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는 냄새 맡고 돌아온다는 '며느리전어길' 진짜로 있다

조회수 2020. 11. 6. 2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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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걱우걱 여행]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 돌아온다?

‘며느리전어길’ 있는 경남 하동 가보니

가을철에 특별히 맛있는 보양 식품

구이, 전, 무침... 어떻게 먹어도 꿀맛

전어 구이.

가을전어는 하도 맛있어서 굽는 냄새를 맡고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그 명칭이 붙은 길이 실제로 있다. 지도에서 지명을 봤을 때 눈을 씻고 다시 봤다. 며느리전어길. 길이 붙어 있는 마을도 의미심장하다. 술상전어마을이다.

경남 하동군 진교면 술상리에 있는 술상전어마을에 가서 사연을 들어보니 스토리텔링을 위해 지난 2016년 1.2Km 길이 데크길을 조성하고, 이 길을 며느리전어길로 명명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충남 서천의 홍천항, 전남 광양의 망덕포구, 전남 보성의 율포항 등이 대표적인 전어 산지로 꼽힌다. 술상마을 주민은 경남 하동 역시 유명한 전어 산지인데, 건너편 사천이나 진해 같은 곳에도 밀려서 아쉬웠다는 감정을 내비쳤다. 하동 술상마을 180가구, 약 300여 명이 사는 어촌이다. 평균연령이 60대이고 40년가량은 결혼생활 중인 부부가 함께 전어와 숭어를 잡아 살아가는 정겨운 마을이다. 

하동 술상마을에는 며느리전어길 테크길이 조성되어 있다. 전어를 주문해놓고 20분 정도 거닐고 돌아오면 밥이 더욱 꿀맛이다.

주로 서해와 남해에서 잡히는 전어는 9월에서 10월 중순까지 맛이 고소해 가을철 최고의 식재료로 꼽힌다. 전어는 봄(4월~6월)에 알을 낳고 부화한 새끼가 바다로 나가 여름 내내 각종 플랑크톤과 유기물을 먹는다. 쑥쑥 큰 몸으로 가을이면 근해로 돌아온다. 가을에 지방 함량이 세 배나 높아지고, 산란 직전이라 살과 뼈가 아주 부드럽고 연해서 뼈째 먹어도 맛있다.

가을전어.

입도 호강인데,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뼈째 썰어 생선회로 먹으면 잔뼈에 들어 있는 칼슘을 쉽게 섭취할 수 있다. 전어의 뼈에 함유된 칼슘은 체내에 잘 흡수되는 인산칼슘으로 중년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에 특히 효과적이다. 

간 건강에도 특효가 있다. 가을에 늘어나는 ‘오메가3 지방산’ 때문이다. 오메가3 지방산은 대사를 활발하게 도와 간 기능을 회복시키고 콜레스테롤 축적을 막는다. 술꾼들의 간 해독 기능을 높여준다.

전어무침.

회, 구이, 무침…. 어떤 방식으로 먹어도 맛있다. 그래서 전어를 한자로 보면 돈 ‘전(錢)’ 자에 물고기 ‘어(魚)’ 자를 쓴다. 임진왜란 때 오희문이 쓴 일기인 <<쇄미록>>에는 “듣자니 시장에서 큰 전어 한 마리의 값이 쌀 석 되 값”에 이른다는 기록도 있다. 예로부터 맛이 으뜸이니 본전 생각 따위는 접어두고 폭풍 흡입한다는 의미다.

가을이 벌써 끝물이다. 아쉽기만 하다.


이상 확찐자 못 벗어나는 여행석사

* 음식 사진은 갯마을횟집(경남 하동군 진교면 술상길 189)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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