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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전 세계 사람들이 연말마다 몰려드는 '이곳'의 5가지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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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은 프랑스에서 보냈다. 어쩌다 보니 프랑스에서 한 해를 떠나보내기도, 새해를 맞기도 했다. 지난해 이맘때쯤 프랑스에서는 유독 파업이 심하게 진행돼 역에 갇히기도, 매일같이 하루에 3만 보씩 걷기도 했다. 프랑스에 살면서 나름대로 파업에 단련됐다고 생각해 만만하게 생각하고 바캉스를 떠났다가 평생 할 고생을 다 하고 왔던 기억이 생생하다.

기차가 줄줄이 취소돼 많은 지역을 여행하지 못했고, 대중교통도 운행하지 않아 택시비로 여행 비용을 다 날렸지만, 그럼에도 프랑스에서 보낸 연말은 단연 최고였다. 지독한 파업과 소매치기의 기승에도 왜 매년 수많은 인파가 이 시즌만 되면 프랑스로 몰리는지 알 것 같았다.


파리 튈르리정원 크리스마스 마켓

현지 친구들 덕분에 프랑스 가정집에서 크리스마스 식사를 함께하기도 하고, 추위에 벌벌 떨며 파리 개선문에서 오랜 시간 대기하다가 새해 카운트다운 및 불꽃놀이도 구경하던 지난해 이맘때가 사무치게 그립다. 올해는 잔잔한 연말을 보내고 있을 프랑스겠지만, 코로나만 없었다면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게 만드는 프랑스의 5가지 매력을 소개한다.


① “다 갖고 싶어...” 보기만 해도 즐거운 크리스마스 쇼핑


프랑스에서는 11월 말부터 크리스마스 준비를 시작한다. 프랑스인 대다수가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집을 예쁘게 꾸미기 때문에 이 시즌 매장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소품을 가득 준비한다.


갤러리 라파예트 크리스마스 트리

파리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백화점으로, 쇼핑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갤러리 라파예트’. 쇼핑 목적이 아니더라도 연말에 꼭 이 백화점에 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 이곳에는 아주 거대하고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여태 살면서 본 트리 중 가장 아름다웠다.


크리스마스 소품 가게

크리스마스 소품 가게

수많은 종류의 아기자기한 장식품과 먹음직스러운 간식. 이밖에도 프랑스인들은 가족이나 연인, 친구끼리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가 자연스럽다. 따라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가장 많이 찾는 보석 매장에 손님이 넘쳐난다.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진 프랑스 가정집

운 좋게 함께 크리스마스 쇼핑을 갔던 현지 친구의 집에 초대받아 친구 가족과 같이 집을 장식했다. 평소 다락방에 어마어마한 양의 크리스마스 소품을 보관하고, 12월 초에 꺼내 매년 다른 콘셉트로 집을 꾸민다고 한다.


성인이 돼서도 꾸준히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집을 예쁘게 장식하는 프랑스 친구들이 신기하면서 대단했다. 시즌이 끝난 뒤에 치울 엄두가 나지 않아 늘 포기하던 나도 ‘앞으로는 한번 꾸며볼까’ 잠시 고민하게 될 정도로 예뻤다.


② 프랑스인들은 크리스마스에 집에서 ‘이것’ 먹는다!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진 프랑스 가정집 테이블

푸아그라와 샹그리아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크리스마스를 보낸다는 말에 친구 부모님이 ‘프랑스식 크리스마스 식사’를 준비해줬다. 크리스마스와 잘 어울리는 색감의 과일주 샹그리아와 빵에 발라먹는 푸아그라가 가장 눈길을 끌었다.


거위 간이 재료인 푸아그라는 프랑스에서도 매우 비싼 고급 요리라 주로 크리스마스와 같은 특별한 날에 먹는다고 한다. 한국에서 퍽퍽하게 먹은 기억이 있어 별 기대하지 않았는데, 버터같이 부드러운 식감과 담백한 맛이 샹그리아와 환상의 조합이었다.


크리스마스 아이스크림 케이크

이후 가장 일반적인 프랑스 가정식 메뉴인 닭고기와 감자 요리를 먹고, 후식으로 크리스마스 아이스크림 케이크와 치즈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크리스마스 식사를 마쳤다.


달콤한 맛에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를 먹을 때까지 내내 음료수처럼 함께 곁들인 샹그리아 때문에 식사 후 급격히 취기가 올랐다. 혼자만 빨개진 얼굴을 보니 술을 물처럼 먹는 프랑스인들을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진 파리 전경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진 파리 전경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진 파리 전경

파리 튈르리정원 크리스마스 마켓

파리 크리스마스 마켓은 자칫 길을 잃어버리기 쉬울 정도로 규모가 크고 사람이 많다. 스케이트장, 대관람차 등 주요 시설들을 기준으로 길을 파악해두는 게 좋다. 또 대부분 매장에서 카드결제가 안 되니 현금을 넉넉히 준비하자.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파는 '뱅쇼'(Vin Chaud)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안 마시면 섭섭한 뱅쇼는 가게마다 맛이 조금씩 다르다. 뜨겁게 데워 마시는 술이라 손에도 취기가 오르는 듯하다. 겨울에 하루 이상 방문할 경우 다양한 매장에서 시도해보는 걸 추천한다. 가장 작은 크기로 주문해도 다 마시면 꽤 취할 정도로 양이 많다.


크리스마스 마켓 놀이기구

'놀이기구가 무서워봤자 얼마나 무섭겠어?'라는 생각을 완전히 버리게 해준 놀이기구. 크리스마스 마켓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기구만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평소 놀이기구를 잘 타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꽤 스릴 넘쳤던 놀이기구를 떠올리면 아직도 손에 땀이 찬다. 놀이기구는 탈 때마다 그때그때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파리 크리스마스 마켓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대관람차. 멀리 보이는 에펠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어 한 번쯤 탑승해보는 걸 추천한다. 다만 바람 때문에 다소 흔들리니 심약자는 탑승을 지양할 것.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진 리모주 시내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진 리모주 시내

파리에 비해 화려함은 떨어지지만, 오히려 인위적인 느낌이 덜 하고 다양한 체험을 보다 적극적으로 도전해볼 수 있었다. 



작년에 열린 리모주 크리스마스 마켓

규모가 나름 작지 않아, 파리보다 개수는 적지만 놀이기구, 미끄럼틀 등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체험이 가능했다. 온 동네가 알록달록한 조명으로 뒤덮였고, 곳곳에 포토존도 많았다.


작년에 열린 리모주 크리스마스 마켓

올해 열린 리모주 크리스마스 마켓

올해 열린 리모주 크리스마스 마켓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는 어떤 분위기일지, 현재 리모주에 사는 지인을 통해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확실히 작년보다 규모가 작게 열리고, 가게마다 간격도 널찍이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소소하게나마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느껴질 것 같다.


내년 크리스마스는 야외에서 마스크 없이 웃으며 즐길 수 있도록 다 같이 협력해 코로나19를 이겨내는 날이 오길 기다려본다.


⑤ ‘불꽃놀이 끝판왕’ 개선문에서 외치는 카운트다운


매년 12월 31일 저녁이 되면 샹젤리제 거리가 수많은 인파로 뒤덮인다. 개선문에서 진행하는 새해 카운트다운 및 불꽃놀이를 관람하기 위한 자리를 잡기 위해서다.


새해 카운트다운을 위해 파리 개선문에 모인 사람들

가장 좋았던 순간도, 가장 힘들었던 순간도 지난해 프랑스에서 보냈기에 2019년은 다른 나라가 아닌 프랑스에서 떠나보내고 싶었다. 런던 여행에서 파리로 돌아와 샹젤리제 거리에 카운트다운 4시간 전에 도착했지만 이미 한참 뒤까지 자리가 차 충격에 빠졌다.


추운 날씨, 벌벌 떨며 4시간을 보내며 여러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냥 TV로 볼걸 그랬나’, ‘지금이라도 집에 갈까’ 등의 후회가 밀려왔지만 어차피 앞뒤 양옆이 사람으로 가득해 움직일 수 없어 다른 선택지도 없었다.


카운트다운을 앞둔 파리 개선문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저 멀리 작게 보이는 개선문을 바라보니 10여 년 전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카운트다운을 위해 기다리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너무 추워 은행 365일 코너에 들어가 기다리기도 하고, 세계 각국에서 온 낯선 사람들과 ATM기 앞에 둘러앉아 썰렁한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혹여나 가족을 잃어버릴까 봐 옆에 꼭 붙어서 지겨운 시간을 견뎌냈던. 그러나 기다린 시간을 몇 배로 보답 받는 듯한 카운트다운 순간의 감동을 떠올리며 힘을 내서 기다렸다.


개선문 새해 불꽃놀이

오랜 기다림 끝에 10이라는 숫자가 개선문에 등장하고, 모두가 감격스러운 마음으로 '텐!'을 외치던 순간 그 울컥함이란. 카메라를 꺼내 들 생각도 못 하고 멍해진 머리로 살짝 고인 눈물과 함께 사람들의 틈에서 환호했다. 2020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불꽃놀이는 환상 그 자체였다. 그때는 불과 한두 달 뒤면 전혀 다른 세상이 찾아온다는 걸 상상도 못 했다. 거기 모인 인파 속 그 누구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집에 돌아갈 때 택시를 잡지 못해 1시간 가까이 걸었지만, 벅차오른 가슴이 진정되지 않아 지치는 줄도 몰랐다. 그때의 다짐처럼 멋있게 만은 살지 못한 한 해였지만, 당분간은 가지 못할 프랑스와의 작별인사를 아쉬움 없이 하고 온 것 같아 뿌듯하다.


Adieu 2020, Bienvenue 2021!


다사다난했던 2020년도 어느덧 끝자락에 서 있다. '이번 연도는 없었던 해로 하자'고 하늘에 떼쓰고 싶을 정도로 허탈감이 몰려온다. 프랑스 생활에 지친 마음에 습관처럼 “다시는 프랑스 오나 봐라”라고 말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사진으로 그리워하고 있는걸 보니 피식 웃음이 나온다.


올해는 크리스마스 마켓이며, 새해 카운트다운이며 아무것도 없는 적적한 연말을 보내지만, 2021년에는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 살짝 기대를 해보며 아쉬운 마음을 달랜다. 올해는 집에서 따뜻하고 안전한 연말을, 내년에는 마스크 없이 떠난 여행지에서 활기찬 연말을 보낼 수 있길 간절히 바라며...


강예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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