌드박스’라고도 통한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개그맨 유재석과 가수 이효리가 대화를 나눴던 곳이고, SBS 예능 ‘런닝맨’에도 나왔던 공간이다. 이곳은 한강에 둘러싸인 인공섬 ‘노들섬’이다.

출처: 사진: 노들섬 제공
드라마 '스타트업' 속 한국의 실리콘 밸리 ‘샌드박스’

‘스타트업’에서 노들섬은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이 모인 ‘테크 허브’ 샌드박스로 변신한다. 주인공 서달미(배수지)와 남도산(남주혁)은 이곳을 배경으로 꿈을 실현해 나간다. 이들처럼 이곳을 중심으로 일하는 청년이 있다. 노들섬 위탁 업체이자 스타트업인 ‘어반트랜스포머’ 공간사업팀의 이소애(29) 팀장이다. 이 팀장은 ‘어반트랜스포머’ 창립 멤버로 문화공간의 기획과 운영을 담당한다. 팀원과 머리를 맞대며 지금의 노들섬을 가꿨다.

출처: 사진: 이현준 / 노들섬 제공
노들섬

이 팀장은 최근 VICE와 인터뷰에서 “노들섬의 장점은 서울의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자연에 둘러싸여 도시 같지 않다는 점”이라며 “도시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들섬에 서 있으면 영등포구 여의도의 고층 빌딩과 63스퀘어, 송파구의 롯데월드타워를 한눈에 볼 수 있다”며 “낯선 시각으로 도시를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들섬은 서울의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자연에 둘러싸여 있어 도시 같지 않아요. 노들섬에서는 서울을 낯선 시각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출처: 사진: 조승현 / 노들섬 제공
노들섬 공원
출처: 사진: 이현준 / 노들섬 제공
노들섬

샌드박스가 스타트업의 중심지였다면, 노들섬은 복합 문화공간이다. 카페와 식당, 갤러리, 공연장, 전시장이 있다.


노들섬은 지하철 9호선의 ‘노들역’ 때문에 익숙한 이름이다. 하지만 사실 섬이 지금처럼 복합 문화공간으로 꾸며진 지는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서울시 소유인 노들섬은 2015년 공모를 통해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2018년 운영 업체로 ‘어반트랜스포머’를 선정해 2019년 9월 말에 공식 문을 열었다. 모든 시민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되돌아온 지는 2년이 채 되지 않은 셈이다. 그 전엔 민간의 소유였거나 버려진 땅이었다.

출처: 사진: 이현준 / 노들섬 제공
노들섬

노들섬은 ‘스타트업’의 주요 촬영지이다. 섬을 가로질러 지나면서 동작구와 용산구를 잇는 한강대교도 드라마에 자주 등장한다. 실내와 실외 공간이 모두 드라마에 녹아있다. 샌드박스는 실제 노들섬과는 좀 다르다. 컴퓨터그래픽(CG) 효과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예컨대 실제 노들섬의 동쪽엔 서쪽과 달리 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생태숲이 조성돼 있는데 드라마 속에서는 이 공간도 사람들이 활용하는 스타트업 단지로 그려져 있다.

출처: 사진: Junhyup Kwon
서울 동작구와 용산구를 잇는 한강대교

노들섬은 다른 공공시설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엔 한 해의 절반가량을 문을 닫아야 했다. 섬은 운영을 하지 않는 동안 드라마나 광고,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쓰이기도 했다. 현재는 다시 문을 열고 손님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5일 “봄을 맞아 노들섬의 운영을 본격적으로 재개한다”고 밝혔다.


샌드박스는 ‘성공한 선배 창업가가 후배의 창업을 돕기 위해 시작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센터’로 소개된다. 물론 현실의 노들섬은 청년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샌드박스와 다르지만 여러모로 비슷한 부분이 많다.


이 팀장은 “노들섬이 제공하는 서비스도 샌드박스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들섬은 456석의 중규모 공연장 ‘라이브하우스’를 통해 대형 가수와 인디 가수 사이의 뮤지션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한다. 또 회원들이 실제 공연장과 유사한 시설인 ‘리허설스튜디오’를 대관해서 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 팀장은 “서울에는 대형 공연장과 소형 공연장이 많다”며 “하지만 중소형 공연장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들섬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징검다리가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노들섬은 또 갤러리 공동 전시를 기획하고 시즌마다 작가들을 선별해서 사무실 형태의 집필실을 사용료를 받지 않고 빌려준다. 한 시즌이 3개월이면 매달 작가들에게 공간 사용료 대신 글을 받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전시하는 식이다.

출처: 사진: 이현준 / 노들섬 제공
노들섬 노들서가

이 팀장은 “소설이나 에세이를 쓰시는 분도 있고 그림을 그리시는 분도 있다”며 “한 분은 공간에서 작업하신 글을 엮어 책을 내셨는데 ‘공간 덕에 글을 정기적으로 쓸 수 있어 책을 잘 낼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하셨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스타트업’의 인물처럼 청년이고 스타트업에서 일한다. 하지만 그는 드라마와 현실은 다르다고 말했다.


“드라마에서 샌드박스가 스타트업이 넘어져도 아프지 않게 돕는 역할이라고 들었어요. 하지만 현실에는 샌드박스처럼 회사의 생존을 보장해주고 좋은 환경을 조성해주는 안전장치가 사실 없는 것 같아요. 현실에서 스타트업은 어리고 경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듣기 때문에 끊임없이 자신들의 능력과 가치를 설득하고 증명해야 해요.”


“처음엔 경력이 부족했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열정과 아이디어, 능력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차츰 노들섬을 운영할 수 있게 됐죠.”

“경력은 부족했지만 저와 팀원들의 열정과 아이디어, 능력을 믿고 도전했어요.”
출처: 사진: Junhyup Kwon
​노들섬 운영사무국 공간사업팀의 이소애 팀장

이 팀장은 비슷한 가치를 지닌 청년들과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과정을 즐긴다고 한다. ‘어반트랜스포머’ 창립 멤버 6명으로 시작한 조직이 5년 안에 20명에 가까운 조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뿌듯했다. 


이 팀장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꿈을 전했다. “노들섬이 공공성과 퀄리티를 동시에 균형 있게 잡을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또 노들섬 말고도 서울에 공공성 있으면서 퀄리티 높은 곳이 많아지길 바라요.”

출처: 사진: 이현준 / 노들섬 제공
노들섬 입구 주변
출처: 사진: 조승현 / 노들섬 제공
노들섬
출처: 사진: 이현준 / 노들섬 제공
노들섬
출처: 사진: 그린비 / 노들섬 제공
노들섬
출처: 사진: 이현준 / 노들섬 제공
노들섬
출처: 사진: 그린비 / 노들섬 제공
노들섬
출처: 사진: 그린비 / 노들섬 제공
노들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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