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업그레이된 샤넬의 아이콘 J12

조회수 2019. 4. 18. 0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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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패션하우스에서 어느덧 파인 워치메이커로 성장하고 있는 샤넬(CHANEL)의 바젤월드 2019 리포트를 시작합니다.

샤넬 바젤월드 2019 부스 전경

The New J12

뉴 J12 


새 밀레니엄이 시작된 2000년, 당시 샤넬의 아티스틱 디렉터 자크 엘뤼(Jacques Helleu)의 주도하에 케이스는 물론 브레이슬릿까지 전체 하이테크 세라믹을 사용한 첫 유니섹스 스포츠 워치 컬렉션인 J12가 탄생합니다. 

자크 엘뤼가 남긴 최초의 J12 스케치

J12라는 이름은 자크 엘뤼가 취미삼아 즐기던 요트 경주(12m급 요트가 참가하는 J-Class라는 국제 경기)에서 착안한 것으로, 그는 다양한 스포츠와 여가를 즐기는 현대인들의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가볍고 방수 성능이 우수하며 스크래치가 잘 나지 않는 전천후 케주얼/스포츠 워치를 제작하고 싶다는 열망을 투영해 J12 프로젝트를 구체화했습니다. 

샤넬 워치의 아이콘, J12 블랙 세라믹

폴리시드 가공된 블랙 하이테크 세라믹으로 제작된 J12는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런칭과 동시에 폭발적인 반응을 얻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패션하우스다운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개성 강한 시계를 선호하는 2~30대 젊은 고객들에게 어필하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이어 2002년에는 크로노그래프 기능의 J12 워치를, 2003년에는 화이트 색상의 J12 라인업을 추가로 발표해 인기에 박차를 가합니다. 

뉴 J12 워치 블랙 세라믹 Ref. H5697
뉴 J12 워치 화이트 세라믹 Ref. H5700

그리고 2019년 J12 탄생 20주년을 맞아 샤넬은 새로운 셀프와인딩(자동) 매뉴팩처 무브먼트를 탑재한 뉴 J12 컬렉션을 발표했습니다. 그 동안 ETA 베이스의 자동 칼리버를 탑재했던 전작들과 비교하면 매우 주목할 만한 변화인데요. 이를 의식한 듯 샤넬은 바젤월드 부스 스크린을 통해 새로운 자동 칼리버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부스 한 쪽에는 뉴 J12의 케이스백을 확대경과 함께 노출해 새로운 무브먼트를 자신 있게 소개했습니다. 

뉴 J12 워치의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

네, 그렇습니다. 샤넬은 컴플리케이션이 아닌 J12 기본 라인업에 처음으로 무브먼트가 보이는 시스루 형태의 케이스백을 채택했습니다. 사실 케이스 외관만 봤을 때는 전작들과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블랙 혹은 화이트 세라믹 케이스 & 브레이슬릿을 기반으로 일부 모델에는 다이얼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하는 식의 베리에이션 구성 역시 이전 세대 J12에서 충분히 접한 것입니다. 이렇듯 언뜻 봐서는 '뭐가 달라졌는데?'라는 의문이 들 법한데, 시계를 돌려 케이스백을 보면 이전 세대 J12와 확연히 달라진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4개의 스크류로 고정된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과 함께 생소하게 생긴 무브먼트가 떡 하니 위용을 자랑합니다. 직경에 비해 다소 커다란 싱글 배럴, 원 형태를 변주한 텅스텐 소재의(골드 모델은 골드 소재) 스켈레톤 로터의 개성적인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이 새로운 무브먼트를 샤넬은 칼리버 12.1로 명명했습니다.

새 매뉴팩처 자동 칼리버 12.1
총 174개의 부품과 28개의 주얼로 구성된 12.1 칼리버는 시간당 28,800회(4헤르츠) 진동하고, 파워리저브는 약 70시간을 보장하며,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기관(COSC) 인증을 받아 정밀함을 자랑한다.

하지만 12.1 칼리버는 무슈 드 샤넬 내지 프리미에르 스켈레톤에 탑재된 칼리버 1, 2, 3 시리즈와 비교하면 완전한 인하우스 무브먼트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점핑 아워 & 레트로그레이드 미닛 칼리버 1과 스켈레톤 칼리버 2, 3의 경우 무브먼트 기획 및 디자인 단계서부터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샤넬 워치 크리에이션 스튜디오(CHANEL Watch Creation Studio)를 통해 라쇼드퐁의 샤트랑 매뉴팩처 오뜨 오를로제리 부서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완성되었다면, 새로운 J12의 12.1 칼리버는 샤넬이 컬렉션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쓰리 핸즈 데이트 타입의 베이직한 매뉴팩처 자동 칼리버라는 나름의 상징적인 의미는 있지만, 100% 샤넬에서 인하우스 디자인, 제조된 칼리버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J12 풀파베 다이아몬드 세팅 유니크 피스 Ref. H6051 (1피스 제작)
화이트 골드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에 총 845개의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약 44.26캐럿)를 세팅했다.
칼리버 12.1의 럭셔리 버전
메인 플레이트와 브릿지 전체를 블랙 컬러 아연도금(NAC 코팅) 처리해 일반 버전과 차별화하고 있다. 또한 블랙 NAC 코팅 마감한 화이트 골드 소재 로터의 원형 테두리에 52개의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럭셔리함을 강조했다.

12.1 칼리버는 앞서 언급한 제네바의 신생 매뉴팩처 케니시(Kenissi)가 샤넬을 위해 특별 제작, 공급했습니다. 이는 흡사 플러리에의 보쉐(Vaucher) 매뉴팩처가 자신들의 지분 일부를 소유한 에르메스(Hermès)에 자동 칼리버를 독점 공급한 선례와도 유사합니다. 서술했듯 케니시는 튜더가 최대 주주이자 몸통이 되는 회사입니다. 그래서인지 케니시가 샤넬에 공급한 무브먼트는 튜더의 매뉴팩처 자동 칼리버인 MT56XX 시리즈와도 그 생김새가 상당히 흡사한대요(특히 데이트 버전인 MT5612). 메인 플레이트와 브릿지의 전체적인 가공 상태(피니싱 수준)는 물론, 작동 안정성과 내충격성을 고려한 브릿지 형태의 밸런스 브릿지, 그리고 약 70시간의 넉넉한 파워리저브 성능 역시 MT56XX와 빼 닮았습니다. 물론 이와 관련해 샤넬 측은 어떠한 공식 입장도 밝히고 있지 않지만, 롤렉스 그룹(튜더)의 자회사 개념이 강한 케니시와의 연관성 만으로도 이러한 추측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J12 풀 파베 다이아몬드 세팅 버전 Ref. H6159 (20피스 한정)
화이트 골드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에 총 1,476개의 다이아몬드(약 19캐럿 상당)를 세팅했다.
칼리버 12.1의 또 다른 럭셔리 버전
블랙 NAC 코팅 마감한 화이트 골드 로터 테두리에 34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에둘러 세팅했다.

새로운 12.1 칼리버 관련해 추가적인 상세 스펙은 따로 공개되지 않아 튜더 MT56XX 시리즈 칼리버와의 구체적인 연관성을 파헤치는 데는 애초 한계가 따릅니다. 어찌됐든 ETA 혹은 셀리타의 범용 칼리버를 대신해 보다 진보한 설계의 검증된 매뉴팩처 자동 칼리버를 선택한 결정은 향후 샤넬로서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게다가 케니시의 지분 일부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샤넬만을 위한 새로운 자동 무브먼트 개발 프로젝트 역시 지속될 전망입니다.

J12 블랙 세라믹 신제품 Ref. H5697
J12 화이트 세라믹 신제품 Ref. H5700

풀 파베 다이아몬드 세팅 한정판 또는 유니크 피스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들은 비한정판 모델로서, 블랙 세라믹, 화이트 세라믹 컬러에 관계 없이 공통적으로 케이스 사이즈는 2000년대 출시한 오리지널 라인업과 마찬가지로 38mm로 선보입니다.


J12 블랙 세라믹 신제품 Ref. H5702
다이얼 12개 다이아몬드(0.09캐럿) 세팅
J12 화이트 세라믹 신제품 Ref. H5705
다이얼 12개 다이아몬드(0.09캐럿) 세팅

한편 다이얼 디테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작들과 미세하게나마 조금씩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문 오토매틱과 스위스 메이드 폰트를 통일하고, 다이얼 위에 위치했던 스위스 메이드 프린트도 다이얼 외곽(플랜지)으로 내려가 좀 더 정돈된 느낌입니다. 블랙 혹은 화이트 세라믹을 카보숑 처리한 스틸 소재의 스크류다운 크라운의 직경은 전 세대 제품보다 약간 작아졌습니다. 이로써 세라믹 소재의 크라운 가드와 좀 더 유려하게 곡선을 그리고 시계의 부드러운 인상에도 기여합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기존 J12의 아이코닉 디자인을 최대한 유지하고자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샤넬 워치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의 디렉터인 아르노 채스트링(Arnaud Chastaingt) 역시 이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하네요. 

반면 케이스의 두께는 무브먼트의 두께 증가와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채택한 덕분에 부득이 약간 두꺼워졌습니다. 그런데 측면 라인을 더욱 둥글게 안으로 부드럽게 향하도록 제작해 실제 손목에 착용시 느껴지는 두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케이스 방수 사양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200m. 

새로운 매뉴팩처 자동 칼리버와 함께 업그레이드해서 돌아온 뉴 J12 컬렉션은 오는 5월 1일부터 전 세계 샤넬 부티크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국내 출시 가격은 아직 미정인데, 이전 세대 J12와 크게 차이가 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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