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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내일

을의 하루 – 엔터테인먼트사 홍보팀 편 –

“소속 연예인 열애설 터지면 뭐부터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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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그만뒀어요.” 퇴사자 속출로 인터뷰이 물색부터 난관이었다. 연예인들과 폼 나게 일할 줄 알았는데…. 현실은 회사 안에서도 기자 앞에서도 만년 ‘을’이었다고. 그런데도 고스펙자들이 하고 싶어 줄을 선다는 엔터테인먼트사 홍보팀, 그 짠내 나는 하루를 들여다봤다.


8:30AM 출근 전, 보도 자료 전송. 9시 전에 메일을 보내놓아야 기자들이 출근했을 때 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 기자보다 한발 빠르게 살아야 하는 것이 홍보팀의 숙명!

9:00AM 회사 출근. 제일 먼저 소속 연예인들 기사에 대한 모니터링을 꼼꼼히 한다. 아침에 뿌리고(?) 나온 보도 자료가 얼마나 기사화되었는지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

11:30AM 점심시간. 약속에 따라 유동적이다. 매체 기자들이나 업계 사람들을 만나 밥을 먹으며 식사를 가장한 미팅을 한다. 일의 연장이기 때문에 ‘법카’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유일한 장점. 홍보팀 직원에게 ‘혼밥’은 사치다.

01:00PM 대형 엔터사를 제외하곤, SNS 관리 및 콘텐츠 제작도 홍보팀의 몫이다. 팀장님으로부터 “인스타그램 문구 짜 와”라는 지시가 내려오면 신박한 문구를 대령해 컨펌 받아야 한다. 덕분에 드립력은 날로 향상 중. 소속 연예인이 작품을 하고 있으면 촬영장에 가서 비하인드 사진이나 영상을 찍기도 한다. 오후엔 소속 연예인 스케줄에 따라 외근이 많은 편.

07:00PM 저녁 미팅. 종종 기자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한다.

08:00PM 퇴근인 듯 퇴근 아닌 귀가. 집에서도 소속 연예인이 출연하는 방송을 모니터링해야 하기 때문. 드라마는 왜 때문에 밤 10시에 하는 거죠?


하는 일 보도 자료 작성, SNS 관리, 블로그 포스팅, 소속 연예인 기사 모니터링이 주요 업무. 요즘엔 갤러리 등 주요 커뮤니티를 ‘눈팅’하는 것도 필수다. 매체에서 요청하는 소속 연예인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기자들을 응대한다.

초봉 평균 초봉 2000만원 미만. 3개월 수습 기간 동안은 그마저도 80%만 주는 곳이 많음. 월급 200만원 넘는 곳은 극히 드물다. 최악의 경우, 월급이 80만원인 곳도 있다고.(고소할까?)

업무 강도 활동 중인 연예인이 많으면 주말에도 거의 쉴 수 없다. 소속 연예인이 작품에 들어가면 친구들에게 미리 작별을 고해야 한다…. 팬미팅 같은 이벤트가 있으면 주말 출근 확정! 평일에 행사 잡히면 강제 야근! 8시에 퇴근하면 운수 좋은 날!

근속 연수 1년 미만으로 일하고 업계에서 영영 도망가버리는 이들과, 5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들로 양분화되어 있음.

복리후생 One and Only 점심 제공.(회사마다 다름) 간혹 엔터사의 특징을 살려 ‘문화의 날’ 같은 행사를 하는 곳도 있다지만, 그냥 집에 빨리 보내줘.

# 입사 전형은 이래요

공개 채용 또는 업계 관계자의 소개를 통해 일을 시작할 수 있다. 공개 채용의 경우, 서류 전형-면접-합격의 단계를 거친다. 규모가 큰 엔터사는 면접을 두 번 보기도 한다.

# 이런 스펙이 있으면 좋아요

한류로 인해 외국어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일본어를 잘하면 유리하다. 대형 엔터사에선 동남아 국가 언어 특기자를 선호하기도 한다. 사진, 영상, 포토샵 등도 잘하면 입사 후 써먹을 일이 많다.

# 이런 사람에게 잘 맞아요

예측 불가능한 상황도 발 빠르게 대처하는 순발력, 악담을 들어도 견딜 수 있는 멘탈, 사교적인 성격, 소속 연예인의 뒷얘기를 전하지 않는 무거운 입을 가진 사람이면 좋다. 무엇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대한 높은 관심이 있어야 힘든 순간을 견디며 회사를 오래 다닐 수 있다.

01. 일반 기업 홍보팀과 하는 일이 다른가요?

“일반 기업 홍보팀은 회사 자체를 홍보하지만, 엔터테인먼트사는 회사 자체보다 소속 연예인을 홍보한다. 기자회견이나 인터뷰, 제작발표회, 심지어 화보 촬영장까지 연예인들의 스케줄을 따라다니며 업무를 진행하기도 한다. 인터뷰할 때 소속 연예인이 아무 말 대잔치를 벌이면 그걸 수습하기도 하고. 회사 내근 시간이 3~4시간밖에 안 될 만큼 외근이 잦다.”

02. 대표가 일 때문에 밤낮없이 부르기도 한다던데 정말 그래요?

“그런 회사도 있다고 들었다. 퇴근했는데 구남친처럼 밤만 되면 카톡이랑 전화가 온다고.(※우리 회사 얘기 절대 아님) 들려오는 소문에 대형 엔터사 중 한 곳의 대표가 홍보팀을 그렇게 찾는다더라. 그 회사 직원들이 말라가는 걸 내 눈으로 똑똑히 봤다. 사실 나도 예전에 그 회사 면접을 본 적이 있는데, 아예 대놓고 ‘24시간 대기조 가능 하냐’고 묻더라. 면접에서 떨어지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03. 해외대 출신들이 많다던데 고스펙자만 뽑는 건가요?

“‘3대 기획사’라고 불리는 대형 엔터사엔 고스펙 지원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앞서 얘기한 대형 엔터사 면접 경험을 좀 더 털어보자면, 1차 면접에 5명이 들어갔는데 그 중 2명이 해외대생이더라. 그러나 대다수 엔터사는 학벌이나 스펙보다는 경험 있는 지원자를 선호한다. 보도 자료 작성이나 SNS 홍보 경력이 있으면 유리하다. 지원자가 연예인의 팬이라서 호기심으로 입사한 경우, 업무 내용이 외부에 누설되는 경우도 많아 그런 부분을 체크하기도 한다.”

04. 소속 연예인 때문에 멘붕 온 적도 있나요?

“열애설 터졌을 때. 특히 미리 알지 못했던 열애설이 터진 경우엔 멘탈이 바스러진다.(연예인들아! 사귈 거면 미리 얘기해, 제발.) 회사를 대표해 입장을 발표해야 될 때면 조심스러워진다. 내가 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기사화되니까.

게다가 모든 매체에서 동시에 연락이 오기 때문에 정신줄을 놓지 않는 것만도 어려운 일이다. 음, 이건 멘붕까지는 아닌데 가끔 매체의 요구로 연예인의 인증샷이나 사인 등을 받아줘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한 번은 연예인이 기분이 안 좋다며 부탁을 안 들어주더라. 그럴 땐 명치를 세게 때리고 퇴사하는 상상을 해본다.”

05. 팬들한테 실제로 전화 폭탄을 많이 받나요?

“SNS 메시지나 메일 폭탄을 받는 경우가 더 많다. 공식 홈페이지나 공식 팬 카페에 글이 올라오는 경우도 많고. 전화는 ‘폭탄’으로 불릴 정도로 많이 오진 않는다. 요즘엔 소속사가 팬들에게 피드백을 얼마나 잘해주느냐에 따라 회사 이미지가 좌우되기 때문에, 팬들의 의견을 단순히 ‘폭탄’으로 넘기지 않고 응대해줘야 한다. 팬 커뮤니티 모니터링을 꾸준히 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06. 다른 엔터사로 이직은 활발한 편인가요?

“경력이 있다면 다른 업종에 비해 이직이 쉬운 편인 것 같다. 보통 1년 이상 일하면 다른 엔터사로 이직이 가능하다. 아예 다른 분야의 홍보로 빠지기도 한다. 이직할 땐 전 회사와 기자들 사이에서의 평판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직 생각이 있다면 대외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쌓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07. 기자들을 자주 만나는 걸로 알고 있는데, 힘든 점은 없나요?

“간혹 회사의 입장 때문에 기자들에게 부탁을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를 테면, 포털 사이트 메인에 올라간 기사의 헤드라인을 수정해 달라고 부탁하거나, 소속 연예인이 인터뷰에서 언급한 민감한 내용을 빼달라고 해야 하는 일이다. 이럴 때 기자‘님’들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원하는 바를 취해야 하니 힘들 때가 있다.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중요한데, 소심한 성격이면 이런 업무가 괴로울 수 있다.”

08. 일하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엔터사 직원들은 소속 연예인이 다 내 새끼 같다.(욕 아님) 작품이 잘 되고, 대중으로부터 연예인이 인정받으면 덩달아 기쁘다. 가끔 연예인들이 홍보팀을 잊지 않고 수고했다며 인사를 건넬 때면, 부모의 마음으로 진심 감격한다. 팬들에게 소속사가 일을 잘한다는 칭찬을 들을 때나 내가 쓴 보도 자료가 포털 사이트 메인을 장식할 때도 소소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사진 출처 SBS <케이팝스타>·JTBC <청춘시대2>


대학내일 서재경 에디터 suhjk@univ.me

[대학내일] 20대 라이프 가이드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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