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강국' 대만에서의 삶, 한국과 얼마나 다른가 했더니..

조회수 2021. 5. 3. 15: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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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어느 날, 정신이 번쩍 드는 기사를 읽었다. 자가격리 없이 두 국가 간 자유롭게 여행이 가능한 ‘트래블버블(비격리 여행권역)’ 협정을 맺은 국가가 최초로 등장했다는 소식.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굳게 닫아둔 해외여행에 대한 소망을 다시 조심스레 꺼내던 참이기에 더욱 부러웠다.






4월 1일 세계 최초로 트래블버블을 진행한 대만과 팔라우. ‘팔라우’라는 국가는 낯설었지만, 대만은 워낙 코로나19 대응을 잘 한다는 평가를 많이 들어왔기에 소식을 듣고 “역시”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가격리를 8초 위반한 남성에게 벌금 400만원을 부과했다는 기사, 대만인 친구에게 택배로 한국 간식 선물을 보내려 했지만 거부당했던 기억 등으로 인해 필자에게 대만은 “방역 강국”이라는 인식이 짙게 남았다.



코로나 시국에 자가격리를 총 3번이나 경험하면서 한국과 대만을 오간 대만인 림우동씨. 팬데믹 일상을 두 나라에서 보내본 그에게 직접 경험하고 느낀 점들을 물었다. “방역 강국”이라 불리는 대만에서 보낸 코로나 일상은 한국에서와 얼마나 달랐을까.






Interview. 대만인 대학생 '림우동'씨





Q.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대만 타이베이에서 온 25세 림우동(LIN YU TUNG)이라고 합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 2018년에 교환학생으로 처음 한국에 왔습니다. 한국에서의 생활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재작년에 경희대학교 컨벤션경영학과로 편입을 해 쭉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Q.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후, 대만과 한국을 총 몇 번 오가셨나요?

A. 총 두 번 오갔습니다.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 2020년 1월에 대만에 돌아갔다가 그해 여름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여름 방학에 다시 대만으로 돌아간 뒤 2020년 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쭉 한국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Q. 두 국가에서 자가격리를 모두 해보셨을 텐데,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자면?


(좌)한국 서대문구 구호물품. (우) 대만 네이후구

A. 한국과 대만 모두 지역별로 받는 구호물품이 다릅니다. 제가 받았던 물품들은 이러한데요, 사진은 한국 서대문구, 대만 네이후구 기준입니다.


차이점으로는 한국에서는 스마트폰 어플로, 대만에서는 심(SIM)카드로 위치 추적을 합니다. 양국 모두 매일 아침, 저녁마다 체온을 측정하는 것은 동일한데요, 한국은 위치추적이 잘못 되지 않는 한 어플로 거의 대부분의 상황을 해결하지만 대만은 하루에 한번 무조건 전화 통화를 해야 합니다.




Q. 대만은 ‘방역 강국’으로 불릴 정도로 코로나19 대응을 잘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대만이 코로나19에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실감했던 사례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대만은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하자마자 중국인 입국 금지를 시행해 중국으로부터의 바이러스 유입을 줄이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초반부터 마스크를 자국 내에서만 제한된 수량을 사고 팔 수 있게 해 한국과는 달리 사재기나 마스크 가격 폭등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의료보험카드 번호에 따라 일주일에 한 번씩 마스크를 싼 가격에 살 수 있었습니다. 또 국가와 민간이 협력해 마스크 판매 어플을 개발해 지금까지도 원활하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Q. 대만이 한국보다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셨을 텐데, 그럼에도 한국에 오신 이유가 있으시다면?






A. 열심히 노력해서 한국 대학에 편입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생활하며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더군다나 한국어를 좀 더 유창하게 구사하고 싶은데, 언어를 배울 때 아무래도 그 나라에 살면서 습득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돌아왔습니다.






Q. 코로나 시국을 대만과 한국에서 모두 생활해보며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이었나요?


A. 제가 느꼈던 가장 큰 차이점은 시민들의 마스크 착용 빈도였습니다. 현재 대만에서는 대중교통, 백화점, 시장 등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실내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지만, 평상시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한국은 어디에서도 마스크를 항상 착용한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Q. 대만은 팔라우를 시작으로 주변 국가들과 ‘트래블 버블’을 점차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만 내에서 여행에 대한 인식은 어떤 상황인가요?






A.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자 대만에서는 국내 관광산업이 큰 성장을 했습니다. 관광에 대한 인식도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코로나 사태임을 감안하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출처= 대만 외교부 트위터

하지만 '트래블 버블'에 대해서는 아직 섣부르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4월 1일 팔라우라는 국가와 '트래블 버블'을 진행했지만, 출국한 사람은 열 명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대만인들이 아직 코로나19에 대해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Q. 한국의 코로나19 대처 상황을 보며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혹은 대만에 비해 이것만큼은 더 잘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면?


출처: 출처= 플리커

A. 한국은 코로나19에 맞서기 위한 정책을 잘 세웠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상황이 괜찮아질 때마다 섣불리 단계를 낮추고, 다시 사태가 나빠지면 강화하는 것을 반복하는 게 아쉬웠습니다. QR 코드 체크인 같은 경우에는 한국이 대만보다 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대만의 연령대별 코로나 일상이 궁금합니다. 학생들 등교 및 졸업/입학식, 직장인들의 근무 형태 등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A. 코로나19 초기에는 전국 학교의 입학식을 2주 정도 미뤘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나아진 요즘은 모두 정상적으로 등·하교하고 있습니다. 회사 출퇴근 같은 경우에는 교대 근무를 하거나 재택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Q. 한국의 경우 5인 이상 모임 금지, qr코드 체크, 10시 이후 식당 영업 금지 등이 진행되고 있는데 대만도 비슷한 규율이 있는지 공유 부탁드립니다.




A. 대만은 현재 공공시설 이용 시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것 외에는 따로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Q. 다시 대만으로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한국인들에게 추천하고픈 대만 여행지가 있다면?




A. 저는 타이베이에서 왔기 때문에 타이베이와 근교 여행지 몇 곳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대만을 대표하는 랜드 마크, 타이베이 101입니다. 타이베이 101 근처에서는 화려한 대만의 도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 근처에 ‘샹산(象山)’이라는 등산로가 있는데요, 그곳에 올라가면 타이베이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타이베이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달리면 갈 수 있는 북해안(北海岸) 입니다. 해안도로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신선한 해산물을 먹을 수 있습니다.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예려우 지질공원(野柳地質公園)도 이곳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장소는 핑시(平溪)와 지우펀(九份)입니다. 핑시(平溪)에 가서 풍등을 날린 후에 지우펀(九份)에 가서 맛있는 먹거리를 즐겨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 된 장소도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빨리 좋아져 모두 자유롭게 여행을 다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강예신 여행+ 인턴기자
사진= 림우동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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