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조.심" 태국여행 중 들개에게 둘러싸였다..

조회수 2021. 3. 10. 19: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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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무서워한다. 엘리베이터 같은 폐쇄적인 공간에서 목줄 없이 돌아다니는 큰 반려견을 만날 때면 온몸이 뻣뻣하게 굳는다. 옆에서 주인은 괜찮다고 하지만 상대방은 괜찮지 않다. 10초가 10분 같고 얼른 내리고 싶다는 생각뿐. 그런데 해외여행 중 이보다 더한 상황을 겪은 적이 있었으니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기억이다.

친구들과 태국으로 여행을 갔을 때다. 첫날 저녁, 간식거리를 사들고 호텔로 돌아가는데 사건이 발생했다. 신나게 수다를 떨고 있는 도중 친구 한 명이 갑자기 비명을 지른 것이다. 놀라서 뒤를 돌아보는데 웬걸. 큰 덩치의 새까만 들개 두 마리가 우리 뒤를 쫓아오고 있었다.

두 마리만 있으면 다행이지, 두 마리는 순식간에 네 마리가 되어 우리 일행을 동그랗게 둘러쌌다. 그렇게 아무도 없던 어두운 골목길에서 개와 사람의 4 대 4 대치(?)가 시작되었다. 우리가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최대한 그들을 자극하지 않는 것일 뿐. 작은 소리조차 삼가며 모든 동작을 멈췄고 마음속으로 이들이 빨리 떠나기를 빌고 또 빌었다.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았을까? 오만가지 생각을 다 했던 3분이 지나자 근처 주차장에서 구세주가 등장했다. 현지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개들을 쫓아냈고 덕분에 우리는 무사히 호텔에 복귀할 수 있었다. 그날 저녁에 귀가할 때는 무조건 택시를 타자고 합의했고, 더 이상 들개를 마주칠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다음날, 그런 기대가 헛된 바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지만 말이다. 대낮의 사람 많은 거리에서도 주인 없는 개들은 수도 없이 등장했다. 후에 알게 됐는데 불교국가인 태국에서는 주인 없는 개를 통제하지 않고 공존하는 삶을 선택한다고. 그래서 동네 주민들에게 밥을 얻어먹으며 길에서 생활하는 개들이 많다고 한다.

사람들을 해치지 않는다면 다행이지만 문제는 들개에게 관광객들이 종종 물리는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 건들지 않으면 다칠 일도 없다고 하지만 경험상 그냥 둘러싸이는 경우도 있으니 태국 여행 중 개.조.심. 하길 바란다.

BY 꾹트립_남산 대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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