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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 출신 루한이 중국에서 톱스타 자리를 유지하는 비결

조회수 2021. 3. 3. 22: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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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엑소 출신 톱스타 루한을 만나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는 비결을 물었다.
출처: 모든 사진: 뤄양
그룹 엑소의 전 멤버 루한.

그룹 엑소 출신의 루한은 지난해 4월 20일 서른 번째 생일에 앞서 큰 불안을 경험했다. 언뜻 생각해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중국 연예인으로 20대를 보낸 루한이 어떤 불안을 겪어야 했는지 짐작하기가 어렵다. 그는 막연했던 우려와 달리 서른 번째 생일을 맞이하고도 별다른 변화를 겪지 않았다. 사람들이 21세기가 시작하기 전에 밀레니엄 버그(Y2K)로 대혼란을 경험하리라 걱정했지만 아무 일도 겪지 않았던 것처럼.


“서른이 되도 변화가 많지 않다는 걸 알았어요. 압박을 들어내고 나니 자유로워졌죠.”


루한이 불안을 느낄 만한 이유는 여러 가지였다. 시간은 팝스타에게 결코 관대하지 않다. 가요계에서 정점을 찍은 인물들은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그룹 원디렉션의 해리 스타일스나 엔싱크의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솔로로 성공했다. 하지만 수많은 가수가 그룹을 나온 뒤에 인기를 얻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루한은 2014년 10월 엑소가 인기 절정을 향해 달려갈 때 탈퇴했다. 그는 당시 자충수를 두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루한은 지금도 중국에서 정상을 달리는 아티스트 겸 사업가로 대활약 중이다. 엑소 탈퇴 후 2015년 영화 2편에 출연하면서 중국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또 정규앨범 ‘리로디드(Reloaded)’를 발표해 총 47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정상에서 활약했다. 이후 두 번째 엘피(LP)와 이피(EP) 1장, 라이브 앨범 2장과 싱글앨범 9장을 발표했다. 영화 5편과 드라마 4편에도 출연했다.

그룹 엑소 출신 루한

고향 베이징에 사는 루한은 현재 구찌와 화장품 브랜드 큐렐, 코겐도의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루한은 2018년 초 자신의 업무를 관리할 회사 ‘루한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이뿐 아니라 지난해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중국 지사 포브스 차이나가 선정한 중국 연예인 톱 100 명단에서 15위를 차지했다(2017년에는 2위였다).


그는 중국인들이 네 번째로 스트리밍(실시간 음악 재생)을 많이 한 가수이기도 하다. 루한은 인스타그램 구독자 1200만명을 자랑한다.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에선 6300만명에 육박하는 구독자를 보유했다. 또 스트리트 패션 애호가라 몇 년 전엔 의류 회사 ‘가르송 샤르망(Un Garcon Charmant)’을 설립했다.


루한은 “패션 브랜드 일은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하는 일과 아주 관련이 깊다”며 “친구들과 고민해 나온 생각을 보여주고 싶어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보석이 박힌 바지와 이와 어울리는 스포츠 재킷, 카모플라주 추리닝, 그래픽 티셔츠, 항공 재킷, 폴로 셔츠가 탄생했다. 다수 제품이 판매 즉시 매진됐다.


루한은 본인 브랜드의 옷을 입고 공개 석상에 나타난 적이 있지만 지금까지 자신이 브랜드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브랜드가 반짝 주목을 받아서 고속 성장을 하기보단 튼튼한 뿌리를 바탕으로 건강한 성장을 하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루한은 “3년이 지나면서 고유의 색깔이 생겼다”며 “이제 소개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룹 엑소 출신 루한

루한은 그룹 탈퇴 후 여러 변화를 겪었다. 하지만 루한의 사진을 보면 외형상 큰 변화를 겪지 않은 듯 보인다. 엑소로 활동하던 때와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 멘토로 출연했던 중국판 ‘프로듀스 101’ ‘프로듀스 캠프 2020’에 출연한 10대 참가자와 비교해도 풋풋하다. 물론 지난 몇 년간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삶이 변한 건 부인할 수 없다. “나는 나라는 것. 지금은 자연스러워요. 10년, 20년 전 저와 너무 달라졌죠. 자신을 발견해가는 여정을 계속하고 싶어요.”

“자신을 발견하는 여정을 계속하고 싶어요.”

루한은 이제 사람들의 반응에 겸허해졌다. 다른 연예인들처럼 그도 안티와 루머, 파파라치, 악성 댓글에 오랫동안 시달렸다. 2017년에는 이들을 향한 분노를 풀어낸 노래 ‘롤 플레이’를 발매했다. 루한은 직접 쓴 가사로 이런 심경을 전했다. “그림자 속에서 음모를 꾸며/ 광대가 부리는 속임수처럼/ 나와 친구들을 화나게 해.”


2018년 무렵부터 떠도는 이야기에 둔감해졌다. 올해 들어 태도도 사뭇 달라졌다.


“며칠 전에 저에 관한 글을 하나 읽었어요. 그런데 정말 많이 와 닿았어요.”


루한이 본 글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당신을 따라다니면서 비판해주는 사람들을 고마워해야 해요. 이들이 항상 높은 기준을 요구하기 때문에 당신이 높은 자리에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는 공감하면서도 자기 생각을 밝혔다.


“다만 제 생각과 방식대로도 잘하고 싶어요. 돌아보며 시간을 잘 썼다고 느끼면서요.”

그룹 엑소 출신 루한

루한은 자기 위치에 만족하는 다른 스타와 달리 호기심을 갖고 계속 도전하는 편이다. 그는 지난해 영화에서 드라마로 무대를 옮겼다. 새로운 캐릭터를 맡아 팬들을 놀라게 했다. “생각을 전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에게 변함없이 솔직하고 싶어요. 그러면 연예계 활동이 생각을 표현하는 훌륭한 수단이 될 거라고 확신해요.”


최근 그는 드라마 ‘크로스 파이어’에선 고집 세고 강압적인 게이머 역할, ‘시시포스’에선 잔인한 악당을 연기했다. 새로운 배역을 맡으면서 흠 없는 세련된 아이돌 가수의 이미지를 한 꺼풀 벗어냈다.


“사실 배역을 고를 때 고민을 정말 많이 해요. 도전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꼭 악당을 맡아야 한다는 건 아니고요. 줄거리가 흥미롭거나 주제가 의미있으면 슈퍼히어로부터 먹자골목의 작은 식당 주인까지 다 좋아요.”

그룹 엑소 출신 루한

‘시시포스’의 캐릭터는 새로웠다고 털어놨다. “인물이 사악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범죄를 저지른 배경엔 복잡한 이유가 있어요. 내면엔 여전히 착한 마음을 갖고 있지만 환경과 나쁜 선택이 실수하게 한 거죠. 처음엔 배역에 빠져들기가 어려웠어요. 감독님과 동료 배우들과 역할에 관해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인물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친구들은 제 연기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하는데 배우로선 듣고 아주 기뻤어요.”


최근 연기에 집중했지만 음악도 꾸준히 했다. 루한은 지난해 디지털 앨범 ‘파이(π)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파이-볼륨.4(π-volume.4)’를 발표했다. 올해 1월에는 중국 인기 애니메이션 ‘천관사복(天官賜福)’의 주제가를 불렀다.


루한은 음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음악은 제게 언제나 첫 번째였고 앞으로도 첫 번째일 거예요. 다양한 종류의 음악을 듣는 편이에요. 거의 모든 음악을 들어요.” 그는 “여러 장르의 음악을 들으면서 영감을 받는다”며 “정말 ‘딱 이거다’하는 느낌이 들면 프로듀서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작업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음악은 제게 언제나 첫 번째였고 앞으로도 첫 번째일 거예요.”

루한은 인터뷰하면서 스펀지처럼 주변에서 영감을 흡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일정이 바쁘다 보니 시간을 쪼개 쓴다”며 “아이디어가 차 안에서 나올 때도 있고 촬영하면서 떠오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가끔 구절이나 리듬이 생각나기도 해요. 아이디어 조각이 퍼즐처럼 맞춰지기도 하죠. 그럴 땐 몸을 재빨리 움직여요.”


그는 다른 아티스트에 비해 자유롭다. ‘루한 스튜디오’의 수장이기 때문이다. 원하는 음악을 원하는 때에 창작할 자유와 준비가 됐을 때 작품을 내놓을 수 있는 자유. 전 세계 뮤지션들이 부러워할 만한 특권이다. 


사업을 처음 시작해 본 사람이라면 다 그렇듯이 이 모든 과정은 간단하지만은 않다.


“물론 일을 벌이다가 망한 것들도 많죠. 망한 일들은 떠올리고 싶지 않네요(웃음)”.


루한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실패를 소중한 자양분이라고 생각한다.


“뭔가를 증명하기 위해 서두를 필요가 없어요. 나이가 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필요한 교훈이 무엇인지 인생이 가르쳐줄 거예요. 삶의 큰 흐름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한 그걸 따라갈 뿐이에요.” 


루한은 계획을 이렇게 말했다. “아직 도전해보고 싶은 일들이 많아요. 좋은 기회가 온다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요. 과거의 모습에 머물러 있지 않을 거예요. 나만의 리듬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과거의 모습에 머물러 있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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