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 모범 국가로 꼽히는 싱가포르의 위기 관리법

조회수 2020. 3. 20. 11: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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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보다는 실행이 핵심이다.
출처: ROSLAN RAHMAN / AFP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어이지는 가운데 한 관광객이 지난달 17일 마스크를 쓴 채로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주변을 지나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국가별 위기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같은 코로나19라도 치명률이 나라마다 천차만별로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 생명이 국가의 보건 시스템과 위기 대응 능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 위기 대응 면에서 세계보건기구(WHO)와 전문가들이 선정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싱가포르는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중국을 제외한 국가 중에 확진 환자 수(58명)가 가장 많은 국가였다. 하지만 19일 현재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환자 수가 수천 명에 달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싱가포르의 환자 수는 3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환자의 동선을 감염군으로 묶어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VICE는 WHO의 데일 피셔 국제 전염병 긴급대응단장을 인터뷰했다. 피셔 단장은 싱가포르국립대학 전염병 분야 교수이기도 하다. 싱가포르가 코로나19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고 어떤 교훈을 다른 나라와 나눌 수 있는지 물어봤다.


Q.

VICE: 코로나19의 첫인상은 무엇이었나요?

A.

데일 피셔: 코로나19를 처음 접했을 때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먼 일이라고 느꼈는데 나중에는 심각하다고 느꼈어요.

Q.

싱가포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A.

싱가포르는 체계적인 보건 시스템과 강한 리더십, 우수한 시민 의식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이 모든 걸 하나로 모으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죠. 싱가포르 당국은 지금까지 7개가 넘는 코로나19 감염군을 조기 식별해서 관련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격리했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식으로 감염자들의 동선을 파악하고 체인으로 묶어서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추가 감염을 최대한 줄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결코 방심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싱가포르는 중국의 방식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규모만 다를 뿐이죠. 강력한 감시와 강한 리더십과 팀워크, 역학적인 접근.


이 세 가지는 기존의 위기 대응 조치와 같은 전략입니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를 충분히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은 이런 경우를 말합니다. 사람들이 감염이 어떻게 됐는지도 모른 채 끊임 없이 위협에 처해 있는 상황. 감염의 위협 때문에 식당에서 밥 먹는 것조차 불편하게 느끼는 경우. 하지만 지금까지 지역 확산을 막았습니다.

Q.

싱가포르의 전략을 다른 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요?

A.

하나 짚고 넘어 가고 싶은 건 지금 다른 특별한 전략이 없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 백신이 있다면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치료법이 있다면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동선을 파악해서 감염군 단위로 묶어 관리하는 게 최선입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많은 생명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전략은 없습니다.

최선은 초기에 환자를 파악해 공격적이고 철저하게 동선을 추적한 뒤 격리하는 것입니다. 통제가 어려워지면 모임을 막고 거리를 폐쇄하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싱가포르의 방법을 다른 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부와 지역 사회와의 관계에 따라 성공 여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부와 지역 사회가 긴밀히 협력해 대응한다면 이 방법이 분명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Q.

그러면 싱가포르가 적용하는 특별한 조치는 없는 건가요?

A.

특별한 건 없습니다. 방법을 얼마나 잘 적용하는지에 달렸습니다. 싱가포르는 조치를 엄격하고 철저하게 이행했습니다. 정부가 이 조치를 얼마나 철저하게 시행하고 시민 사회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지가 관건입니다.

Q.

싱가포르 정부의 조치에 국민들은 얼마나 잘 협조해주고 있습니까? 이 방법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봅니까?

A.

정부에 불신이 가득하다면 이런 통제 방법이 효과가 있기 어렵습니다.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은 에볼라를 장기간 겪었습니다. 정부와 시민 사회 간 불신이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정부가 2주간 자가격리하고 아프면 밖에 나가지 말라고 권고를 했다고 합시다. 국민들이 권고를 따르면 상황은 좋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거짓말하는 정부를 믿지 않는다’고 반응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상황이 호전되기 힘듭니다.

Q.

싱가포르가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무엇을 했나요?

A.

우리는 국민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총리에서부터 시작해 내려가는 방식입니다. 정부 부처 간의 협업도 이뤄집니다. 싱가포르의 보건 당국은 항상 학자, 전문가들과 소통하려고 합니다. 제가 여기에 앉아서 인터뷰하고 있는 이유도 상황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정보를 합리적인 방식으로 전달하면 국민들도 들을 것입니다. 너무 권위적이거나 불쾌감을 방식으로 말하거나, 아무 것도 말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참여를 이끌 수 없습니다. 책임감 있는 언론의 역할도 정말 중요합니다.

Q.

코로나19 상황이 여기서 더 안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A.

네 상황은 더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확진자가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보건 시스템이 약한 국가나 도시의 사람들이 앞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봅니다.

Q.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경우 싱가포르가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까?

A.

싱가포르에서 큰 확산이 생긴다면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다른 나라가 싱가포르에서 배울 수 있는 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A.

국가와 공공 행정 기관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으로 행동을 하는 ‘정부 접근법’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와 여행, 외교 등 전방위적인 공동 행동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국민들에게 참여가 해결책이라는 사실을 믿도록 해야 합니다. 정부 당국은 확산 방지를 위해 어떤 말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국민들의 지지가 없다면 그 무엇도 실현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환자들이 보건 시스템과 의료 기술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환경에 있다면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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