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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패자가 된 ‘타다 1년 5개월’

TTimes=홍재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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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첫 운행을 시작한 타다가 멈춰선다.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일명 '타다금지법'이 통과됐고, 이에 앞서 타다 운영사인 VCNC는 '조만간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타다의 1년5개월은 충돌과 반전의 연속이었다. 택시업계와의 충돌, 그리고 검찰 고발. 검찰의 기소. 1심 법원의 무죄 판결. 그리고 법안의 국회 통과까지. 각 충돌 지점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쟁점은 무엇이었고, 반전의 반전을 가져온 '주요 판단'은 무엇이었는지 시기별로 짚어봤다.

출처사진=김휘선 기자

①타다의 시작, 실패했던 '우버'와 달랐던 점

쟁점

2014년 우버: 해외 모델 그대로 국내 적용 →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2018년 타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예외조항 활용, "우리는 합법"

타다 서비스의 시작은 2018년 7월 이재웅 쏘카 대표의 VCNC 인수로부터 시작됐다. 이 대표는 커플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비트윈'을 운영해 온 박재욱 VCNC 대표에게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인 타다의 운영을 맡겼다. 그리고 그해 10월 타다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이미 2014년 우버가 승차공유 서비스로 택시업계와 충돌한 경험이 있었다. 당시 서울시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34조를 위반했다며 우버를 검찰에 고발했다.


  •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자동차를 빌려 유상으로 남에게 대여하거나 운전자를 주선해줘선 안 되고
  • 자동차대여사업자는 사업용자동차를 사용해 유상으로 사람을 나르거나 운전자를 연결해줘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 법의 시행령에는 예외조항이 하나 있다.

  •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빌리는 사람에게는 운전자를 소개(알선)시켜줘도 무방하다.


대형 버스로 이동하는 대규모 관광객이 아닌 소규모 관광객들의 이동 편의성을 늘려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 예외조항이 만들어진 이유였다.


쏘카는 이 조항을 활용했다. VCNC는 쏘카가 보유한 11인승 카니발을 빌려 이용자에게 운전자를 매칭시켜줬다. 법망을 우회하기 위해 타다 운전자는 10여곳의 파견업체로부터 공급받았다. VCNC는 이용자↔운전자 '알선'까지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불법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합법이라 보기에도 애매한 형태였다. 


②'타다'로 옮겨 붙은 '카카오vs택시업계'의 불똥

쟁점

택시업계 "유사 택시 서비스 모두 불법"
카카오 "출퇴근 카풀 서비스는 합법. 출퇴근 시간 모호해 아무 때나 가능"
타다 "택시업계, 죽음으로 본질 흐리지 말라

같은해 12월 카카오가 '카카오 카풀'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는 타다와는 다른 법 조항을 활용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81조에 따르면 자가용을 활용해 유상으로 다른 사람을 운송하거나 이를 알선해서는 안 된다.


여기에도 예외 조항이 있는데 출퇴근 시간대 '카풀'은 가능하다는 것. 이 조항에 출퇴근 시간이 명시돼있지 않은 점을 활용했다.


카카오 카풀 시범 서비스가 시작되자 택시 업계는 저지에 나섰고 그러자 국토교통부가 중재에 나섰다. 2019년 3월이 돼서야 카카오와 택시업계가 상생하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합의안이 발표됐다. 그해 7월 구체적인 택시제도 개편방안(상생안)이 발표됐는데, 골자는 일반 자가용이나 렌터카로 사업하지 말고 택시 업계와 손잡고 신사업을 하라는 것이었다.


카카오는 법인택시회사 인수, 택시가맹사업자 인수 등 적극적인 택시업계와의 스킨십을 이어갔다. 그러는 사이 택시업계의 화살은 원래의 사업모델을 고수하던 타다에게 향했다. 특히 지난해 5월 이재웅 쏘카 대표의 '한 마디'도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한 택시기사가 '타다 퇴출'을 주장하며 분신하자,

죽음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죽음을 정치화 하고 죽음을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이재웅 쏘카 대표를 두고 "무례하고 이기적이다"고 비판하자

갑자기 이분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나?
어찌 되었든 새겨듣겠습니다

카카오와 타다의 상반된 행보, 이재웅 쏘카 대표의 날선 반응에 IT혁신을 지지하던 여론도 일부 등을 돌렸다.


③1심 법원의 판결 '타다 무죄'

쟁점

검찰 "VCNC가 직접 운전자 고용해 돈 받고 승객 실어나른 것이다"
법원 "타다는 '초단기 렌터카' 서비스가 맞다"

지난해 2월 택시업계는 타다 운행이 불법이라며 검찰에 고발했다. 그해 10월 검찰은 타다가 현행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이용해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운영했고
  • 자동차 대여 사업자에게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유상여객운송을 했다.


'자동차 대여 사업자에게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유상여객운송을 했다'는 부분은 이전에도 논란이 됐던 부분이었다. VCNC는 자신들이 '파견업체의 운전자를 이용자에게 매칭만 시켜주는 사업'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VCNC가 서비스 품질유지를 이유로 운전자에게 벌점을 주는 등의 역할을 하고 있어 파견근로자(운전자)를 고용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과 다름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검찰은 VCNC가 운전자 '알선'만 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운전자를 고용해 직접 돈을 받고 승객을 실어 날랐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타다의 무죄를 선고했다.


  • 타다 이용자는 임대차 계약에 따라 '초단기 렌트'를 요구한 것이다. 그러므로 타다 서비스를 할 때 '여객 사업자' 면허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
  • 모빌리티 서비스는 초단기 렌트와 드라이버 알선이 동시에 이뤄진다. 이 특수성을 고려하면, VCNC가 직접 돈을 받고 승객을 실어나른 것은 아니다.


VCNC의 '우리는 중간에서 운전자를 중개만 해줬다'라는 주장이 옳다고 판단한 것이다.

출처무죄 판결을 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는 이재웅 쏘카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④국회 '타다금지법' 통과, "타다는 제도권 밖에 있다"

쟁점

국회 "모빌리티 혁신도 택시업계와의 상생안 내에서 움직여야"
카카오 등 모빌리티 플랫폼 7개 기업 "개정안 통과 환영"
타다 "혁신은 죽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금지법)이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핵심은 2가지다.


  • 렌터카 사업자도 여객운송사업을 할 수 있다
  • 그러나 국토교통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합법적으로 타다 같은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고, 택시업계와 정한 상생안 내에서 사업을 하라는 뜻이다. 상생안의 핵심은 '택시 감차'에 있다. 이미 도로 위의 택시가 충분히 많으니 유사 택시가 늘어나는만큼 기존 택시를 줄여야 하고, 택시 감차에 드는 재원을 모빌리티 사업자들이 일부 부담하라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 KST모빌리티, 벅시, 벅시부산, 코나투스, 위모빌리티, 티원모빌리티 등 7개 모빌리티 플랫폼 회사는 개정안 통과를 환영하고 있다. 일찌감치 국토부의 타협안 내에서 사업하기로 마음먹은 회사들이다. 이들 입장에서는 타다가 제도권 밖에서 현재와 같은 영업 기조를 이어가게 되면 사업 자체가 흔들린다. 


타다는 이번 개정안으로 인해 사실상의 사형 선고를 받았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34조'와 관련된 시행령의 예외조항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제34조 제2항 단서 중 1-바.]

관광을 목적으로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 이 경우 대여시간이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 또는 반납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인 경우로 한정한다.


VCNC가 지금껏 내세워왔던 '합법'의 근거조항이 '불법'으로 바뀐 것이다. 11인승 승합차 이용자와 운전자를 알선해주려면 


  • 6시간 이상 관광할 때만 가능 하고
  • 공항이나 항구에서 빌리거나 반납해야 하기 때문.


이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자 박재욱 VCNC 대표는 조만간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박하영 디자이너

⑤결론적으로는 모두가 패자다

쟁점

모빌리티-택시업계 상생안은 '택시 감차'가 기본 전제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을만큼 충분한 댓수의 '새로운 모빌리티' 투입될 수 있을지 의문

2018년 10월 이전과 비교했을 때, 타다 이용자들은 새롭게 알게 된 몇가지 사실이 있다.


  •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 심야시간에도 집으로 타고 갈 대안 교통 수단이 있다는 것
  • 목적지가 택시기사에게 매력적이지 않은 곳이더라도 마음 놓고 호출 할 수 있다는 것
  • 택시 기사의 비위(원치 않는 대화, 골목길 안 하차 요구 등)를 맞추지 않고도 편히탈 수 있는 교통수단이 있다는 것
  • 그런 서비스를 위해서는 내 지갑을 더 열어도 상관 없더라는 것


하지만 타다금지법은 통과됐고 타다는 곧 멈춘다. 타다금지법에는 △렌터카를 이용한 사업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이용자-택시간 매칭 등 그동안 타다가 해왔던 사업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명시해놨다. 단, 국토부의 허가 아래서만 뭐든 할 수 있다.


이제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업계는 지난해 7월 발표된 상생안을 중심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모빌리티가 추가되는 만큼 택시 감차가 이뤄져야 한다. 택시 한 대를 감차하려면 7000만~8000만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타다가 원했던 운행 대수인 1만대를 충족하려면 70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이 필요하고, 현 타다의 운행 수준인 1500대를 운행하려해도 10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인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택시 혁신이 일어나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과연 결과가 혁신으로 귀결될 수 있을지조차도 확실하지 않다. 이 결과의 책임이 택시업계에 있든, 택시의 생존 문제를 가벼이 여긴 이재웅 대표에게 있든, 최종 결론을 내린 정부와 국회에 있든 그건 중요치 않다.


500억원의 투자금으로 1500여대의 승합차를 운영하던 타다가 패했고, 타다가 이렇게까지 성장하는데 빌미를 제공했던 택시의 민낯도 드러났고, 기존 산업의 보호라는 프레임에 갇혀 신산업을 죽인 정부와 국회도 패했고, 당분간 이동권의 다양성을 보장받지 못할 소비자도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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