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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내일

법원직 공무원 하면 어때요?

드라마 보면 일은 판·검사가 다 하길래 법원직 공무원은 세상 편할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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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쏟아지는 법정 드라마 홍수 속 문득 궁금해지는 직업이 있었으니… 판사도 검사도 아닌, 법원직 공무원이었다. 드라마 보면 일은 판·검사가 다 하길래 법원직 공무원은 세상 편할 줄 알았는데…. 실수 한 번에 국가 배상이 달려 있고, 만 4세 멘탈의 떼쟁이 악성 민원인에게 영원히 고통 받는 직업이라는 게 사실인가요, 판사님?


# 이번 주 ‘을’을 소개합니다


법원 사무 일반직 공무원 3년 차. 재판 업무를 맡고 있다. 대학 시절 ‘취업도 안 되는데 법학과 왜 왔지?’라며 자아 성찰 하다가 눈 떠보니 노량진이었다. 2년 만에 공시생 타이틀을 벗어 던지고 법원에 입성했다. 그렇게 3년 후… 악성 민원인 스트레스로 인해 입관 날짜가 가까워진 것만 같은 법원의 흔한 공무원이 됐다.

9:00AM 출입 카드를 찍는 순간, 문서와의 한판 승부가 시작된다! 오전 내내 재판 관련 문건들을 확인하고, 새로 들어온 사건을 정리한다.

12:00PM IT’S 밥 TIME! 기수 문화가 칼같이 자리 잡은 법원인 만큼 밥은 선배들이 쏜다! 오늘도 밥 잘 사주는 멋진 계장님이 쏘신 짜장면 한 그릇으로 배를 든든히 채워 본다.

1:00PM 법원 사무직의 핵심 업무 중 하나는 송달! 원고와 피고가 각각 제출한 서류를 서로에게 보내주고, 재판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3:00PM 곧 있을 재판의 원고 측에서 증거 신청을 했다…! 판사님한테 결재를 받아 세무서나 출입국관리소 같은 관련 기관에 증거 신청 문서를 보낸다. 피고나 원고가 증인을 신청하면, 증인에게 소환장을 보내는 일 역시 법원 사무직의 일이다.

6:00PM 내일은 재판이 있는 날! 하루 종일 재판장에 앉아 있을 예정이므로 마하의 속도로 일을 마무리한 뒤 칼퇴를 감행한다. 재판이 있는 날엔, 재판 진행에 필요한 기록을 띄어주고 필요한 문서를 전달하는 등 재판을 보조하는 일을 한다. 증인 신문이 길어지면 밤 11시에 재판이 끝나는 날도 있는데 제발 내일은 아니길 기도한다.(간절) 하긴, 503님 재판 때는 새벽 3~4시까지 재판이 이어졌다는데 11시쯤이야….(통곡)

하는 일 

법원직에는 법원 사무직과 등기 사무직 두 가지 직렬이 있다. 법원 사무직의 업무는 등기 업무 빼고 모두 다! 사건 접수, 재판 참여(민사·형사·가사·행정·신청·집행), 공탁, 제증명을 포함한 법원의 고유 업무뿐 아니라 사법 행정(인사·예산·감사·종무) 업무도 법원 사무직의 몫이다.

초봉

 9급 1호봉의 경우, 월급은 180만원 남짓. 군필자 남성은 3호봉부터 시작해 초봉이 조금 더 많다. 급여 체계가 달라 일반직 9급 공무원보다 호봉 대비 월급이 더 많은 편. 물론 몇 만원 차이라는 건 안 비밀!

업무 강도

 대체로 야근과 주말 출근은 없는 편이지만 극한 보직을 맡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재판 업무를 맡으면 재판 끝나는 시간=퇴근 시간이 되는데, 가끔 밤 늦게 끝나는 재판 때문에 막차를 타고 퇴근할 때도 있다.

시험 전형은 이래요 


시험은 1년에 한 번씩! 필기시험-인성검사-면접의 단계를 거친다. 필기에선 국어, 영어, 국사, 헌법, 민법, 민사소송, 형법, 형사소송 등 무려 8과목의 시험을 치른다. 인성검사 전형은 최근에 새로 생겼다고.

이렇게 준비해요 


모든 공시생들이 그러하듯, 노량진에서 레이스를 시작한다! 학원에 다니며 공부하고, 시험 유형을 익힌다. 이후엔 부족한 과목 위주로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는 편.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합격까지 2~3년이 소요된다고.

면접은 이렇게 진행돼요 


면접 장소는 일산에 위치한 사법연수원. 현직 법원 과장, 사무관들이 면접 위원으로 참여한다. 보통 면접위원과 지원자 3:1로 면접을 본다.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경우 프리패스 되지만, 간혹 몇몇 지원자들은 다음 날 심층 면접을 봐야 할 수도 있다고. 면접에선 법률 용어나 상식, 사법 보좌관 역할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진다. “민원인 화내면 어떻게 할 건가요?”와 같이 상황 대처법에 대해 묻기도 한다. 요즘엔 압박 면접의 강도가 높아졌다고.

법학과 출신이 유리하다던데… 타과생이 도전하면 무리일까요?


헌법, 형법, 민법 등의 과목이 시험에 포함되어 있다 보니, 법알못인 타과생에겐 진입 장벽이 높을 수 있다. 법원 인사과에서 근무했던 선배의 말에 의하면 신입 중 법학과 출신의 비율이 70% 이상이라고 하더라. 타과생들이여, 그래도 실망하긴 이르다. 여러분에겐 노량진이 있다…! 성실과 끈기로 이론반, 문제풀이반, 마무리반을 오가다 보면, 만만하게 보고 덤볐던 법학과 출신들보다 먼저 합격의 영광을 누릴 수도 있다.


진급까지 백만 년 걸린다는 소문이 있던데?


진급은 별 같다. 나랑 몇억 광년 떨어져 있으니까…☆ 일반 행정직 공무원들은 9급에서 8급으로 진급하는 데 2년~2년 반 정도 걸린다고 한다. 법원직 공무원들은 그보다 2년 정도 더 걸린다. 그러나 유리한 점도 있다. 법원직엔 7급 공채가 없거든. 5급 공무원도 1년에 10명 남짓 뽑고. 일반 행정직은 7급도 이~만큼, 5급도 이~만큼 뽑지 않나. 그래서 상위 직급으로 진급하기 어렵다고 들었다. 법원직은 맘만 먹으면 9급도 상위 직급으로 진급이 가능하다. 지금 법원에 1급 공무원이 한 분 계시는데, 9급에서 차근차근 진급하신 분이다.(리스펙!)


민원인들 때문에 스트레스 게이지가 폭발한다고요?


민원인들은 저마다 오만 가지 사연을 품고서 법원에 방문하기 때문에 기분이 좋을 리 만무하다. 그걸 알기에 최대한 친절하게 응대해드리려고 하지만… “아 몰랑~” 권법을 시전하며 알아서 다 해달라는 막무가내 민원인이 오면 단전에서부터 분노가 차오른다. 법원은 중립을 지켜야 하기에 공무원들이 민원인들의 서류를 대신 작성해줄 수 없다. 그런데도 다짜고짜 “국민을 위한 봉사자 아니냐”며 서류를 코밑까지 들이민다. 오죽하면 법원 내에 악성 민원인을 전담하는 무료 법률 상담실이 있을 정도다.


<미스 함무라비> 보면 일반 공무원들이랑 판사랑 세상 친하던데… 실제로도 짱친인가요?

드라마처럼 같이 체육대회도 하고, 회식도 한다. 일 년에 한 번 정도…? 일 년에 한 번만 어울려도 짱친 될 수 있는 친화력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대체로 법관은 법관끼리 일반직은 일반직끼리 친하게 지낸다. 대신 영화 <부당 거래>처럼 판검사와 일반직 공무원들이 서로 물고 뜯는 사이는 아니다. 부장 판사님이라도 일반직 공무원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고 존중해주는 편. 물론 인성 by 인성이지만! (긴말은 생략한다.)

드라마 보면서 ‘이건 오버인데?’ 싶었던 부분이 있나요?


현직 판사님이 쓰신 드라마라 그런지 무릎을 탁! 칠 만큼 사실적인 부분도 많다. 그러나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던 장면을 꼽아보자면… 성동일 판사님이 재판에서 피고인들에게 너~무 윽박지르시더라. 고아라 판사님은 자꾸 눈물 또르르 하시고. 현실 재판에선 판사들이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 절대 네버! 배석 판사들에게 쿨하다 못해 까칠한(?) 이엘리야 속기 실무관 같은 분도 없다. 재미를 위한 설정이니 감안하고 봅시다, 시청자 여러분!

 


법원직 공무원은 어떤 사람에게 천직일까요?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러나 법원직 공무원은 실수를 하면 안 된다! 예를 들어, 돈을 집행하는 업무를 하는데 서류 처리를 잘못하면… 바로 국가 배상 각이다.(국가야, 미안해) 때문에 실수 없이 일을 처리 할 수 있는 꼼꼼함이 필수다. 항상 공부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법원직 공무원은 1년마다 순환보직 근무를 한다. 작년에 했던 업무와 올해 하는 업무가 전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한석봉 같은 마음가짐으로 배움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법원에서 맞이한 가장 헬 of 헬 모멘트는?


민원인이 내 이름 적힌 피켓을 들고 법원 앞에서 시위를 한 정도? 억울한 일 겪으시고 법원 앞에서 1인 시위 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그런 분들을 보면 나도 마음이 좋지 않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법적으로 안 되는 일을 되게 해줄 순 없다. 한번은 어떤 민원인이 법적으로 불가능한 걸 자꾸 요구하시는 거다. 안 된다고 정중히 말씀드렸더니, 내 자리까지 난입하셔서 행패를 부리셨다. 그리고 다음 날 출근길에 법원 앞에서 내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계시더라. 민원인님! 다시는 마주치지 말아요, 우리.

훈훈한 마무리를 위해…일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도 얘기해주세요!

나에게 지옥을 주는 민원인도 있지만, 천국을 주는 천사 같은 민원인들도 많다. 그런 분들의 민원을 해결해드리면 뿌듯함이 수직 상승한다. 사실 나는 법원 덕후다. 힘든 순간도 있지만, 이렇게 좋은 회사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상식적인 사람들과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으니까. 아참, 박봉이라는 것만 빼고! ^^


[856호 – 을의 하루]

사진 출처 JTBC <미스 함무라비>


대학내일 서재경 에디터 suhjk@univ.me

[대학내일]20대 라이프 가이드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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