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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게임? "부부 사이 좋으면 함께 게임 만들면 안 된다"

조회수 2019. 9. 19. 17: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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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탑3 개발자가 전하는 진솔한 이야기

강남구 대치동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11번째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가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탑 3에 든 게임의 개발자인 반지하 게임즈의 이유원 대표, 스튜디오 냅의 박성필 대표, 그리고 핸드메이드 게임의 김종화 대표가 참석했다.

 

세 명의 개발자는 각각 '투잡', '육아', '15년 장기개발'이라는 키워드로 소개됐다. 이유원 대표는 로스쿨을 다니며 학업과 게임 개발을 병행하고 있고, 박성필 대표는 부부가 함께 육아와 개발을 하고 있다. 또 김종화 대표는 15년째 <룸즈> 시리즈를 이끌고 있다.

 

▲ 왼쪽부터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 박성필 스튜디오 냅 대표, 김종화 핸드메이드게임 대표

이번 행사는 사전에 준비된 질문에 모두가 대답하는 패널 토크 및, 참석자 및 미디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유로운 질의응답 순서로 진행되었다.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되기 전에 이형원 구글플레이 사업개발팀 수석부장이 먼저 인사말에 나섰다.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2019 심사위원단이기도 했던 그는 "인디 게임의 독창성을 보며 감동했고, 이런 개발사와 일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라며 개발자들을 환영했다. 또 많은 인디 게임 개발사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이런 인디 게임 개발사를 돕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고 있고 더 만들 것이라고 말하며, "인디 게임 개발사에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 소개중인 이형원 구글플레이 사업개발팀 수석부장

 

# 구글플레이 인디 페스트벌 탑3는 어떤 게임?

 

올해 구글플레이 인디 페스티벌 탑3에는 반지하게임즈의 <서울 2033: 후원자>, 스튜디오 냅의 <카툰 크래프트>, 그리고 핸드메이드 게임의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이 선정됐다. 선정된 세 게임 모두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게임 자체 완성도가 높아 호평을 받았다.

<서울 2033: 후원자>는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살아남는 생존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이다. 보드게임과 텍스트 워드 게임 특징이 잘 녹아있는 독특한 스토리 구조가 특징이다. 또 책을 읽는 듯한 UI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크린 리더/ 보이스오버 접근성도 눈에 띈다.

게임을 개발한 반지하게임즈는 고등학교 친구 세 명이 기획, 개발, 디자인을 각각 맡아 토요일마다 모여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모토는 '아류로 성공하느니 오리지날로 망하자'. 

▲ <서울 2033: 후원자>는 책처럼 보이지만, 부담없는 게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다.

<카툰 크래프트>는 PC 게임에서 볼 수 있는 복잡한 컨트롤을 모바일로 옮긴 실시간 전략(RTS) 게임이다. 특수 스킬을 줄이고, 전투병 종류를 줄여 유저가 컨트롤에만 집중 할 수 있는 점이 큰 특징이다. RTS답게 드래그 방식의 유닛 선택도 할 수 있다.

부부가 개발하며, 아이가 낮잠 잘 때만 개발한다는 의미를 가진 개발사 스튜디오 냅은 업무보다 건강과 행복을 우선시한다. 또 유저들과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소통으로 게임을 운영하고 있다.

▲ 과거  RTS 게임의 축소판으로 느껴지는 <카툰 크래프트>. 캐릭터들도 귀엽다. BGM까지 모두 부부 개발자가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은 <룸즈> 시리즈의 모바일 버전이다. 그림 퍼즐과 플랫포머 게임에서 착안한 독특한 퍼즐 게임이다. 움직이는 방들로 이루어진 기괴한 저택에서 사물을 적절히 사용해 탈출해야 한다.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을 만든 핸드메이드 게임은 김종화 대표가 개발, 기획까지 하는 1인 개발사이다. 독립, 실험, 장인 정신을 고집하며, 모토는 '수공예품처럼 전 세계 하나밖에 없는 재미를 주는 게임을 만든다'. 

 

▲ 계속 움직이는 방에서 단서를 찾는 일종의 방탈출 게임인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 난이도가 제법 된다.

 

#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수상이 큰 도움됐다"

 

패널 토크는 진행자가 준비한 공통 질문에 대해 3명의 개발자 모두가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개발자들은 입을 모아 구글 플레이의 지원이 실질적인 도움이 됐고, 확실한 변화가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이하는 패널 토크 전문이다. 

 

 

진행자: 개발사 구성 계기가 어떻게 되나?

 

이유원 대표(이하 이유원): 어린 시절부터 플래시 게임 제작에 관심이 많았다. 고등학생 시절에도 만들었다. 언어를 매개체로 나만의 세상을 표현해보자고 생각하며 시작됐다. 또 텍스트를 중심으로 해서 개발 경험이 적은 우리도 도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박성필 대표(이하 박성필): 아내와 제가 공통적으로 했던 게임인 <워크래프트 2>의 모바일 버전을 만들어보자고 말하며 시작됐다.

 

김종화 대표(이하 김종화): 이번 게임은 <룸즈>의 리마스터 버전이다. <룸즈>의 첫 버전은 대학교 시절 유고슬라비아 애니메이션 '익사이팅 러브 스토리'에서 감명을 받고 시작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방을 옮기며 탈출하는 게임을 제작했다.

 

 

▲ 좌측부터 이유원 대표, 박성필 대표, 김종화 대표 (출처 : 구글플레이 제공)

 

 

각자의 키워드인 '투잡', '육아', '15년 장기개발'을 중심으로 개발 환경을 솔직하게 말해 달라.

 

이유원: 로스쿨 재학하며 게임을 제작하고 있다. 현재 게임사가 법인의 형태도 아니고, 게임 기획과 로스쿨 학업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저는 두 가지 모두 제 일이라 생각하고 병행하고 있다.

 

박성필: 우리 게임사 이름 자체가 아기가 낮잠 잘 때 개발한다는 의미다. 집에서 아기를 돌보다가 게임을 개발한다. 아내가 아트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에 탑3에 들면서 이런 개발 환경에 대한 불안감이 많이 사라졌다.

 

김종화: 가늘고 길게 오래 만들었다. 회사, 아르바이트, 국방의 의무와 개발을 병행하며, 짬짬이 시간 내어 만든 게 <룸즈> 시리즈다. 학교 다닐 때는 후배와 숙박하면서, 유학 가서는 다른 회사와 원격으로 협업하며 만들었고, 잘 안될 때는 다른 일을 하면서 다른 동료와 작업을 했다. 계속 끊어질 듯 안 끊어질 듯 진행했다.

 

 

자신들의 게임의 매력 포인트는?

 

박성필: 게임이 RTS라는 점이다. PC게임과 같은 분주한 컨트롤을 모바일에서 해보면 안 될까는 생각으로 개발한 게임이다. 모바일의 편의성보다는 PC게임의 분주한 컨트롤을 <카툰 크래프트>의 매력으로 잡았다.

 

김종화: <룸즈>는 그림 퍼즐에서 착안한 동화 풍의 이야기가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단순히 퍼즐을 푸는 게 아니라, 왜 퍼즐을 푸는 이유도 세계관을 통해 강조했다. 게임 플레이, 아트, 음악 역시 잘 어우러져 있다고 생각한다. 

 

이유원: <서울 2033: 후원자>는 서울이라는 접근하기 편한 생동감 있는 소재가 가장 큰 매력이다. 또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테마 역시 기존 게이머나 문학 마니아 층에 익숙한 장르였고, 덕분에 접근하기 쉬웠다고 생각한다.

 

 

<서울 2033: 후원자>에는 스크린리더/ 보이스오버 기능이 있다. 설명해 달라.

 

이유원:​ 장애인 접근성을 처음부터 생각한 것은 아니다. 시각장애인 유저에게 피드백을 받고, 스크린리더로 해결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는 스크린리더를 통해 시각장애인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관련된 이슈가 또 생긴다면 적극적으로 해결할 생각이다.

 

▲ 설명 중인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에서 탑 3에 들 것이라고 생각했나? 그리고 이를 위해서 특별하게 준비한 점이 있나?

 

김종화: 탑3보다는 탑10에 들어서 발표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막상 발표하게 되니 발표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지 고민이 컸다. <룸즈>가 무료로 나왔다가 망한 흑역사가 있는데, 안 할 수는 없지만 하면 푸념하는 것 같을까 걱정됐다. 다행히 구글 플레이 지원으로 진행한 발표 컨설팅에서 게임 분위기가 장점이니 이를 어필하라는 의견을 받았고, 실제 발표도 그렇게 진행했다.

 

박성필: 탑3에 큰 욕심이 없었지만, 발표는 하고 싶었다. 그리고 발표 대상자로 선정되고 나서는 발표에만 집중했다.

 

이유원: 처음에는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을 몰랐다. 우연한 기회에 신청했다. 수상보다는 홍보나 마케팅 측면에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서 신청했는데, 탑3는 물론 인기상까지 받게 되어 무척 기뻤다. 

 

 

인디 게임 개발 힘든 게 많지 않나? 어떻게 극복했나?

 

박성필: 아직 극복 못 했다. 다른 개발사도 고민하겠지만, 수익이 가장 큰 고민이다. 

 

이유원: <서울 2033: 후원자> 게임 자체가 독특한 포맷이다. 글씨가 많다는 피드백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차라리 책 같은 느낌을 강화했다. 디자이너가 많이 고생했다. 출시하고 나서 책 읽는 느낌이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적받던 단점을 오히려 게임의 매력으로 승화했다.

 

김종화: 게임을 오래 만들다 보니, 멘탈 관리가 특히 힘들었다. 자신의 대표작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것만으로 기억되는 일은 유쾌한 일만은 아니다. 이 게임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게임의 가능성을 알기에 더 많은 사람이 <룸즈>를 즐겨주길 바라면서 만들었다. 지금도 스테디셀러가 될 수 있는 게임이라고도 생각한다.

 

▲ 오랜 개발 경험을 가진 '베테랑' 김종화 핸드메이드게임 대표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이 직접적으로 어떻게 도움이 됐나? 

 

이유원: 신규 다운로드가 4,500건 정도가 증가했다. 유료 애플리케이션 기준으로는 큰 의미가 있다. 또 구글 플레이 메인에 꾸준히 노출되면서 개발사에 대한 홍보 자체도 도움이 됐다. 규모가 작은 개발사에는 홍보가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 구글에서 지원해준 크리에이터 협업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서울 2033: 후원자>를 알릴 수 있었다. 

 

본업이 개발이 아니라, 주위에 개발자나 전문 개발 인력이 없었는데 이번에 수상하면서 네트워킹에도 큰 도움이 됐다. 개발자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개발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며 큰 동기 부여가 됐다.

 

김종화: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 가격은 4.99달러다. 유료 게임치고는 비싼 편이다. 탑 3에 들고 나서 전 세계 통틀어 2만 다운로드 정도 나왔다. 구글 플레이 인스턴트 앱 덕분에 구매 전 데모 버전 플레이 가능한 것 역시 큰 도움이 됐다.

 

박성필: <카툰 크래프트>도 순위가 올랐다. 하루 100건 정도고 최대 400건 정도 다운로드가 있다. 구글 플레이에서 피처드 되고,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에서 알게 된 언론사에서도 홍보를 많이 해줘서 큰 도움이 됐다.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도중 받은 피드백 중 기억이 남는 것이 있다면?

 

이유원: 실제 유저를 만날 기회가 많지 않다. 대신 구글 플레이 댓글로만 확인했다. 다운로드 수가 증가하더라도 숫자로만 접해서 오히려 스트레스 요인이 되기도 했다.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에서 우리를 만나기 위해서 페스티벌에 왔다는 유저나, 부스에 찾아와 게임이 재밌다고 이야기해 주는 것이 많이 행복했다. 덕분에 게임 제작 스트레스도 덜었고, 더 큰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다.

 

김종화: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에 준비하고 게임을 출시하며, <룸즈>를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그분들이 "게임이 재밌게 했는데, 갑자기 사라져서 아쉬웠다", "게임 이름을 몰라서 못 찾고 있었다", "그때는 중학생이었는데 지금은 대학생이다", "반갑다" 등 따뜻하게 말해줘서 큰 감동이 밀려왔다. 그분들에게서 힘을 많이 받았다.

 

박성필: 수상하며 찍었던 사진이 기억이 남는다.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2018을 보고 미리 계획한 사진이다. 다른 기자님이 잘 찍어줘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피드백은 스토리를 더 추가하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또 초등학생 유저가 치명적인 버그를 만드는 점을 피드백 줘서 막은 기억도 있다. 크레파스로 그린 팬아트도 기억난다.

 

 

▲ 개발자들에게 큰 기회가 됐던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앞으로의 글로벌 진출 계획은?

 

김종화: 번역은 8개국 완료됐다. 전체 매출 중 60%가 해외에서 나온다. 해외 리뷰 사이트에서 계속 소개되고 있다. 구글이 계속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성필: 행사 전까지는 러시아에서 50% 정도 매출이 나왔다. 이제는 한국에서 50% 이상 나오고 있다. 번역은 많은 유저분이 무상으로 해줬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차기작 준비는 어떤가?

 

박성필: 차기작을 개발해야 했는데,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탑3에 선정되고 되면서 많은 국내  유저들이 더 많은 콘텐츠를 원하고 있다. 그래서 차기작을 미루고. <카툰 크래프트> 콘텐츠 업데이트에 주력 중이다.

 

김종화: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 이전부터 새로운 게임을 기획 중이었다. 제가 키우던 개가 3년 전에 죽었다. 그래서 게임에서 개가 되어 견생을 살아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개의 감정을 게임을 통해서 전달할 수 있는 스토리 기반 어드벤쳐 게임을 기획 중이다.

 

이요원: <서울 2033: 후원자>와 관련된 확장팩이나 큰 업데이트를 생각 중이다. 이미 같은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프리퀄 버전이 나왔다. 이 외에도 반지하게임즈다운 독특한 소재와 B급 감성이 넘치는 게임들이 준비 중이고 곧 선보일 것이다. 대중성이나 상업성이 아닌 반지하 게임즈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 "부부 개발자? 일단 말린다" "저는 부러웠다"  

 

구글 플레이에서 준비한 패널 토크 이후에는 자유로운 질의응답이 오갔다. 개발자들은 자신들의 상황과 의견을 솔직하게 전하며, 자신들의 게임에 대한 애정과 수많은 인디 게임에 대한 가치관을 드러냈다. 이하는 질의응답 전문이다. 

 

모두 유료게임이다. 유료게임으로 출시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검토한 것이 어떤 것인가?

 

김종화: 많은 유저가 유료게임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을 있는 것은 알지만, 다른 수익화 전략을 생각하진 않았다. 순수 유료게임으로 준비했다. 데모 플레이가 가능한 인스턴트 앱 역시 겨우 구현했다. 

 

이유원: <서울 2033: 후원자>는 무료 버전으로 먼저 출시되고 나서, 유저들이 먼저 유료버전 출시하라고 했다. 그래서 추가 요소와 보너스 능력이 포함된 유료 버전을 출시했다.

 

박성필: 육아 중이라 일을 못 하고 있지만, 작은 콘텐츠라도 만들어 유료로 팔려고 하고 있다. 인앱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 즐길 콘텐츠도 넣고, 구입할 수 있는 부분도 더 넣어 수익화를 강화할 생각이다.

 

▲ 많은 유저들은 유료 모바일 게임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하지만 가격은 다른 게임에 비해 저렴한 편인 것이 사실이다.

 

개발 자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일이다. 부부가 같이 개발하면 의견 차이가 날 때 어떻게 해결하나?

 

박성필: 해결이라기보다는 엎드리면 된다. 모든 의견을 수용하면 된다. 다 받아들인다. 게임을 이렇게 만들고 싶고, 저렇게 연출되면 좋겠다고 생각해도 수용해야 한다. 다 오케이 해야 한다. 그러면 갈등이 사라진다. 그렇게 나온 게 <카툰 크래프트>다.

 

 

구독형 게임 서비스가 뜨고 있다. 이런 서비스에 대한 계획 있나? 또 유료 시장에 영향이 있을까?

 

박성필: (반지하게임즈 이유원 대표를 보며) <서울 2033: 후원자>가 책 같다는 평이 많아서 구독형 게임 서비스에 어울리는 것 같다. 구독형 게임 서비스 자체는 계속 모니터링은 하고 있다. 게임 내에선 구독형 인앱상품 역시 생각이 있다.

 

이유원: 구독형 게임 서비스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서울 2033: 후원자>의 콘텐츠가 업데이트되기 위해서는 구독형 모델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은 한다.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김종화: 불러주시면 들어가고 싶다. 구독형 게임 서비스를 통해 게임사에 얼마나 수익이 날지도 궁금하다. 최근 유료 시장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유저들이 거부감없이 게임을 즐길 창구가 많아지는 것은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제가 개발하는 다음 게임은 구독형 게임 서비스에 포함되면 좋겠다.

 

 

독특한 인적 구성이다. 투잡, 부부 또는 혼자 개발하고 있다. 벤치마킹하려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박성필: 만류하고 싶다. 절대 말리고 싶다. 부부 사이가 좋으면 같이 게임 만들면 안 된다. 저는 바짝 엎드렸지만, 그렇지 않으면 많이 싸운다. 수익 면에서도 그렇게 좋진 않다. 잘된 케이스가 있긴 하지만, 안 된 케이스가 많다. 100이면 99는 말릴 것이다.

 

김종화: 저는 부부 개발자가 부럽다고 생각했다. 저도 늘 혼자 만들지는 않는다. 협업하거나 직원을 고용하기도 한다. 다른 일도 가끔 하면서 게임을 만들고 있다. 전업 작가가 거의 전멸했다. 제 주위를 보면 게임 개발자들도 비슷하게 되는 것 같다. 먹고 사는 것이 게임에 달려있다면, 오히려 자기가 원하는 게임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다른 안정적인 수익이 있을 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이유원: 아직 경험이 많지 않아 조심스럽지만,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해도 게임은 잘 만들 자신이 있다. 학업과 개발이라는 두 가지 일 때문에 힘들어도 모두 제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할 수 있다. 이런 자신감이 있는 사람에겐 추천한다.

 

▲ 가장 솔직(?)했던 스튜디오 냅의 박성필 대표.

  

다른 플랫폼도 생각 있나?

 

김종화: 다른 플랫폼에도 누구나 다 들어가니까 오히려 노출이 안 될 수 있다. 안 할 이유는 없지만, 잘 들어가야 한다. 어느 정도 게임이 알려진다면 다른 플랫폼도 긍정적으로 준비할 것이다.

 

박성필: 예전에는 PC 버전을 고려했다. 지금은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PC 게임을 할 시간도 생각도 없다. 모바일 환경만 접할 수 있어, 지금은 모바일 플랫폼에만 집중한다. 많이들 그럴 것이다. PC에서 게임을 하며 컸지만, 지금은 모바일 환경에서 더 많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유원: 게임 플랫폼 다양해진 것은 유저들에게 원하는 방식대로 즐길 수 있는 장점이다. 개발사에도 기회다. 만들고 싶은 게임을 적합한 플랫폼으로 만들 수 있다. 소재를 보고 판단하고 플랫폼을 결정할 것이다.

 

 

왜 인디게임을 하는가?

 

이유원: 저는 어릴 때부터 소재나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에서 큰 즐거움을 느꼈다. 사업적인 마인드가 아니다. 게임이 주는 즐거움을 다른 사람들도 느끼게 하고 싶다면 많은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박성필: 동의한다. 이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이 있다. 만들고 싶고, 또 내가 만든 것을 자랑하고 싶은 사람들. 이걸 즐기는 사람들이 해야 한다. 월급 받는 일이나 눈치 받는 게 싫다고 인디 게임을 하려는 사람은 말리고 싶다. 자기 것을 만들어서 자랑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에게는 인디 게임을 꼭 만들라고 추천하고 싶다.

 

김종화: 공감한다. 다만 "인디 게임을 만들고 싶다"라면 다시 생각해라. 인디게임의 정의는 없다. 인디 게임을 만드는 게 아니라 게임을 독립적으로 만들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독립적으로 게임을 만들려면 내 생각이 있고, 기존 게임사에서는 만들 수 없을 때, 회사 나와서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것이다. 그런 것이 인디 게임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 그곳에 초점을 맞추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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