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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갑부'만 타는 초호화 비행기를 찍는 사진작가

조회수 2020. 5. 25. 11: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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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킴 카다시안도 무척 부자잖아요. 그래도 제가 만나는 사람들만큼 부자는 아니에요. 그 사람들에 비해선 가난뱅이죠." 사진작가 닉 그레이스

수 조원은 전 세계에 살고 있는 극소수 초갑부의 입장에선 사실 그렇게 큰돈이 아니다. 초호화 비행기를 구입해 안정적으로 관리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중동의 갑부와 러시아의 집권층이 생각하는 부의 의미는 일반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이들은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나 에어버스에서 대형 상업용 비행기를 구입해 기체의 안과 밖을 금으로 반짝반짝하게 장식한다. 손으로 한 땀 한 땀 만든 카펫, 고급 나무판자를 들여놓는다. 소위 보통 사람들이 이들의 세계에 진입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 사진작가 닉 그레이스는 항공기 사진을 찍는 작가라서 특권 세계를 들여다봤다.

닉은 사진작가로서 초호화 비행기를 촬영하면서 커리어를 쌓았다. 원래는 풍경 사진을 찍는 작가였다. 그런데 우연히 항공기 사진을 찍는 일을 시작했다. 그렇게 닉은 이 일을 30년 넘게 하면서 1000대에 가까운 초호화 비행기 사진을 찍었다. VICE가 닉을 미국 버지니아주 자택에서 인터뷰했다.

Q.

비행기를 왜 좋아하시나요?

A.

비행기는 저한테 특별한 의미가 있진 않아요. 교통수단 이상은 아니에요. 대신 전 사진으로 찍을 만한 이미지를 좋아해요. 호화스러운 비행기의 인테리어와 장식이 그런 이미지죠.

초호화 비행기를 찍는 일이 실력을 한 단계 높여준다고 생각했어요.

Q.

그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A.

초호화 비행기에 탑승해보면 수준이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는 그 이상이에요. 모든 게 있을 수 있어요. 초호화 저택이나 아파트, 성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온갖 호화로운 물건들. 차이는 비행기는 집과 달리 상공을 몇 시간 비행해야 한다는 점이죠. 그래서 무게가 변수에요. 지상에서 식탁을 들어 올린다고 생각해보세요. 아마 무거워서 못 들걸요. 그런데 항공기에 있는 식탁은 양손으로 하나씩 들 수 있을 정도로 가벼워야 해요. 그렇지만 같은 기능과 분위기도 갖춰야 하죠. 현미경으로 들여다봐야 보이는 그런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요.

이런 점에 정말 반했죠.

Q.

처음에 어떻게 이 일을 시작했나요?

A.

30년 전에 사진관에서 일했어요. 27살이었는데 타이거 에어라는 회사에서 의뢰를 받았어요. 보잉 727-100을 가지고 있는데 인테리어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회사가 의뢰를 받아서 2주마다 항공기 사진을 촬영했어요. 완성하는 데 1~2년이 걸렸어요. 제가 마지막 단계에 필요한 항공기 사진을 맡았죠.

Q.

그걸 계기로 초호화 비행기 작가가 됐나요?

A.

아니에요. 그 일을 계기로 항공기 사진 찍는 일이 계속할 만한 일이라는 걸 알았어요. 그러다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 부품 제조업체인 개릿 에어리서치를 찾았어요. 이 회사가 한 해에 항공기 40여대의 인테리어를 했었죠. 정말 엄청난 양이었어요. 회사에 찾아가서 일하고 싶다고 졸랐어요. 결론은 아시겠죠. 지금처럼 일하게 됐어요.

Q.

그렇게 조를 만큼 간절했던 이유가 있었나요?

A.

돈이요.

Q.

물론 중요하죠. 돈을 상당히 많이 줬나 봐요?

A.

맞아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예요. 웨딩 사진작가 100만명 중 1명이 되고 싶나요? 아니면 항공 사진작가 3명 중 1명이 되고 싶나요?

Q.

당연히 후자죠. 30년간 일했으면 인테리어도 변했나요?

A.

전보다 많이 보수적으로 바뀌었어요. 더 그렇게 가고 있죠. 호화스러운 분위기는 사라지고 있어요. 사우디 왕족의 항공기만 봐도 비즈니스에 맞는 효율적인 구조예요. BMW 식의 깔끔한 디자인이죠. 이런 스타일도 정말 좋아요. 그렇지만 솔직히 디자이너들이 보잉 747을 1980, 90년대처럼 만드는 재능이 없는 것 같기도 해요.

전복으로 만든 세면대

Q.

그럼 요즘엔 호화스러운 세면대 같은 건 못 보나요?

A.

전복으로 만든 세면대가 있어요. 이런 건 더는 보기 어렵죠. 세면대 오른쪽을 손으로 터치하면 찬물, 왼쪽을 터치하면 따뜻한 물, 중간을 터치하면 미지근한 물이 나와요. 전체 수도꼭지가 알루미늄 한 조각으로 만들어졌어요.

Q.

전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사람들은 어떤가요?

A.

초갑부들은 일반적으로 아주 좋은 사람들이에요. 거들먹거리지 않아요. 일부 연예인들처럼. 배우 킴 카다시안도 무척 부자잖아요. 그래도 제가 만나는 사람들만큼 부자는 아니에요. 그 사람들에 비해선 가난뱅이죠. 제가 만나는 부자들은 아주 격식을 차려요. 자신들이 누군지 알고 있어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과 친해지고 싶어 한다는 것도 알고 있죠. 모르는 사람한테 불친절하게 대하진 않지만 상대하려고 하지도 않아요.

최고의 금액을 지불하기 때문에 요구도 굉장히 까다로워요. 항상 좋은 결과를 기대해요. 실수는 좋아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불만을 직접 말하진 않아요. 다른 사람을 통해 말해요. 지위가 더 높을수록 사람은 더 친절해요. 이것도 연예인들과 차이점이에요. 연예인들 갑질은 정말 끔찍해요. 격식이 정말 없죠.

Q.

방금 의견은 경험을 근거로 말하는 건가요?

A.

물론이죠. 연예인들 항공기 작업도 많이 했어요.

Q.

가장 무례했던 연예인들에 대해 말해주세요.

A.

그건 말할 수 없어요. 대신 가장 좋았던 연예인은 말할 수 있어요. 배우 톰 크루즈에요. 크루즈의 항공기를 관리하는 사람이 제 고객 중 한 명이었어요. 크루즈는 "잘 지내세요? 오랜만이에요"라고 항상 공손하게 인사했어요. 사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지만 항상 제게 친절하게 대해 줬어요. 시간도 내줬었죠.

Q.

독재자들 돈 번다고 욕 많이 먹었죠?

A.

그런 건 신경 안 써요. 다 거짓말이에요. 영국 텔레그래프가 제가 아프리카 독재자의 사진작가라고 보도했어요. 사실이 아니에요. 전 위험한 나라는 안 가요. 얼마나 돈이 많은 지도 신경 안 써요. 이란이나 이라크도 안 가고요.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잘 안 가려고 하죠. 두바이나 아랍에미리트는 서구화된 나라에요. 문제가 없죠.

미친 독재자들이랑은 일 안 해요.

Q.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좋나요?

A.

전 세상에서 운이 제일 좋은 사람 중 한 명이에요. 20살 때부터 이 일을 하고 싶었어요. 부모님은 실망하셨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즐기면서 일하고 있잖아요. 사진 찍는 게 좋아요.

행복하다고 느끼는 유일한 순간이 사진 찍을 때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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