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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묻은 팬티 사진을 찍던 샌디 킴이 사진작가로 성공한 이야기

날 것의 감성을 추구하는 샌디 킴과 나눈 날 것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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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샌디 킴은 다소 생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패션에 관심이 있다면 그의 사진을 한 번쯤 봤을 것이다. 그는 세계적인 브랜드 루이비통, 아디다스, 캘빈클라인, 마크 제이콥스의 캠페인을 주도하며 매일같이 유명 가수와 배우, 모델과 작업한다. 그동안 투 체인즈, 영 서그, 프로디지, 제니퍼 애니스톤, 스카이 페레이라, 로버트 패틴슨과 일했다. 슈프림 스케이터들과 룩북(패션 화보집)을 찍으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건 자신을 찍은 인물 사진 시리즈. 상의를 벗고 타임스 스퀘어에서 물구나무 하는 사진, 변기에 앉아 일을 보는 사진, 피투성이가 된 팬티와 침대 시트 사진. 샌디 킴의 사진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친밀하다. 하지만 어딘가 과감하며 공격적이다.

VICE는 날 것의 감성을 추구하는 샌디 킴과 날 것의 대화를 나눴다. 마냥 파티만 즐기던 철부지에서 프로 사진작가로 거듭난 그의 성장기를 들었다. 또 한국계 여성으로서 미국에서 느낀 고충, 사진작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조언도 들었다.

출처모든 사진: 샌디 킴

VICE: 사진을 찍기 시작한 계기는?

샌디 킴: 대학교 때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이사 갔다. 그곳의 음악과 뮤지션들에게서 큰 영감을 받았다. 아버지의 낡은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친구들과 파티하는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내 사진을 좋아하더라. 그러다가 밴드와 순회공연을 하면서 가수들의 사진을 찍다가 여기까지 오게 된 거다. 그저 삶의 재미있는 순간을 기록하고 싶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사진 스타일에 변화가 있다면?

지금도 친구들과 파티하는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이젠 에이전시가 있어 콘셉트가 있는 사진을 더 많이 찍는 편이다. 최근 에이전시를 통해 루이비통 캠페인을 찍었다. 이 인터뷰 전에는 뉴욕타임스를 위해 제니퍼 애니스톤을 촬영했다. 10년 전엔 제니퍼 애니스톤을 찍는 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

에이전시는 페이도 관리해준다. 사진 찍는 일을 시작한 지는 9년쯤 됐다. 수입이 생긴 건 3~4년 전이다. 전에는 업계의 페이 기준도 몰랐다. 남성 사진작가들의 페이를 들었을 땐 식겁했다. 그동안 사기당한 것만 같았으니까.

여태껏 찍은 사람 중 가장 좋아하는 뮤즈는?

‘최애(가장 좋아하는)' 뮤즈는 항상 바뀐다. 같은 사람을 반복적으로 찍는 걸 좋아한다.

샌디 킴이 존경하는 사진작가는 누구인가?

미국 사진작가 라이언 맥긴리는 멘토이자 서포터다. 뉴욕에 살면서 돈이 없을 때 내게 일을 주기도 했다. 다른 작가로는 섹스와 마약, 폭력 같은 사회적인 금기를 다뤘던 낸 골딘, 흑인 남성의 누드와 도발적인 동성애를 다룬 로버트 메이플소프… 이 밖에도 정말 많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을까?

핵심은 바로 이들이 찍는 대상이다. 라이언 맥긴리, 래리 클락, 낸 골딘 모두 흥미로운 삶을 살았다. 그렇다고 좋은 사진작가가 되기 위해 꼭 특별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작품에 확실히 영향을 주는 것 같다. 라이언 맥긴리도 일상을 솔직하게 찍은 사진으로 유명해졌다. 친구들과 여행가서 발가벗고 사진 찍고(웃음). 결과물이 흥미롭고 아름답지 않은가. 지금까지도 많은 사진작가에게 영감을 주는 시리즈다.

슈프림과 일하게 된 계기는?

스케이터인 션 파블로와 나켈 스미스 같은 친구들은 유명해지기 전부터 친하게 지냈다. 4~5년 전쯤 음악 문화 잡지 페이더 촬영에 나켈을 찍고 싶어서 슈프림의 전 예술감독 안젤로 바케에게 허락을 받은 적이 있다. 슈프림은 소속 스케이터들의 사진이 다른 매체에 나오는 것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다. 그리고 1~2년 후 안젤로가 연락했다. 내 사진이 좋다며 슈프림과 일하지 않겠느냐고. 승낙하고 그때부터 쭉 함께 일했다.

슈프림과 일하는 과정은 어떤가?

슈프림과 일을 하면 당일까지도 무엇을, 어디서 촬영하는지 모를 때가 많다. 갑자기 같이 프랑스 파리로 가자고 해놓고 어디서 뭘 촬영하냐고 물어보면 답변은 '몰라'(웃음). 현장에 도착하면 안젤로와 함께 장소를 섭외하고 즉흥적으로 찍는 편이다. 참고하는 사진도 없다. 난 스케이터들과 친해서 솔직한 감정,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다. 그래서 날 좋아해 주는 것 같다. 사진작가가 모델을 편하게 느끼도록 하는 게 아주 중요하니까. 슈프림은 모델이 포즈를 취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진짜 모습을 담고 싶어한다.

본인도 스케이트보드 타는 걸 즐기는가?

보드를 탈 줄은 안다. 그렇지만 스스로 스케이터라고 부르진 않겠다. 그 어떤 고난도 기술도 선보일 수 없으니까(웃음). 하지만 보드는 너무 많다.

다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인물 사진을 찍는다는 지적을 받는다. 상의 탈의를 한 모습이나 피로 물든 속옷을 찍을 때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

인스타그램은 지금도 내 프로필에서 신고할 사진을 매일 찾아낸다(웃음). 몇 년 전 것도. 그냥 삶의 전부를 기록하고 싶었다. 처음 올리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그때는 사랑에 빠졌었고 모든 감정을 어딘가에 보관하고 싶었다. 당시에는 무명이라 아무도 상관 안 했다. 결국 그 사진을 인쇄해서 팔았다. 난 사람들이 그걸 산다는 게 더 충격적이었다(웃음). 남자든 여자든 뭐든 스스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사람들에게 피범벅이 된 성기를 찍어 올리라는 건 아니지만. 그저 마음을 더 열었으면 좋겠다.

우리 회사도 웹사이트나 인스타그램에서 자극적인 사진을 내려달라고 부탁했다. 심지어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따로 개설하라고 했다. 결국 그렇게 했지만. 아직 사용하고 있진 않다. 몇몇 클라이언트들이, 특히 럭셔리 브랜드들이 그런 사진 때문에 날 고용하길 꺼렸다고 한다(웃음). 사실 가족들이 말해주기 전까지는 내 사진의 수위가 그리 높은 줄도 미처 몰랐다.

한인 이민 가족 안에서 자랐다. 부모님이 당신의 작업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부모님은 아직 내가 뭘 하는지조차 잘 모르신다. 루이비통이나 아디다스가 뭔지는 아시지만, “슈프림? 그게 뭔데?”(웃음).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이 작업에 영향을 미치는가?

부모님이 예전에 식당을 하셨다. 식당이 잘 되면 팔아서 다른 곳으로 이사했다. 그래서 어릴 때 이사를 많이 했다. 한 번은 한국 대통령이 우리 식당에서 밥을 먹은 적도 있다. 그런데 중학교 때 누가 우리 계약금을 갖고 도망가서 집안이 순식간에 망했다. 그때부터 몹시 가난하게 살았다. 지금은 부모님께 매달 용돈을 부친다. 언젠가 집 한 채 사드리고 싶다. 럭셔리 클라이언트 때문에 사진 일부를 내린 이유도 거기에 있다.

한국 문화에서는 부모님을 부양해야 하지 않은가. 외동이라 도와줄 형제자매도 없다. 지금껏 키워주셨으니 이제 내 차례다.

이리 오래 걸렸다는 사실이 죄송스러울 뿐이다. 예전에는 전 재산을 파티하는 데에만 낭비했다. 이제 나이가 드니 더는 그럴 수도 없다. 이제 좀 어른이 돼야지.

업계에서 여성 혹은 아시아인이라서 어려움이 있을까? 특히 스트리트, 힙합, 스케이트 문화는 남성이 지배적이니까.

일단 남성 사진작가가 여성 사진작가보다 돈을 훨씬 많이 받는 게 문제다. 이건 크리에이티브 업계뿐 아니라 모든 업계가 마찬가지이지만. 가끔 촬영 현장에 도착하면 내가 인턴이나 어시스턴트인지 묻는다. 대표 포토그래퍼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왠지 놀란 눈치다. 단순히 외모 때문인 것 같아서 짜증난다. 대체 왜 겉모습만 보고 내가 일을 못 할 거 같다고 판단해버리는 거지? 그래도 여자라서 좋은 점도 있다. 사람들이 날 좀 더 편하게 생각해준다. 키가 작아서 전혀 위협적이지 않으니까(웃음).

지금 업계에 아시아 출신의 여성 사진작가가 많이 없어서 안타깝다. 그래서 슈프림이 날 고용한 게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 슈프림은 다른 여성 사진작가도 고용한다. 이처럼 더 많은 브랜드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투(#MeToo) 운동으로 업계를 주름잡던 많은 남성 사진작가들이 업계에서 매장됐다. 이제 우리 여자들이 톱에 오를 차례다.

사진작가 지망생들에게 조언한다면?

찍고 싶은 걸 수시로 찍으라는 것이다. 음악을 좋아하면 뮤지션을 찍고 슈프림을 찍고 싶으면 스케이터를 찍어라. 아니면 그냥 슈프림을 입은 사람이나. 돈을 받지 못하더라도 많이 찍고 소셜미디어에 많이 올려라. 일을 먼저 하면 돈은 나중에 따라온다. 요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은 인스타그램에서 사진작가와 모델을 섭외하니까. 그냥 자신의 작품을 사람들이 많이 볼 수 있도록 수시로 올리길 추천한다. 작품이 좋으면 언젠가는 오르고 싶은 자리에 설 수 있을 거다. 작품이 썩 좋지 않더라도 무언가 하나라도 배울 테고.

내년에 바라는 목표나 추진 중인 계획이 있다면?

장편 영화 두 편을 제작 중이다. 1990년대 영화에서 영감을 받았다. 우연히 엄청난 양의 마약을 발견하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내년에 촬영할 계획이다. 꿈은 언젠가 영화감독이 되는 거다. 책도 한 권 작업하고 있다. 의외로 완벽주의자라서 미완성인 것 같다. 두 달 후에 나올 수도 있고 내후년에 나올 수도 있다. 또 한국 활동도 더 많이 하고 싶다. 어릴 때부터 케이팝을 정말 좋아했다. 한국 뮤지션을 더 많이 찍을 수 있으면 좋겠다.

아래에서 샌디 킴의 사진을 더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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