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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C 2019] "게임을 잘 만든다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게 끝일까?"

조회수 2019. 9. 9. 11: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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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건 조직위원장과 이득우 사무국장에게 들어본 BIC 개최 이유와 걸어가고자 하는 길

국내 최대 인디 게임 축제 BIC(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가 부산시 동구에서 한창이다. BIC는 지난해까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개최했지만, 올해는 3,300평 규모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 센터로 장소를 옮겼다. 여기에 작년 대비 전시 접수가 15% 증가, 어워드 신설 등으로 몸집이 커진 모양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인디 게임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BIC는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갈까? 이에 대한 답을 듣고자 서태건 BIC 조직위원장과 이득우 BIC 사무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디스이즈게임 박준영 기자


​왼쪽부터 이득우 BIC 사무국장, 서태건 BIC 조직위원장

BIC가 올해로 5회를 맞았다. 올해는 행사장이 달라진 건 물론, 새로운 상(어워드)이 생기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듯한 느낌이다.

 

서태건 위원장: 확실히 그렇다. 사실 BIC가 5년 차를 맞았다는 게 상당히 의미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일부 행사들은 1~2년 정도 하다가 없어지곤 하는데, BIC는 5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행사 자체가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BIC는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서 만들어가는 행사다 보니 하나의 '생명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날이 갈수록 진화는 물론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듯하다.

 

이득우 사무국장: 생명체라는 말에 동의한다. BIC는 1~2명이 만드는 행사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가는 행사라고 생각한다. 사단법인인 BIC 조직위원회는 40명 정도 인원이 일하고 있는데, 본래 저마다의 직업이 있음에도 행사 준비를 위해 열심히 참여해주고 있다. 이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울러, 인디 게임을 찾는 유저 풀도 늘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어워드 항목 중 '루키 부문'이 신설됐다. 이를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이득우: 그간 열린 BIC를 봤을 때 젊은 개발자들이나 젊은 유저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걸 체감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인디 게임의 기본 뿌리라 할 수 있는 학생 개발자들을 위한 행사가 그리 많지 않다. 때문에 이들을 위해 개발 장려, 또래 개발자 간 소통, 격려 차원에서 어워드를 신설하게 됐다. 향후 10년 뒤에는 이들이 게임 산업 중간 역할을 하는 개발자들이 됐으면 한다.

 

서태건: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게임 동아리도 많았고 개발 활동도 활발했다. 당시와 비교해 지금은 게임 학과를 비롯해 배울 수 있는 장은 많아졌지만, 게임 개발을 취미로 하는 인구는 줄어들었다고 생각한다. 게임 산업 생태계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보다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참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를 BIC가 시작하고자 루키 부문을 신설하게 됐다.

 

 

신규 어워드가 생기면서 심사 기준에 대한 내용 역시 늘어나거나 구체화 된 부분이 있을거라 생각된다. 적년과 달리 올해 심사에서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득우: 앞서 열린 컨퍼런스를 통해서도 말했지만, 심사위원들이 평가하는 항목 자체를 대폭 늘렸으며 내용도 세분화해 이른바 '정성수치의 정량화'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심사뿐 아니라 내부 시스템 개선도 이뤄졌으며, 올해는 출품부터 전시까지 한 시스템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스마트 스탬프 시스템을 통해 유저들이 어떤 부스에 방문했는지를 체크, 이에 대한 피드백을 개발자들에게 전해준다. 내년에는 유저 피드백도 포함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확대하고자 한다.

 

※ 관련 기사

[BIC 2019] 기성세대의 잘못된 고정관념과 인디게임의 필요성 


 

심사에 있어 정량과 정성을 모두 체크해야 하다 보니 수치화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된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가?

 

이득우: 사실 BIC에 출품되는 게임은 수도 많고 저마다의 특징이 뚜렷하다. 때문에 게임을 나눠 '이 게임은 메커니즘이 어떻고, 기획, 비주얼, 서사 등에 몇 점'이라 하는 건 어려운 부분이다. 해외에서도 이에 대한 뚜렷한 답이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보다 정확한 심사를 위해 평가 항목과 내용을 늘리고 세밀화했으며, 평가자 역시 다양한 사람들을 섭외했다. 이렇게 모인 심사 결과가 약 5,000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발작과 수상작에 있어 많은 사람이 공감할 거라 생각한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바라는 BIC의 미래 모습은 무엇인가?

 

이득우: 사실 요즘 들어 국내 게임계는 대형 개발사가 신작을 접었다는 소식이 들리는 등 뒤숭숭하다. 이런 소식에도 불구하고 BIC는 게임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유저와 개발자들이 함께하는 '독특한 행사'가 됐으면 한다. 더불어, 행사가 이어지면서 자본이라는 정량 평가에 구애받지 않고 창작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인디만의 고유 아이피가 생겨났으면 하고, 퍼블리셔들과의 파트너십도 널리 퍼지면서 '화수분' 같은 행사가 됐으면 한다.

 

서태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여러 형태 게임 행사가 있다. BIC는 특정 수치를 목표로 양적 성장을 추구하기보다는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명예롭고 권위 있는 행사'가 됐으면 한다. 여기서 말하는 권위는 들었을 때 거부감이 느껴지는 단어가 아니다. 다시 말하자면, BIC에 게임을 출품하는 일, BIC 전시작으로 선정되는 일은 물론 나아가 어워드 수상작이 되는 일까지 BIC와 함께 하는 모든 일이 영광스럽고 명예로웠으면 한다. 

 

 

앞으로 BIC에 어떤 게임이 등장했으면 하는가?

 

이득우: 특별히 '어떤 게임이 등장했으면 한다'라는 건 없다. BIC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며 세대별로 좋아하는 장르와 감성을 자극하는 게임이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즉, 행사 자체가 게이머들에게 영감을 주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서태건: 인디 게임이 지닌 속성 중 '다양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한다. 때문에 창의적인 게임들이 소개됐으면 한다. 내가 만들고 싶어 만들어 본 인디 정신 담긴 게임이 BIC를 통해 활성화됐으면 한다. 그리고 처음부터 '돈이 되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개발자보다는 내가 좋아해서 만든 게임이 돈이 되는 일이 늘어났으면 한다.

 

게임의 다양성 하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든 만큼 게임에도 다양한 기술이 접목될 거라 생각한다.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인디 게임 역시 이에 최적화된 형태로 나타나지 않을까? 가상현실, 홀로그램, 블록체인, 인공지능, 나아가 드론까지 말이다. 인디 게임이라면 이 속에서도 재미를 찾을 수 있을거라고 본다.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인디 게임 생태계가 지속하기 위해서는 '팔리는 게임'이 나와야 한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서태건: 게임 업계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게임을 잘 만든다'는 개발 능력은 사업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게 사실이지만, 이게 곧 전부가 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라도 이를 제대로 노출하고 많은 사람이 즐기게 할 수 있게끔 전략을 고민해야 하며, 이는 개발자 중심 조직에서는 약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부분에 있어 BIC는 행사를 통해 개발자들이 퍼블리셔나 멘토, 커뮤니티를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있고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는 않더라도 이런 방법으로 개발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게임을 잘 만들었다고 해서 그게 끝은 아니다.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BIC가 어떤 포지션을 취했으면 하는가?

 

이득우: 유니크한 행사가 됐으면 한다. 외국인 개발자들이 한국에 오면 놀라는 부분이 있는데, 한국 게이머들은 게임을 잘하는 건 물론이고, 게임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예절과 근성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에서 게임을 전시하면 진지하게 피드백을 전하는 사람들도 있어 놀란다. 이처럼 전시하는 사람도 관람하는 사람도 서로에게 의미 있는 유니크한 행사가 됐으면 한다.

 

 

BIC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개발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조직위원회에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서태건: '참여'다. 모든 일에 참여가 있어야 연계도 있다고 생각한다. 인디 게임과 관련된 해외 조직들과 제휴하는 이유도 이들을 통해 게임을 알릴 수 있는 하나의 창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파트너들의 참여가 있으면 한다.

 

 

BIC 2019와 관련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가?

 

서태건: 인디 개발자들이 이제 제 역할을 해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게임 시장은 고속 성장기를 보냈는데,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만들기만 하면 팔리고 수출도 되는 시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좋은 것을 잘 만들어야'한다. 유저들이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성'을 요구하는 시대가 되고 있고, 게임 시장에서는 이 역할을 인디 게임이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게임 업계가 힘들고 어려운 환경에 있다고 하더라도 게임은 우리가 앞으로도 계속 즐기는 놀이 문화이기 때문에 지치지 말고 좋아하는 게임을 계속 만들었으면 한다.

 

이득우: 개발자들에 관해 이야기했으니 나는 방문객들에게 말하고자 한다. 게임 행사를 가더라도 관람객이 개발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행사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BIC는 관람객이 개발자를 직접 만날 수 있고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개발자들과 더욱 소통해줬으면 하고 인디 게임을 사랑해주고 용기를 줬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가?

 

서태건: 인디 게임과 관련해 국내에서 정부 사업이나 행사 등이 많아지고 있고 이는 바람직한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인들이 각자의 사업은 물론이고 협업할 때는 힘을 모아 인디 산업이 생태계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이득우: 내년에도 학생 개발자들(루키) 부문을 강화할 생각이다. BIC가 보다 젊은 행사가 됐으면 한다. 더불어, 개발자는 물론 관람객들이 앞으로도 많이 찾아와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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