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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젠틀맨을 위한 스마트한 기계식 시계

조회수 2020. 12. 19. 10: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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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U.C 퍼페추얼 트윈 스케치

스위스의 시계 및 주얼리 명가 쇼파드(Chopard)는 2016년 매뉴팩처 설립 20주년을 맞아 L.U.C 퍼페추얼 트윈(L.U.C Perpetual Twin)으로 명명한 신규 라인업을 론칭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2010년 브랜드 150주년을 기념하며 L.U.C 올-인-원(L.U.C All-in-One)과 같은 그랑 컴플리케이션 사양의 시계로 기술력의 정점을 찍은 터라, L.U.C 퍼페추얼 트윈은 자사의 하이 컴플리케이션 컬렉션의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한 나름의 고심이 투영된 결과라 하겠습니다. 게다가 당시 기준으로 쇼파드 하이 컴플리케이션 시계로는 매우 드물게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로 첫 선을 보인 점도 L.U.C 퍼페추얼 트윈을 통해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를 분명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 2016년 출시한 첫 L.U.C 퍼페추얼 트윈 스틸 모델

L.U.C 퍼페추얼 트윈이 데뷔한지 어느덧 4년의 세월이 흐른 2020년, 쇼파드는 새로운 L.U.C 퍼페추얼 트윈 로즈 골드(Ref. Ref. 161976-5003)와 스틸(Ref. 168561-3003) 버전을 나란히 출시했습니다. 애초 바젤월드에서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페어가 전격 취소되고 쇼파드 역시 바젤월드에 더 이상 참가하지 않겠다고 공표함으로써 부득이 온라인상으로 선공개된 것입니다. 두 가지 버전의 L.U.C 퍼페추얼 트윈 신제품 중 타임포럼은 국내에 입고된 스틸 모델을 얼마 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L.U.C 퍼페추얼 트윈 스틸 모델에 관한 보다 자세한 핸즈-온(Hands-On) 리뷰는 타임포럼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쇼파드는 1996년 마이크로 로터 형태의 첫 매뉴팩처 자동 칼리버 96.01-L(초반에는 칼리버 1.96으로 표기됨)와 함께 L.U.C 컬렉션을 론칭한 이래 끊임없는 제품 개발과 다양한 기능의 라인업 확충을 통해 L.U.C를 메종을 상징하는 시그니처 컬렉션으로 자리매김시켰습니다. 여러 후속 버전의 기반이 된 96 시리즈 칼리버를 기점으로, 2000년 4개의 병렬 배럴로 롱 파워리저브를 구현한 일명 콰트로(Quattro) 칼리버 98.01-L를, 2003년 L.U.C 컬렉션 첫 투르비용 칼리버 02.01-L를, 2005년 퍼페추얼 캘린더와 오비탈 문페이즈를 갖춘 칼리버 96.13-L를, 2006년 첫 스트라이크 원 칼리버 96.14-L를, 2007년 플라이백 기능을 갖춘 첫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03.01-L을, 2010년 메종의 150주년을 기념하는 브랜드 역사상 가장 복잡한 기능을 자랑하는 올-인-원 칼리버 05.01-L를, 2012년 시간당 8헤르츠 진동하는 하이비트 칼리버 8HF를, 2013년 오너인 슈펠레(Scheufele) 가문 경영 50주년을 기념한 수동 칼리버 63.01-L와 L.U.C 1963 라인업을, 2016년 제품 개발에만 6년 이상이 소요된 브랜드 첫 미닛 리피터 칼리버 L.U.C 08.01-L와 이를 탑재한 손목시계 L.U.C 풀 스트라이크(Full Strike)를 발표하는 등 지난 20여 년간 쇼파드는 11개의 베이스 무브먼트를 바탕으로 베이직 모델부터 그랑 컴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총 90여 개에 달하는 베리에이션을 갖춘 탄탄한 매뉴팩처로 성장하기에 이릅니다.

- L.U.C 루나 원

기라성 같은 시계들이 즐비한 메종의 최상위 L.U.C 컬렉션 안에서도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이 갖는 위상은 특별합니다. 퍼페추얼 캘린더 자체가 전통적으로 스위스 파인 워치메이킹을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하이 컴플리케이션인데다 이를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매뉴팩처는 스위스 유명 시계제조사들 중에서도 기실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쇼파드는 L.U.C 퍼페추얼 크로노, L.U.C 퍼페추얼 T, L.U.C 루나 원, L.U.C 올-인-원에 이르기까지 꽤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통해 자사의 하이 컴플리케이션 프로필을 확대해 나갔습니다. 크로노그래프, 투르비용, 문페이즈 등 다양한 컴플리케이션과 접목한 일련의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들은 물론 파인 위치메이커로서의 쇼파드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완전체에 가깝지만 한 해 매우 소량씩만 제작되는데다 그마저 가격대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일반 시계애호가들에게는 유독 멀게만 느껴진 게 사실입니다.

- L.U.C 올-인-원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블랑팡, 예거 르쿨트르, IWC 등 여러 제조사들이 오롯이 퍼페추얼 캘린더에만 포커스를 맞춘 비교적 접근 용이한 가격대의 하이 컴플리케이션 시계들을 앞다투어 선보임으로써(물론 스틸 제품을 포함!) 한화로 약 3~5천만 원대 사이에 매뉴팩처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을 찾는 모종의 틈새시장이 형성된 지 오래입니다. 이렇듯 현대 시계애호가들의 다변화된 시계 취향과 새로운 트렌드를 간파한 쇼파드는 더 늦기 전에 입문용(?!) 퍼페추얼 캘린더 고객층을 겨냥해야겠다고 판단했고, 그 결실이 바로 지금 보고 있는 L.U.C 퍼페추얼 트윈인 셈입니다.   

- 2020년 출시한 L.U.C 퍼페추얼 트윈 신제품

L.U.C 퍼페추얼 트윈은 로즈 골드와 스틸 버전 공통적으로 케이스 직경은 43mm, 두께는 11.47mm로 기능에 비해 비교적 컴팩트한 사이즈가 특징입니다. 자동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의 경우 구조적으로 두께감이 두드러질 수 밖에 없는데, 파텍필립, 오데마 피게, 바쉐론 콘스탄틴 등 전통의 하이엔드 시계제조사들은 울트라-씬 베이스 위에 얇은 캘린더 모듈을 얹어 수정하는 방식으로 하이 컴플리케이션의 영역에 있어서도 얇음의 미학을 추구합니다. 쇼파드 역시 이러한 선례를 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얇게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은 앞서 언급한 제조사들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쇼파드는 두께 보다는 무브먼트의 내구성과 파워리저브 성능 같은 현대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장점들에 더욱 주목하고 있습니다.

- 칼리버 L.U.C 96.22-L

L.U.C 퍼페추얼 트윈을 구동하는 매뉴팩처 자동 칼리버 L.U.C 96.22-L는 마이크로 로터 설계를 적용해 두께가 6mm 정도로 충분히 얇은 편이지만, 여느 하이엔드 시계제조사들의 그것보다 우수한 파워리저브 성능을 자랑합니다. 두 겹으로 중첩된 배럴 구조- 일명 쇼파드 트윈 테크놀로지(Chopard Twin Technology)- 덕분에 65시간 정도의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물론 7일 파워리저브를 앞세운 IWC나 일부 제품에 한해 8일 파워리저브로 무장한 블랑팡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가 있긴 하지만 업계의 통념을 고려할 때 65시간 파워리저브 성능도 하이 컴플리케이션 모델로서는 충분히 인상적인 수준입니다. 

투명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으로 노출한 L.U.C 96.22-L 칼리버는 미학적으로도 아름답습니다. 쇼파드 매뉴팩처 칼리버 96 시리즈 특유의 우아한 곡선미를 살린 브릿지 상단면은 어김없이 코트 드 제네브(Côtes de Genève, 제네바 스트라이프)로 장식하고, 로듐 도금 플레이트 하단에는 조밀하게 페를라주 패턴을 새겼으며, 물결치는 각 브릿지와 마주보는 22K 골드 마이크로 로터 상단에는 메종의 위대한 창업주 루이-율리스 쇼파드의 풀네임 이니셜에서 착안한 컬렉션명(L.U.C) 인그레이빙과 함께 부챗살을 연상시키는 방사형의 패턴이 새겨져 있습니다. 

또한 20년 넘게 충분히 검증된 베이스 칼리버를 바탕으로 퍼페추얼 캘린더 모듈을 얹어 수정한 형태이기 때문에 기본 성능 및 작동안정성 측면에서도 뚜렷한 강점을 발휘합니다. 쇼파드 제네바 메이랑 매뉴팩처 자체적으로 엄격한 품질 테스트를 거쳤으며, 완조립 전 단계에서 무브먼트만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기관(COSC) 인증까지 획득했습니다. 단, 제네바 홀마크(제네바실)를 받진 않았습니다. 최근 쇼파드는 일부 하이 컴플리케이션 모델 및 매우 특별한 한정판 모델 정도만 제네바실 혹은 퀄리테 플러리에(Qualité Fleurier) 인증을 받습니다.

다이얼 12시 방향에 두 개의 어퍼처(창)와 더블-디짓 형태로 날짜를, 3시 방향에 월과 윤년을, 9시 방향에 요일을, 6시 방향에 스몰 세컨드를 표시하며, 퍼페추얼 캘린더인 만큼 이론상 2,100년까지 2월까지 시계가 정상 작동하는 한 별도의 날짜 조정이 필요 없습니다(그럼에도 케이스 측면부에 각각의 코렉터를 조작해 월, 요일, 날짜를 개별 조정할 수 있습니다). 퍼페추얼 캘린더 특유의 전형적인 기능 레이아웃을 확인할 수 있지만 매우 간결하고 절제된 형태로 표시하고 있어 L.U.C 퍼페추얼 트윈만의 매력을 더합니다. 로즈 골드 버전에는 육안상으로는 브라운에 가까운 루테늄 그레이 컬러 다이얼을, 스틸 버전에는 블루 컬러 다이얼을 적용하고, 공통적으로 다이얼 중앙부는 새틴 선버스트 마감했으며 각 카운터 테두리 및 레일로드 챕터링 바탕은 동심원 형태의 스네일 패턴 처리해 자세히 들여다보면 꽤나 입체적입니다. 또한 케이스 소재에 따라 로즈 골드 도금 혹은 로듐 도금 처리한 아플리케 아워 마커와 핸즈를 차등 적용해 일관된 디자인 코드를 보여줍니다. 

** 참고로 국내 입고 모델에는 블루 카프스킨 스트랩을 체결했습니다.

갈무리하며 필자 개인적인 감상을 조금 더 덧붙이자면, 워치메이커이자 주얼러답게 케이스 가공 상태는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합니다. 스틸 케이스조차 귀금속처럼 느껴질 만큼 폴리시드 및 브러시드 마감한 케이스 그 자체만으로도 메종의 품격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적당히 트렌디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다크 블루 컬러 다이얼이 조화를 이룹니다. 그리고 시스루 케이스백을 통해 드러나는 독자적인 매뉴팩처 무브먼트 역시 한눈에 하이엔드 제품임을 위풍당당하게 증명합니다. 앞서 강조했듯 기능에 비해 컴팩트한 사이즈 역시 퍼페추얼 캘린더임에도 에브리데이 워치처럼 항시 착용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합니다.

최근 고급 시계애호가들 사이에서 스포티한 디자인의 브레이슬릿 워치가 초강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브레이슬릿 워치가 매일 착용하기에는 너무 무겁고 청키해 보인다 해서 우아하지 못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평소 드레스업 하기를 즐기고 남들과 차별화된 우아하면서도 기능적으로도 스마트한 고급 시계를 선호하는 분이라면 쇼파드의 L.U.C 퍼페추얼 트윈은 모던 젠틀맨을 위한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 아닌가 싶습니다. L.U.C 퍼페추얼 트윈은 이제 국내 쇼파드 일부 부티크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출시 가격은 3천 8백만 원대로 책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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