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재첩으로 국 대신 수프를? 호텔 젊은 셰프들의 실험정신 담긴 코스요리
차르 레스토랑 ‘선라이즈 인 경상도’
메뉴는 영천 포도와 부라타 치즈, 하동 재첩 차우더 수프, 영주 사과와 채끝 등심 스테이크, 가야 쑥 바스크 치즈케이크, 문경 오미자 그라니따 등으로 구성됐다. 베지테리언을 위한 메뉴로도 대체가능하다.
생김새와 맛이 궁금했다. 웨스틴 레스토랑답게 코스요리처럼 메뉴가 나왔다. 우선 식전 빵으로 감자 빵이 나왔다. 간단히 위장이 준비 운동하기 좋았다.
두 번째로 영천 포도와 부라타 치즈가 등장했다. 초록색 빛깔 영천 포도는 상큼하고 새콤했다. 진공포장을 해서 소스가 포도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조리하는 법을 영천 현지에서 배워왔다. 사과로 만든 그라니따와 함께 시원하게 먹을 수 있다. 브라타 치즈는 고소한 맛으로 맛을 중화시킨다.
다음은 하동 재첩 차우더 수프다. 윤치호 셰프는 하동 옆 동네인 함양이 고장이다. 섬진강 맑은 물에서 잡은 재첩이 재료인 재첩국은 봄을 알리는 음식이다. 해산물 대표 수프인 차우더 스프에 재첩과 부추 야끼를 적용한 실험적 수프다. 여기에 감자 칩을 몇 조각 얹어 바삭함을 가미했다.
메인메뉴는 영주 사과와 채끝 등심 스테이크다. 영주 사과를 선택한 이유는 큰 호수와 댐이 있어 안개가 많아 사과 재배에 유리한 환경인 점이 고려되었다. 가을철이 수확기라 작년 사과를 쓰는데, 해를 넘기는 저장 기간 동안 아삭함은 줄어들지만 대신 단맛이 좋아진다. 여기에 칠리를 뿌려 매콤함을 더해 소고기의 느끼한 맛을 잡는다. 남해산 풋마늘도 거든다. 소고기는 경상도가 아닌 호주산이다.
디저트 차례다. 가야 쑥 바스크 치즈케이크로 김해의 가야산에서 캐는 쑥을 바스크 치즈케이크에 살포시 얹었다. 치즈케이크는 오븐에 구워서 겉이 약간 탄 상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초’ 스타일이다. 약간의 탄내가 풍미를 더했다.
마지막은 입을 개운하게 해주는 문경 오미자 그라니따이다. 문경은 오미자 생산량의 90%가량을 담당하는 오미자 대표도시이다. 오미자 주스로 화채의 맛을 돋우기도 할 정도로 강렬한 신맛을 선사한다.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시큼함으로 입을 개운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