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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스포츠 워치 시장에 뛰어든 도전자

조회수 2020. 1. 13. 10:3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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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스포츠 워치의 인기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입니다. 최근에는 쇼파드나 랑에 운트 죄네처럼 파인 워치메이킹을 지향하는 브랜드까지 흐름에 동참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소규모 독립 브랜드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진 H. 모저 앤 씨(H. Moser & Cie)가 치열한 전장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H. 모저 앤 씨가 공개한 스트림라이너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오토매틱(Streamliner Flyback Chronograph Automatic)은 다른 경쟁자들과 공통 분모를 갖고 있지만 주제를 풀어내는 방식은 그들이 전에 보여준 스위스 알프 워치(Swiss Alp Watch)나 스위스 매드 워치(Swiss Mad Watch) 마냥 흥미롭습니다. 5년이 넘는 개발 기간을 거쳐 H. 모저 앤 씨의 일원으로 합류한 이 시계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합니다.

20세기 초에 등장한 고속 주행 열차 스트림라이너는 빠른 속도를 내고자 차체를 유선형으로 제작한 게 특징입니다.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곡선으로 다듬은 매끄러운 외관을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으로 치환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름 42.3mm, 두께 14.2mm의 쿠션형 케이스는 120m 방수라는 준수한 성능을 자랑합니다.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물속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건 또 다른 장점입니다. 빈티지 크로노그래프 스포츠 워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쿠션형 케이스에 볼록하게 솟은 박스형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를 짝지어 옛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손목을 부드럽게 감싸는 일체형 브레이슬릿 역시 한때 유행했던 방식을 현대적 문법을 가미해 재해석했습니다. 브레이슬릿을 여러 개의 링크로 나누지 않고 겹겹이 쌓아 전체적인 디자인이 통일된 느낌을 전달합니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의 표면 대부분을 브러시드 처리하는 한편 군데군데 폴리시드 마감을 더해 럭셔리 스포츠 워치만의 고급스러움을 잘 살렸습니다. 케이스를 측면에서 바라보면 마치 베젤이 케이스를 덮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통째로 깎아낸 겁니다. 4시 방향에 놓인 크라운에는 브랜드를 의미하는 알파벳 M이 빛나고 있습니다. 

수직으로 결을 살린 잿빛 퓨메(fumé) 다이얼 외곽의 인덱스는 레이싱 스포츠의 체커기를 연상케 합니다. 강렬한 빨간색 선으로 5분 단위를 강조해 무료함을 달랬습니다. 플랜지에는 타키미터 스케일을 새겼습니다. 여기에 12시 방향에 있는 큼지막한 숫자 60까지 더해지니 꼭 옛 스톱워치를 보는 듯 한 기분마저 듭니다. 

네 개의 바늘은 모두 다이얼 한 가운데에 꽂혀 있습니다. 크로노그래프 카운터를 따로 배치하는 것 보다 이쪽이 시간을 더 빠르고 직관적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시침과 분침 위로 보이는 흰색 인서트는 세라믹과 슈퍼루미노바를 혼합한 글로보라이트(Globolight®)라는 물질입니다. 덕분에 어두운 곳에서도 시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빨갛게 칠한 것이 크로노그래프 초침, 얇고 긴 흰색 바늘이 크로노그래프 분침입니다. 활용도가 크게 떨어지는 시간 측정은 생략했습니다. 

일반적인 크로노그래프 워치와 달리 크로노그래프 푸시 버튼이 10시와 2시 방향에 위치한 이유는 무브먼트의 구조 때문입니다.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HMC 902는 장 마르크 비더레흐트(Jean-Marc Wiederrecht)가 이끄는 제네바의 컴플리케이션 전문 업체 아장호(Agenhor)의 아장그라프(AgenGraphe)를 기반으로 합니다. 밸런스나 이스케이프먼트 같은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프리시전 엔지니어링(Precision Engineering)을 산하에 둔 H. 모저 앤 씨는 그간 다른 브랜드에 부품을 납품하거나 도움을 주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큰 도움을 받은 셈입니다.

파베르제(Fabergé)의 비지오네르(Visionnaire), 싱어 리이매진드(Singer Reimagined)의 트랙1(Track1)을 통해 알려진 이 무브먼트는 칼럼 휠과 캐링 암이라는 고전적인 공식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설계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더한 현대식 크로노그래프의 본보기라 할 수 있습니다. 크로노그래프 메커니즘이 작동할 때 톱니바퀴가 맞물리면서 생기는 마찰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미세한 오차를 줄이기 위해 고안한 새로운 형태의 클러치 휠, 레트로그레이드 및 점핑 메커니즘에 이용하는 스네일 캠을 통해 1분에 정확히 한 칸 넘어가는 크로노그래프 분침 등 독창적인 방식을 구사합니다. 

셀프와인딩 메커니즘을 한쪽에 몰아넣고 로터를 다이얼 아래에 숨겨 무브먼트 감상을 방해하는 요소를 남김 없이 제거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입니다. 페를라주, 제네바 스트라이프, 베벨링 등 화려한 마감은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킵니다. 두 개의 배럴을 포함해 434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칼리버 HMC 902의 시간당 진동수는 21,600vph(3Hz), 파워리저브는 54시간입니다. 

스트림라이너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오토매틱은 100개 한정 생산됩니다. 가격은 3만9900달러, 한화로 약 4630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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