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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DJ처럼 염불하는 '비트박스 스님', '드롭 더 비트!'

조회수 2020. 7. 15. 16: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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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 전부터 일본과 호주, 미국을 돌아다니면서 비트박스 버스킹을 했다.
출처: 아카사카 요게쓰 스님 제공

비트박스 하는 스님이 있다.

일본 선불교의 아카사카 요게쓰 스님은 한 손에는 마이크를, 다른 한 손에는 루프 스테이션(노래와 연주를 즉석에서 자가 복제해 재생하는 전자 기계)을 잡고 강한 악센트의 리듬이 반복되는 염불음악이나 명상음악을 만든다.

34세인 아카사카 스님은 지난 5월 유튜브에 영상 '반야심경 비트박스 리믹스'를 올렸다. 영상은 현재 조회 수 30만회를 웃돌면서 스님을 유명인으로 만들었다. 스님은 영상에서 클럽 DJ처럼 흰 배경을 뒤로 비트박스 법회를 개최했다. 마치 에이에스엠알(ASMR·자율감각쾌락반응) 영상처럼 심신을 평온하게 하는 힘이 있는 것처럼 들렸다.

그런데 다른 음악과 달리 악기는 오직 '목소리'뿐이다.

스님은 목소리를 루프 스테이션으로 녹음해 겹겹이 쌓아 음악을 만든다.

스님은 VICE와 인터뷰에서 "스님과 법복, 비트박스가 낯선 조합처럼 보일 수 있지만 대중에게 충격을 주거나 특이하다는 평을 듣고 싶어 시작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시작한 일"이라며 "다른 악기, 기타나 드럼 연주자와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출가 전에도 비트박스를 했다고 한다. 처음 시작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대 때 일본 비트박스 아티스트 아후라의 음반을 선물 받은 일이 계기가 됐다.

선물을 준 친구는 당시 비트박스를 목소리로만 창작하는 음악이라고 소개했다. 스님은 "입만으로도 이런 음악을 창작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흥미가 생겨서 시도하게 됐다고. 곧 재능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2015년 스님은 아버지를 이어 출가했다. 그는 "일본 불교에서는 가족이 절에서 살면 대를 이어 스님이 되는 전통이 있다"며 "아버지는 그렇진 않았지만 출가했다"고 설명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대를 이어 스님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출가 전 일본과 호주, 미국을 돌아다니면서 비트박스 버스킹을 했다.

출가 후에도 음악을 계속하고 싶어서 비트박스와 염불을 접목했다고 한다.

스님은 유튜브에서 영상을 올릴 뿐 아니라 실시간 방송도 한다. 이렇게 하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 하면서 전 세계 사람들이 불교에 가지고 있는 편견을 깨줄 수 있을 것이라고.

일본에선 스님이나 절, 경전이라고 하면 보통 장례식을 떠올린다.

슬프거나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스님은 "불교가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 심신을 평화롭게 하는 종교"라며 "불교 경전은 다친 마음을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팬들이 연주를 듣고 잠을 깊이 자거나 안정을 느낀다고 이야기해준다"고 덧붙였다.

스님은 "종교적인 신념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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