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감 천재'라 불린 영화감독이 만든 이곳의 비밀

조회수 2021. 2. 4. 09: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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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많은 마니아층 보유한 영화 감독 웨스 앤더슨

이탈리아 밀라노 바 루체(Bar Luce) 디자인에 직접 참여

여행자들이 직접 만든 웹사이트 '우연히 웨스 앤더슨'


웨스 앤더슨(Wes Anderson)의 영화는 분명히 다르다.


출처: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출처: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출처: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출처: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웨스 앤더슨 감독은 철저한 시대 고증을 바탕으로 시각 연출을 완성한다. 놀랍게도 위 포스터 속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미니어처다. 알프스 산맥에 위치한 온천 관광도시에 위치한 호텔이라는 설정인데, 감독은 미니어처 호텔을 제작해 1930년대 유럽의 분위기를 녹여냈다. 호텔 건물 내부 장면들은 독일 작센 주 괴를리츠 백화점에서 촬영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 백화점은 근대적인 아르누보 곡선이 특징이며, 고딕, 바로크 등 당대 유럽 건축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백화점을 재오픈했지만 현재는 운영을 멈춘 상태다.


이렇듯 ‘미장센의 장인’ ‘색감 천재’라고 불리는 웨스 앤더슨이 직접 디자인한 공간은 과연 어떨까.


그는 세계적인 건축회사 OMA의 아트 갤러리 프로젝트 ‘폰다지오네 프라다(Fondazione Prada)’에 참여해 바 루체(Bar Luce)를 디자인했다. 그는 영화 세트장을 꾸밀 때와 완전히 다른 마음가짐으로 프로젝트에 임했다.


바 루체는 영화 세트장과 정반대로 디자인했다.

잠깐 들리는 곳이 아닌,

일주일에 다섯 번 방문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 웨스 앤더슨


웨스 앤더슨은 1950년대와 1960년대 이탈리아 대중문화와 미학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아치 형태의 천장과 벽의 윗부분은 밀라노의 상징적인 장소인 갤러리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Galleria Vittorio Emanuele)의 작은 유리 지붕과 벽 장식을 재현했다. 짙은 색의 목재와 빈티지한 색감의 가구들 역시 1950~1960년대의 분위기를 한껏 머금고 있다. 바닥은 붉은색, 회색, 흰색 등 여러 색감의 대리석이 모인 분홍빛 테라조로 마감했다. 테라조는 시멘트에 대리석을 잘게 부숴 혼합한 후 단단하게 굳혀 표면을 고르게 닦은 시공 방식이다.


출처: © Lalolla_Photography Courtesy; Attilio Maranzano

그의 섬세함은 바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당시 분위기를 잃지 않은 밀라노 곳곳의 유명 랜드마크와 가게들을 참고해 바 루체(Bar Luce)라는 이름을 지었다. 이곳의 한쪽 벽면에는 웨스 앤더슨의 2004년 작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 속의 캐릭터를 담은 핀볼 기계와 빈티지 주크박스가 나란히 놓여있다. 누군가에게는 동심을 불러일으키고, 누군가에게는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출처: © Lalolla_Photography Courtesy; Attilio Maranzano

웨스 앤더슨은 “이 공간을 감상하기 위해 꼭 특정한 각도에서 공간을 바라볼 필요는 없다”며 “영화 세트장으로 활용해도 매우 좋겠지만 영화 각본을 쓰기에 더 좋은 장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이 디자인한 공간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과 영감을 자극받길 바란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넘겨 짚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출처: 이미지 출처 = accidentally wes anderson

‘우연히 만난 웨스 앤더슨(Accidentally Wes Anderson)’은 웨스 앤더슨 스타일을 사랑하는 여행자들이 만든 웹사이트이다. 이곳은 마케터로 일하던 월리 코벌(Wally Koval)이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에 올라온 사진들을 모아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약 28개 도시의 1300여 개의 장소가 올라와 있다. 그의 영화 속에 등장할 것처럼 완벽한 대칭을 이루거나 비정형적인 디자인을 자랑하는 장소들이 가득하다.

출처: 이미지 출처 = accidentally wes anderson

동명의 사진집도 발간됐다. 웨스 앤더슨 감독은 서문에서 “이 사진들은 내가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 내가 가보지 않은 곳들과 내가 보지 못한 것들을 찍은 것이다. (중략) 이 기이하고 오묘한 풍경 속으로 우릴 이끌어주어 고마울 뿐이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지 1년, 무엇보다 여행이 간절하다면 잠시나마 랜선 여행을 떠나보자. 소개하고 싶은 ‘웨스 앤더슨 스타일 여행지’가 있다면 웹사이트 속 ‘사진 제출하기(Submit a Photo)’ 버튼을 클릭해 제보할 수 있다.


'우연히 웨스앤더슨' 웹사이트

https://accidentallywesanderson.com/


정미진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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