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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의 그 골목길을 내가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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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골목길

출처<사진=unsplash.com>

가우디의 시선을 좇아 떠났던 스페인에서 맞딱드렸던 그 골목길은, 내게 생경하지만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다.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술집들, 지난한 세월을 보여주던 돌길, 미로처럼 촘촘하던 골목은 구름 한점 없는 코발트빛 하늘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 탓인지, 이제는 그 기억마저 아득해져 간다. 혹시 책이나 넷플릭스에서 본 바르셀로나 풍경을, 스토리를, 내 기억인양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을 느끼는 요즘이다.


하지만 머리와 달리 몸은 그때를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거 같다. 휴대폰을 갖고 놀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구글맵을 발견했다. 길치인 까닭에 낯선 곳에 가면 늘 불안한데, 그날 나는 복잡한 골목길을 헤매지-않았다는 말은 거짓말이고, 거의 헤매지-않고 즐길 수 있었다. 물론 구글맵 덕분이었다.


구글맵은 -작동 불가능한 국내와 달리- 수많은 여행 가이드북을 단숨에 제치고 여행자들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지구촌 어디에 떨어트려 놓아도 모바일과 구글맵만 있으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게다가 호텔이면 호텔, 맛집이면 맛집, 가장 가까운 곳을 척척 잘도 찾아준다. 여행 뿐이랴. 호모 사피엔스는 이미 '구글드(Googled)'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나중에는 구글어스가 아니라 진짜 어스가 멈출 지도 모를 일이다.

출처<사진=starecat.com>

그런데 구글이 고장나면 어떻게 될까? 많은 사람들이 이미 경험했다. 얼마전 구글의 모든 서비스가 45분 가량 다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처음은 아니다. 지난 11월에 이어 두번째다. 유튜브가 먹통이 됐고, G메일에도 오류가 생겼다. 광범위한 지역에서 구글맵이 작동하지 않았다. 구글은 "인증오류로 인한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들이 제공하는 광고를 보고, 안드로이드 휴대폰을 이용하고, 잠을 줄여가며 만든 동영상으로 구글 돈벌이에 일조한 사람들은 그저 멍하니 그들의 사과문을 봤다. 그리고 사람들은 다시 구글이 제공하는 광고를 보고, 안드로이드 폰을 이용하고, 유튜브에 올리기 위해 잠을 줄여가며 동영상을 만들고 있다.


구글은 마치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구글드'한 일상으로 다시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왜곡된 기억처럼, 너무 익숙해져 버린 구글의 온갖 서비스와 바쁜 일상은 '고장난 구글'을 이미 잊게 만들었다.


그러다 또 어느날 45분간 구글이 멈추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어쩌면 더 오랜 시간 멈출 수도 있다. 다만, 그때는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하지 못해 화가 나는 정도에서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 '빅 브라더'가 돼 버린 구글이 구글맵이 아니라 정말로 지구를 멈추게 할 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최용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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