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올랐지만, 이익은 없다? 한국 게임 주요 업체 2분기 성적표

조회수 2019. 8. 20. 14: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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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16곳 중 10곳 매출 올랐지만, 14곳 당기 순이익 감소하거나 적자

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의 2019년 2분기 성적표가 공개됐다.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지난 2019년 1분기보다도 더 어둡다.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찾은 1분기와 달리, 2분기는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제자리를 지키는 것도 힘겨워했다. 

매출 자체는 상승한 업체도 많다. 하지만 NHN과 데브시스터즈를 제외한 거의 모든 업체가 영업 이익과 당기 순이익은 더 감소하거나 적자를 기록했다. 전통적인 '게임 비수기' 2분기에 맞춰, 게임 업계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해 매출 상승을 꾀했지만 마케팅비도 증가하며 실속을 못 챙긴 것으로 분석된다.

 

# 나란히 영업이익 감소한 3N, 속사정은 다르다

 

3N(넷마블, 엔씨소프트, 넥슨)은 2분기에만 1조 4천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작년 같은 분기(2018년 2분기)에 비해 영업 이익과 당기 순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 회사마다 속사정은 조금씩 다르다. 


지난 해 같은 분기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이익이 감소한 곳은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2018년 2분기 대비 영업이익 -47%, 당기 순이익 -43%를 기록하며, 각각 영업 이익 332억 원, 당기 순이익 38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6월 초 출시한 <일곱 개의 대죄>가 매출은 일부만 반영됐지만, 마케팅 비용은 이미 계산되어 반영됐기 때문이다. 또 북미지역 스튜디오를 인수합병 하는 등 투자성 지출이 많은 것 또한 당장 2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일곱 개의 대죄> 매출이 온전히 반영되는 3분기 이후 성적이 기대되고 있지만, 해당 게임이 큰 매출에 비해 이익이 적은 유명 콘텐츠 IP 게임이라는 점이 또 다른 고민거리다. 따라서 넷마블은 장기적인 실적 개선을 위해서 <세븐나이츠 2>, <A3 리턴즈> 같은 자체 IP 게임의 흥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실적 발표에 따르면 자체 IP 게임들은 빨라야 4분기 서비스로 예정되어 있다. 결국 넷마블의 보릿고개는 극적인 반전 요소가 없다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 넷마블, '7'과의 기분좋은 인연이 이어질까?

 

4,108억 원의 매출(18년 2분기 대비 -6%)을 올린 엔씨소프트는 <아이온>과 <블레이드 앤 소울> 매출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고민이 커졌다. <리니지m>과 리마스터 업데이트를 진행한 <리니지>가 2,500억 원 넘게 벌어들이며 엔씨소프트의 매출을 견인했지만, 전체 매출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내 <리니지2M> 출시를 통해 반전을 꾀할 예정이다. 또 개발 중인 <아이온2>, <블레이드 앤 소울 2>를 통해 자사의 IP에 힘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해당 게임들의 매출은 2020년 이후에 집계될 것으로 보여, 남은 2019년에는 큰 상승을 기대하긴 힘들다.

 

▲ 리니지IP는 여전히 견고하다. 엔씨소프트의 강점이자 약점이다.

 

2019년 1분기 중국에서 <던전 앤 파이터>의 엄청난 매출덕분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넥슨의 입장에서 2분기 성적표는 미묘하다. 중국 매출이 약 200억 원 감소한 2257억 원을 기록했지만, 그만큼 한국에서 벌어들였기 때문이다. <피파온라인4>와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를 앞세운 넥슨은 국내에서만 2,056억 원 벌었다. 또 유럽 · 남미 ·​ 타 아시아 지역 매출이 70%나 상승(486억 원)하며 다양한 지역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상반기 크게 성공한 신작이 없어 아쉽다. <트라하>, <린: 더 라이트 브링어>가 기대만큼 성공하지 못한 것과 중국 내 <던전 앤 파이터> 매출 감소가 큰 고민거리가 되었다. 넥슨은 7월 중국에서 출시한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가 흥행에 성공했지만 <던전 앤 파이터>를 메울 만큼 아니라고 밝혔다.

 

 

# 장점 살려 고군분투 중인 펄어비스와 컴투스

 

펄어비스와 컴투스는 뚜렷한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각 회사가 잘하는 것을 통해 성장을 꾀하고 있다.

 

펄어비스는 국내 <검은 사막>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데 성공하며 분기 최대 매출(1,523억)을 기록했다. 특히 콘솔 게임 매출이 6개월 만에 2분기 매출의 11%를 차지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또 2018년 2분기에는 매출의 77%가 국내에서 나왔지만, 올해 2분기는 매출의 71%가 해외에서 나오며 해외 시장 연착륙마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매출 감소 자체는 아쉽지만, 직접 서비스를 통해 얻은 것이 많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작년 펄어비스가 인수한 CCP게임즈의 <이브 온라인>의 매출도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이 게임은 올 4분기 한글화도 앞두고 있어 매출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펄어비스는 <검은 사막> PS4 버전, <검은 사막 모바일> 글로벌 출시, 근접 배틀로얄 장르인 <섀도우 아레나> 등을 통해 검은사막IP 확장에도 열 올리고 있다. 여기에 베일에 감춰졌던 Project K, V 역시 연내 공개를 앞두고 있어, 2019년 하반기에도 벌써 청신호가 켜졌다.

 

▲ 펄어비스의 변화는 국내 게임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컴투스는 e스포츠를 통해 세계 시장을 노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서머너즈워> e스포츠가 안정적으로 개최되며, 향후 신규 유저층은 물론 복귀 유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번 2분기 컴투스의 매출의 80%는 해외 시장에 나왔고, 해외 시장에서만 매출 천억을 기록했다.

2019년 하반기에는 컴투스 효자 종목인 <컴투스프로야구2019​>와 <MLB9이닝스19>의 매출이 집계되며 어닝 서프라이즈까지도 기대된다. ​또 골프 게임 <버디크러시>, 방치형 RPG <드래곤스카이>, 스토리 RPG <워너비> 등 신작 라인업도 확실하다. 2020년에는 <서머너즈워: 백년전쟁>과 <서머너즈워 MMO>가 출시 예정되어 있어 e스포츠와 함께 서머너즈워IP에는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 성장 동력 찾기 위해 안간힘인 게임사, 해법은 있을까? 

 

2019년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인기 있는 IP를 가지고 있는 3N이나 펄어비스나 컴투스같이 탄탄한 IP를 보유한 회사들은 어느 정도 '버티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게임사는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며 긴 침체에 빠졌다. 3분기에 기대되는 반전이 없는 것이 반전이다. 

 

7월부터 기대되는 신작이나 인기 IP 기반 게임 출시도 거의 없었고, 3분기 끝인 9월까지 눈에 띄는 게임도 없다. 국내 게임에겐 중국 신규 판호마저 감감무소식이다. 부진을 벗어날 만한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

 


웹젠은 뮤IP가 힘을 잃으며, 해외 매출이 무려 40%나 감소했다. 연내 신작 출시도 불확실해 2019년 하반기 더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 네오위즈는 국내 보드게임 덕분에 매출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브라운더스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큰 매출을 올리지 못하며 차기 성장 동력에 대한 갈증을 해결하지 못했다. 

상반기 신작을 발표한 선데이토즈조이시티는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다. 선데이토즈는 디즈니IP 기반의 퍼즐 게임 <디즈니팝>이 예상보다 매출을 올리지 못하며 매출(189억 원)이 소폭 감소했다. 반면 <사무라이 쇼다운 M>은 출시 초기 큰 인기를 끌며 조이시티의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 하지만 힘이 떨어진 <사무라이 쇼다운 M>을 대체할 신규 게임이 없어 2019년 하반기에도 흑자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었다.

그나마  위메이드는 라이선스 매출(190억, 2018년 2분기 대비 22% 상승)이 크게 오르며 영업 이익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이 위안이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라이선스 계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연내 국내 출시되는 <미르4>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2019년 하반기에는 웃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중국 및 다양한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송이 워낙 많다. 이 결과에 따라 매출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위메이드의 불확실한 미래가 아쉬움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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