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스타들이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목소리 높이는 이유

조회수 2020. 6. 14. 23: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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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스타들이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지지하기 위해 무거운 입을 열었다.
출처: 사진: RB / BAUER-GRIFFIN / GC IMAGES

전 세계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이 흐름에서 단연 돋보이는 현상이 있다. 바로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같은 케이팝 스타들이 적극적으로 시위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점이다. 지지 성명을 내기도 하고 거액을 기부하기도 한다. 케이팝 스타들은 그동안 사회 이슈 참여에 소극적인 편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BTS와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최근 흑인 인권운동에 기부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주 초 흑인 인권운동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에 100만달러(약 12억원)를 쾌척했다.

BTS는 앞서 트위터에 국문과 영문으로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합니다. 우리는 폭력에 반대합니다. 나, 당신, 우리 모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함께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마지막에는 해시태그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ackLivesMatter)'도 붙였다.

'블랙 라이브스 매터' 운동은 지난달 25일 미국에서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들불처럼 번졌다.

BTS뿐 아니라 다른 케이팝 스타들도 동참했다. 그룹 몬스타엑스와 모모랜드, 갓세븐(GOT7)의 멤버 마크, 투애니원(2NE1) 출신의 씨엘(CL), 래퍼 박재범, 타이거JK, 가수 박지민 등은 기부하거나 소셜미디어에서 운동을 옹호했다.

케이팝과 흑인 문화의 긴밀한 연결고리

전문가들은 케이팝이 한국 대중 음악을 기반으로 흑인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서에 흑인 문화인 랩과 비보잉, 알앤비(R&B) 등이 섞였다는 이야기다. 케이팝과 흑인 문화의 긴밀한 연관성. 스타들이 이번 사건에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김영대 음악평론가는 VICE와 통화에서 "케이팝은 흑인 문화와 떼려야 뗄 수 없다"고 표현했다. 이어 "장르에서부터 춤, 라이프스타일, 패션까지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갈등하는 케이, 팝'의 저자 이규탁 한국 조지메이슨대 교수도 케이팝 가수들이 흑인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주장에 동의했다. 이 교수는 통화에서 "BTS가 2014년 데뷔한 지 1년이 채 안 되었을 때 이미 리얼리티 프로그램 '아메리칸 허슬라이프'에서 미국 힙합을 배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룹의 정체성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음반사 유니버설뮤직의 데이비드 리 콘텐츠보호팀장은 "케이팝이 전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던 이유는 해외 팬들에게 익숙하면서도 기존 팝과 달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케이팝의 소몰이 창법과 중간 랩은 흑인 음악에서 가지고 왔다"며 "칼군무와 가사에 담긴 이야기는 한국 문화와 정서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박재범은 인스타그램에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분노한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그러면서 자신도 흑인 음악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씨엘도 인스타그램에 "케이팝 산업에 종사하는 아티스트와 감독, 작가, 댄서 디자이너, 프로듀서, 스타일리스트 모두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흑인 문화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적었다.

전 세계 팬들과 소통을 중시하는 케이팝

케이팝 가수들은 팬들과의 소통을 중시한다. 팬들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살피고 응답한다.

이 점이 케이팝 가수들이 이번 사건에 목소리를 높이는 또 다른 이유다.

이 교수는 "세계 어느 나라의 대중문화를 살펴봐도 케이팝 업계만큼 팬들의 의견이나 요구사항에 재빨리 반응하는 업계는 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소속사와 가수, 팬들의 활발한 소통을 중시하는 케이팝 업계의 특성이 가수들이 이번 흑인 인권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데에 큰 일조를 했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팬들은 스타들을 향해 목소리를 내달라고 호소했다. 케이팝 가수의 소셜미디어에는 팬들이 공유한 인종차별 반대 게시물과 해시태그가 쇄도했다.

이 교수는 "케이팝처럼 큰 자본이 움직이는 상업 음악계일수록 강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어렵다"며 "안티 팬을 양산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팬들이 강하게 요구해서 행동의 동기가 됐다는 뜻이다.

더욱이 케이팝은 이제 한국인만의 문화가 아니다. 사건이 터지자 다양성을 중시하는 전 세계의 케이팝 팬들이 가수들에게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달라고 요구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 후 팬들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여러 방법으로 지지했다. BTS와 블랙핑크의 미국 팬들은 합심해서 아이돌 해시태그 대신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미국 댈러스 경찰이 불법시위 영상을 제보해달라고 하자 케이팝 가수들의 사진과 영상을 도배해 경찰의 애플리케이션을 무력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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