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에 등장한 5.8m 젖병? 과연 그 정체는?
젖병? 축구공? 태권V?
부산 기장군에 등장한 이것들의 정체는 다름 아닌 '등대'다.
지금부터 소개할 네 가지의 등대는 기장군 연화리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부산의 네 가지 이색 등대. 각자만의 숨겨진 의미를 알아보며 함께 떠나보자.
젖병등대 (서암항 남방파제 등대)
부산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
부산이 전국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도시 10년째가 되던 2009년,
부산지방해양항만청이 출산장려의 의미로 디자인했다는 '젖병등대'.
등대로 향하는 길에는 우리나라 연도별 출산율 도표가 그려져 있다.
멋진 경관을 자랑하는 '일출 스폿'으로도 유명해 새해마다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이곳.
해가 떠오르는 아름다운 순간을 젖병등대와 함께 카메라에 담아보는 건 어떨지.
코로나 상황이 좋아져 이곳에서 일출을 맞이할 수 있는 순간이 오길 바라본다.
닭볏등대 (서암항 북방파제 등대)
부산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
보통 방파제 위의 등대는 안전한 접안을 위해 불빛 색을 다르게 해 한 쌍을 이룬다.
젖병등대와 쌍을 이루는 등대는 '닭볏등대'다.
원래는 서암항 북방파제 등대로 불렸으나 닭벼슬을 닮았다고 해 이와 같은 별명을 얻었다.
일반적인 등대와 달리 전망대 역할로 제격인 이곳.
연인들이 난간에 자물쇠를 걸며 사랑을 약속하는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하다.
2002년, 그 어느 때보다도 열광적이었던 월드컵의 추억.
떠들썩했던 응원과 그에 부흥해 선수들이 보여준 활약이 아직도 어제 일처럼 선명하다.
이 등대는 다 같이 울고 웃던 2002 월드컵을 기념하기 위해 디자인됐다.
등대 중심에 보이는 바람개비 무늬의 공은 2002 월드컵 공인구였던 '피버노바'다.
"그래... 내가 이 공 차고 놀았지"라고 회상한다면, 최소 93년생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필자가 93년생이다)
한쪽은 바다, 한쪽은 육지를 바라보고 있는 이 한 쌍의 등대는
각각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을 형상화한 등대다.
마치 로봇같이 생겼다고 해 "태권V등대" "마징가Z등대"라고도 불린다.
대변항의 악귀를 쫓아내고 안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두 등대.
해상방파제 위에 있어 배를 타고 들어가지 않는 이상 가까이 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사진과 설명으로나마 위안이 되길 바란다.
이렇게 기장 연화리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등대를 알아봤다.
부산 기장군에는 해동용궁사, 죽성성당, 아홉산숲 등 멋진 자연 경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가득하다.
기장으로 여행을 간다면, 앞서 소개한 이색 등대들도 함께 방문해보는 건 어떨지.
유건우 여행+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