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미도의 빅 데이트 시계

조회수 2018. 5. 8. 09: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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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 미도(Mido)가 창립 100주년을 맞은 해입니다. 관련해 미도의 최대 마켓 중 하나인 중국 상하이에서는 지난 1월 말 100주년을 자축하는 성대한 이벤트가 열리기도 했는데요. 당시 타임포럼 역시 현장에서 취재, 촬영한 생생한 후기를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더불어 미도 상하이 이벤트는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새로운 시리즈 커맨더 빅 데이트(Commander Big Date)의 글로벌 런칭을 알리는 장이기도 했습니다. 올해 미도는 100주년을 맞아 그 어느 해보다 다채로운 신제품들을 쏟아냈는데(>> 관련 미도 바젤월드 2018 리포트 참조),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공개한 시계가 바로 커맨더 빅 데이트입니다. 해당 라인업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겠지요?! 이에 타임포럼이 공식 리뷰를 통해 미도의 야심찬 신제품 커맨더 빅 데이트를 보다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커맨더 빅 데이트는 케이스 및 다이얼 컬러에 따라 몇 가지 베리에이션이 있는데, 이번 리뷰에서는 그레이 계열 컬러 다이얼 버전을 선택했습니다.


'인스파이어드 바이 아키텍처(Inspired by Architecture, 건축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뜻)'를 브랜드 슬로건으로 강조할 만큼 미도는 세계적인 건축물, 랜드마크에서 컬렉션의 영감을 얻기로 유명합니다. 1934년 호주 시드니 하버 브릿지의 모던한 디자인에서 착안한 멀티포트(Multifort) 라인을 필두로, 이탈리아 로마 콜로세움에서 영감을 얻은 올 다이얼(All Dial), 프랑스 렌 오페라하우스의 미묘한 커브를 케이스에 투영한 바론첼리(Baroncelli), 영국 런던 로얄 알버트 홀의 원형 유리 돔의 곡선미를 닮은 벨루나(Belluna), 그리고 최근에는 미국의 전설적인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1867-1959)가 설계한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의 아이코닉 디자인을 케이스 및 다이얼에 형상화한 500개 한정의 구겐하임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반면 1959년 첫 선을 보인 커맨더(Commander)는 현대 건축물 중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파리의 에펠탑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었다고 전해집니다. 1950~60년대 출시된 초기 커맨더 모델은 외부로 노출한 러그가 없는 원형의 모노코크 케이스에 건축학적 모티프를 살린 입체적인 바형의 인덱스가 도드라진 특유의 모던한 다이얼 디자인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습니다. 이와 같은 특징들은 1980년대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졌고, 스틸 혹은 골드톤의 스틸 소재의 밀라네즈 메시 브레이슬릿을 체결한 해당 시계 디자인은 커맨더 라인을 상징하는 주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커맨더 초기 디자인적 요소를 비교적 잘 간직한 현행 신제품, 커맨더 셰이드(Commander Shade)

이후 2000년대 초반부터 현행으로 이어지는 커맨더 시리즈는 케이스에 러그를 살린 상대적으로 노멀한 디자인에 기능도 데이트, 데이-데이트, 크로노그래프로 세분화하고 더욱 직관적이고 세련된 형태로 거듭났습니다.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신제품 커맨더 빅 데이트는 커맨더 라인에 처음으로 시도하는, 이름 그대로 ‘빅 데이트(혹은 라지 데이트, 오버사이즈 데이트로도 불림)’ 형태의 시계라는 점에서 나름의 특색이 있습니다. 더블 디스크를 이용한 빅 데이트가 컴플리케이션도 아니고, 현대에는 이미 여러 제조사들을 통해 접할 수 있어 새롭지도 않지만, 우리는 이 시계가 한화로 1백만 원대 초반에 판매되는 스위스 메이드 시계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당 가격대에 일반적인 싱글 데이트 형태의 시계는 수두룩하지만, 빅 데이트는 상대적으로 선택지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마켓의 동향을 고려할 때 미도는 전략적으로 틈새를 잘 공략한 셈입니다. 하지만 이에 앞서 빅 데이트는 디자인적인 이유로 선택되었을 확률이 더욱 크다는 생각입니다. 그 이유는 시계의 다이얼을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실 겁니다. 

컬렉션에 영감을 준 파리 에펠탑의 실루엣을 연상시키는 곡선과 사선이 어루진 커맨더 라인 특유의 에지 있는 디자인과 다이얼 6시 방향에 위치한 빅 데이트 어퍼처(창)가 이질감 없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빅 데이트 창을 기점으로 다이얼 좌우가 완벽하게 대칭을 이루고 있는 점도 이 시계만의 안정적인 디자인에 기여합니다.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형태임에도 안트라사이트(무연탄, 그레이 계열) 컬러 다이얼 바탕을 섬세하게 새틴 선버스트 마감하고, 바형의 패싯티드(Faceted) 가공한 아워 마커(인덱스)와 핸즈는 양 측면을 폴리시드 처리하고 중앙 끝부분에는 화이트 컬러 수퍼루미노바를 사용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심플함 속에 디테일한 포인트를 잘 배합하고 있습니다. 

이미지를 불러올 수 없습니다.

쓰리 피스 구조의 스틸 케이스 직경은 42mm, 폴리시드 가공한 얇은 베젤부가 다이얼을 더욱 돋보이게 하며(이러한 이유로 시계가 고시된 스펙에 비해 더 커 보인다는 지적도 없질 않지만), 위로 제법 불룩하게 솟은 더블 돔형의 사파이어 크리스탈 역시 다이얼의 입체감을 도드라지게 하는데 기여합니다. 측면을 부드럽게 곡선으로 깎은 돔형의 사파이어 크리스탈은 빈티지 피스의 플렉시 글라스 느낌을 나름대로 재현하기 위한 의도일 터입니다. 

커맨더 라인 특유의 안쪽으로 커브가 있는 볼륨감 있는 프로파일 형태는 커맨더 빅 데이트에서도 여지없이 확인할 수 있으며, 커맨더 라인 고유의 헤리티지 디자인과 건축학적 모티프를 살린 모던한 디자인 사이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시계 구석구석 고심한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유무광이 조화를 이룬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의 전반적인 피니싱 상태는 시계의 가격대를 고려하면 꽤나 준수한 편입니다. 스크루 타입의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케이스백 스틸 부분은 또 폴리시드 가공해 차이를 보이네요. 

무브먼트는 ETA C07.651를 베이스로 하는 80시간 파워리저브의 자동 칼리버 80을 탑재했습니다. ETA의 대표적인 자동 워크호스 2824를 바탕으로 진동수를 낮추고(3헤르츠), 파워리저브를 2배 가량 늘린(80시간) 이전의 ETA C07.111(일명 파워매틱 80 칼리버)는 티쏘를 시작으로 미도, 라도, 해밀턴 등 스와치 그룹 내 미들 레인지 브랜드들에 공급되어 범용 칼리버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한 바 있는데요. 기본 쓰리 핸즈 데이트 외 데이-데이트(C07.641), GMT(C07.661), 파워리저브(C07.671), 스켈레톤(C07.631), 최근에는 Si, 즉 실리콘 헤어스프링을 적용하고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기관(COSC) 인증을 받은 버전(C07.821 Based)까지 제법 다양한 칼리버 패밀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겠지만 ETA 에보슈는 특별하진 않지만 세월에 의해 충분히 검증된 안정성과 수리 및 유지 보수의 간편함이 큰 장점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적합하도록 파워리저브를 80시간까지 늘림으로써 동 가격대에서 ETA 최신 에보슈에 견줄 만한 대항마는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TA와 니바록스의 엄청난 생산 능력을 감안할 때 스와치 그룹 산하 중저가 브랜드들은 분명 축복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계의 조작은 간편합니다. 1단에서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두 데이트 디스크가 양쪽으로 펼쳐지듯 변경됩니다. 분의 앞자리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뒷자리만 바뀌는 랑에 운트 죄네의 시계와 굳이 비교하자면, 미도의 빅 데이트는 분의 앞자리가 같아도(일례로 13에서 14분으로 바뀔 때도) 두 개의 디스크가 동시에 움직입니다. 대신 앞 자리가 실수로 변경되지 않도록 데이트 휠 한쪽에 캠과 함께 이를 튕겨주는 스프링 부품이 세트로 추가된 것을 어림할 수 있습니다(그래서 앞자리 디스크가 변경되지 않아야 할 때는 살짝 움직였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식). 여느 ETA 칼리버와 마찬가지로 날짜는 크라운으로 개별 조정은 물론 2단에서 시간 조정시 함께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2단으로 크라운을 뽑았을 때 당연히 핵기능(스톱 세컨드)도 지원! 시스루 형태의 케이스백을 통해 엘라보레(Elaboré)급 에보슈를 바탕으로 제네바 스트라이프 데코 처리한 로터에 미도 로고와 칼리버 80 등을 프린트한 무브먼트의 작동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케이스 방수 사양은 50m.

올해 출시된 커맨더 빅 데이트 라인에서 유일하게 안트라사이트 다이얼을 적용한 해당 모델(Ref. M021.626.11.061.00)은 스틸 케이스에 스틸 브레이슬릿 형태로만 선보입니다. 다른 실버 다이얼 버전은 일반 스틸 버전(Ref. M021.626.11.031.00) 외 케이스 일부를 골드 도금 처리한 투톤 케이스에 투톤 브레이슬릿 형태(Ref. M021.626.22.031.00)로도 선보이며, 로즈 PVD 스틸 케이스 & 블랙 다이얼 버전(Ref. M021.626.36.051.00)은 가죽 스트랩으로만 선보이는 것과도 차이가 있습니다.


앞서 케이스 피니싱을 언급하며 강조했듯 스틸 브레이슬릿의 피니싱 상태 또한 인상적인 수준입니다. 새틴 브러시드 처리한 비중이 높은 브레이슬릿은 전체적으로 세심하게 가공되었으며, 푸시 버튼 형태의 양쪽으로 열리는 클라스프(일명 버터플라이 폴딩 클라스프) 역시 사용이 간편하고 상단면의 디테일한 인그레이빙 처리 또한 시선을 끕니다. 한쪽에는 미도를, 다른 한쪽에는 커맨더 영문을 인그레이빙해 착용시 두 문구가 평행으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리뷰를 통해 집중적으로 살펴본 커맨더 빅 데이트 안트라사이트 다이얼 버전(Ref. M021.626.11.061.00)의 국내 출시 가격은 121만 원으로, 현재 전국 미도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합리적인 가격대에 심플하면서도 개성적인 디자인의 브레이슬릿 워치를 찾는 분이 있다면 커맨더 빅 데이트가 마침 적절한 대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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