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타고 '민심 달래기' 나선 태국 국왕, 전략 통할까?

조회수 2020. 11. 19. 11: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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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국왕이 왕권 유지를 위해 이례적으로 지하철에 탑승했다.
출처: VICE / STR / DAILYNEWS / AFP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좌석 왼쪽)과 수티다 왕비.

태국 시민들이 국왕의 권한 축소와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민주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왕과 왕비가 이례적으로 지하철을 타고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과 수티다 왕비는 지난 14일 수도 방콕의 지하철 호선(블루라인) 확장 개통식에 참석해 지하철에 탑승했다. 왕실이 배포한 사진을 보면 국왕과 왕비가 방석이 깔린 지하철 좌석에 앉아 바닥에 준비된 레드카펫에 발을 올리고 있다. 왕실 직원들은 바로 앞에서 흰색 제복을 입고 무릎을 꿇은 채로 두 사람을 바라본다.


지하철 밖에서는 노란색 옷을 입은 왕실 지지자들이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사진을 찍거나 깃발을 흔들면서 인사하고 있었다. 지하철 탑승은 시민들과 동떨어진 채 사는 왕족이 시민들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정치적인 행보이다.


올해 68세인 국왕은 2016년 장기 통치하던 아버지 국왕이 숨지자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다. 


이후 가끔 행사를 위해 태국을 찾았지만 대부분 시간을 독일에서 지냈다.


하지만 시민들이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면서 요즘 부쩍 눈에 띄고 있다.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손은 흔들고 이례적으로 언론의 질문에 답하기도 했다. 국왕은 지난달 왕실 지지자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용감하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왕실이 이렇게 강력한 시민들의 압박을 받은 건 현대 태국 역사상 처음이다.


왕실의 홍보가 효과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특히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젊은 학생들은 전통이나 관례에 얽매이지 않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국왕 부부가 지하철에 이례적으로 탄 날에도 시위를 했다.

시위자들은 지난달 방콕의 독일대사관을 찾아 국왕이 독일에서 태국 정치에 관여했는지 조사해 달라고 청원했다.


태국 나레수안대학 강사 폴 체임버스는 VICE와 인터뷰에서 "국왕의 행보는 아버지 국왕을 떠올리게 한다"며 "아버지도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 거리, 심지어 지방으로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국 사회를 지배하기 위한 왕실의 영리한 외교 전략"이라며 "국왕이 지지를 얻기 위해 아버지의 전략을 따라하면서 애쓰고 있는 것"이라며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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