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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코로나 끝나면 다시 찾아가고 싶은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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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끝나고도 한참 동안 여운이 남는 곳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오래오래 곱씹는 장소들이죠. 같은 여행지라도 누구와 함께 어느 계절에 어디를 찾아갔느냐에 따라 완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뭘까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숙소를 꼽습니다.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말에 깊이 공감하는 저에겐 여행지에서 제2의 집을 찾는 건 무척 설레는 일이에요. 국내 숙소 중에 코로나가 끝나면 다시 가고 싶은 곳 4곳을 추렸습니다. 정말이지 나만 알고 싶은 곳들인데, 큰마음 먹고 공개합니다.

노고마주

전남 구례군 용방면에 위치한 노고마주는 지난해 신혼여행으로 갔던 곳이었어요. 코로나 때문에 해외에 갈 수 없게 되자 무척 아쉬웠습니다. 대안으로 국내 여행지를 고르던 중 후보군이 추려졌습니다. 강릉과 동해 그리고 구례였어요. 모든 건 숙소를 기준으로 골랐습니다. 강릉에는 ‘교동빌라’ 동해는 ‘봄날은 간다 스테이’ 그리고 구례의 ‘노고마주’였죠. 교동빌라는 워낙 인기 있는 숙소라 일정에 맞게 예약을 할 수 없었고 동해와 구례 중에 골라야 했습니다. 둘 중 더 마음을 끈 건 노고마주였어요. 구례에 가면 하동까지 엮어서 여행할 수 있겠다싶어 마음이 기울었습니다.

노고마주를 고른 건 한 컷의 사진. 침대 위 창문 안으로 노고단과 지리산의 수려한 모습이 담깁니다. 독채 숙소인 것도 좋았죠. 다만 계절이 겨울이라 조금 앙상하다는 것과 수영장을 이용할 수 없던 것은 아쉬웠습니다.

노고마주는 참 말도 안 되는 곳에 있었어요. 구례에서도 완전 시골 마을 그리고 그 마을에서도 외딴 곳에 위치합니다. 길을 헤매기도 했고 주변에 편의점이 없고 그나마 있는 구멍가게는 일찍 문을 닫아 구례시까지 나가 먹을 것을 사오기도 했어요. 첫날 정자에서 와인에 삼겹살을 구워 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날이 추워 입김을 호호 불어가며 별 박힌 하늘을 감상했어요.


노고마주의 사진 포인트는 두 곳이 있는데요. 앞서 설명한 침대 위 창문을 끼고 찍는 것과 두 번째는 마당에 있는 커다란 나무 밑동에 앉아 찍는 거예요. 날이 추워 마당에 오래 있을 수는 없었지만 나름 예쁜 사진을 건져 기분이 좋았습니다. 맑은 하늘과 지리산 풍경이 다했네요. 자연을 바라보며 힐링만하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늦봄이나 여름에 다시 한번 찾고 싶어요. 가격은 2인 기준 18만8000원부터로 나옵니다.






제주 쏘그베

쏘그베는 제주 애월에 있는 독채 숙소입니다. 저한테는 특별한 여행 메이트들이 있는데요. 전직장에서 만난 인연으로 몇 년째 일 년에 최소 두 번 여행을 다니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는 거의 매년 가는 거 같아요. 쏘그베는 2016년 찾아낸 숙소입니다. 조금 특별한 곳을 가고 싶어 독채 숙소를 검색하다 발견을 했어요. 1박 30만원부터. 가격대가 좀 있어서 일행들에게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숙소 사진을 본 일행들은 다행스럽게도 O.K.를 해줬습니다.

쏘그베는 지어진 지 200년이 넘은 제주 전통 가옥을 리모델링한 멋진 공간입니다. 밖거리와 안거리 두 채로 구분돼 한 채씩 빌리거나 통으로 빌릴 수 있습니다. 안거리와 밖거리는 각각 제주 방언으로 안채와 바깥채를 뜻합니다. 여기에 대문간까지 합쳐진 제주 전통방식 그대로의 주거공간입니다. 밖거리에는 작은 수영장과 노천탕이 안거리에는 멋진 야외 주방이 딸려 있어요.

여행 이튿날, 일정을 마치고 오후 나지막한 시간에 숙소를 찾아갔습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탄성이 터졌어요. 무엇보다 200년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것 같은 질감이 너무 좋았습니다. 대문에서 짧은 돌담길을 지나면 안거리와 밖거리가 마주하고 있는 공간으로 들어섭니다. 투박한 돌이 박힌 건물 안은 예스러웠습니다. 오래된 툇마루, 여실히 드러난 나무로 된 내부 골조 그리고 침실과 거실을 구분하는 작은 돌담, 창문을 가린 자수 발… 뭐 하나 마음에 안 드는 곳이 없었어요.


숙소에 짐을 푼 우리는 “너무 늦게 와서 아쉽다”며 자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야외 키친이 참 운치있었는데 시간이 너무 늦었고 준비한 게 없어 요리를 하기엔 무리가 있었어요. 아쉬운대로 시원한 제주 바람을 쐬며 족욕을 하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데를 찾아냈냐고 일행들한테 칭찬을 받은 좋은 기억도 있네요.






제주 보이드

제주 보이드는 두 번 다녀왔습니다. 제주 한림읍에 위치한 독채 숙소로 최소 2박 예약부터 가능하기 때문에 가격대가 꽤 있어요. 그래서 2인일 때는 좀 부담스럽고 최소 4명은 갈 수 있을 때 이곳을 염두에 두기 시작합니다. 사실 보이드는 4명 이상 제주를 간다 했을 때 가장 먼저 예약을 알아보는 숙소예요. 최대 6명이 사용할 수 있는 단층 독채로 작은 수영장과 넓은 마당을 끼고 있습니다.

처음에 갈 땐 제대로 된 길이 없어서 찾아가는 데 꽤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 커다란 스타렉스를 타고 해안가로 난 임도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해 도착한 보이드는 말그대로 제2의 집 같았습니다. 바로 앞에 길 하나를 두고 제주 바다가 펼쳐지고 잔디밭이 깔린 너른 마당과 바비큐 그릴 그리고 하늘색 타일로 장식된 앙증맞은 수영장. “이런 집에서 살고 싶다”를 수없이 외쳤어요. 꼭 모두부처럼 생긴 하얀색 네모반듯한 단층 건물로 옥상에 올라가면 제주 하늘과 한층 더 가까워집니다.

방 두 개와 거실 그리고 주방, 화장실은 두 개가 있어요. 내부는 모던합니다. 침대는 킹사이즈 하나, 작은 방에는 프레임 없이 두툼한 매트가 깔려 있어요. 거실에는 피아노가 있고 각종 보드게임도 구비가 돼있어요. 화장실도 널찍한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보이드가 좋은 이유는 바로 수영장 때문입니다. 온수는 제공하지 않아 6월에서 9월 한정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어요. 무더운 날 시원하게 물놀이를 즐기고 마당에서 흑돼지 바비큐도 해먹고 심심하면 집앞 바다를 구경해도 좋아요. 참, 보이드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은 금능 그리고 협재해수욕장이 있습니다. 금능까지는 1.2㎞, 협재는 금능 바로 옆에 붙어있어요. 한여름에 한번 걸어서 가봤는데 갈 때는 무척 덥고 힘들었지만 물놀이를 끝내고 아이스크림 하나 물면서 걸어오는 길은 나름 괜찮았습니다. 물기가 바람에 자연건조 되더라고요. 제주 보이드는 최소 2박 이상 예약 가능으로 1박 27만원부터입니다.





무주 향로산 자연휴양림

무주 향로산 자연휴양림은 제 최애 휴양림입니다. 사실 휴양림을 그다지 즐겨가지 않아요. 물론 자연 속에 파묻히는 건 좋지만 약간 불편한 것도 사실입니다. 관리가 잘 돼 있지 않다거나 시설이 노후한 곳에 여행을 갔다가 스트레스가 더 쌓여 돌아오기도 하죠. 무주 향로산 자연휴양림은 시설 환경 모두 완벽했습니다. 특히 가장 매력적인 건 바로 가격. 4인실 독채 숲속의집 숙박요금이 평일 4만원, 주말 6만원입니다. 2~4명이라고는 하지만 6평 규모로 어른 4명이 이용하기엔 좀 작아요.

무주 휴양림의 숙박시설은 숲속의집과 연립동 숙소로 나뉩니다. 숲속의 집은 6평(19㎡) 2실, 8평(26㎡) 4실, 9평(30㎡) 3실, 13평(45㎡) 4실로 구성돼있어요. 6·8·9평 객실은 ‘숲속 나무집’ 독채이고 13평 객실 4개는 ‘숲속 동굴집’으로 한 건물에 모여 있습니다. 가격은 6평 4만원부터, 8평 5만원부터, 9평 6만원부터, 13평 11만원부터입니다. 저는 6평, 8평, 9평, 13평 객실 모두 이용해봤는데요. 놀고먹기 가장 편한 건 13평,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자 한다면 작은 평수를 추천합니다.

휴양림 초입에 있는 관리사무소에서 체크인을 합니다. 여기서 쓰레기봉투를 구매를 해야하니 현금을 챙겨가시는 게 좋아요. 키를 받아들고 숙소로 향합니다. 모든 숙소에 주차장이 마련돼 있어요. 6평 객실은 아담한 테라스를 갖추고 있어서 봄·가을에 특히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갔던 계절은 겨울이어서 조금 아쉬웠어요. 아마 가장 예약하기 어려운 객실인 거 같아요. 주중에 휴가를 내서 겨우 갔었네요. 8평 객실은 침대가 있는 곳도 있더라고요. 9평 객실은 둥그런 모양으로 벽면에 커다란 창문이 나 있어요. 창문이 하나는 아니고 여러 개를 이어붙여 마치 통창의 효과를 주는데, 이 방이 제일 인상적이었습니다. 창문 밖으로 소나무들만 보이고 아침이면 그 틈을 비집고 햇살이 내리쬐는데, 정말 좋았어요. 앞에서 13평 동굴집이 놀고먹기 가장 편하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 이유는 숲속 나무집은 전무 지면에서 떨어진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기둥을 박아 그 위에 집을 올렸죠. 그래서 집안으로 왔다갔다하려면 계단을 오르내려야합니다. 바비큐를 할 때 조금 번거로워요. 대신 동굴집은 문 밖 바로 바비큐 화로대와 테이블, 의자가 있어서 이동이 편리해요. 그리고 벙커베드가 2개가 있어서 네 명 모두 침대에서 잠을 잘 수 있답니다.


휴양림에서는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아요. 테라스에 기대, 동굴집 옥상 잔디에 누워 하늘만 바라봐도 좋습니다. 산책로도 잘 닦여있고 특히 정상 전망대까지 모노레일을 운영해 노약자들도 편하게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요.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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