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넥슨이 게임 업계에 한 가장 큰 공헌, NDC 19를 마무리하며

조회수 2019. 4. 30. 15: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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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서비스) 강연 들으려고 왔어요. 평상시엔 이런 거 고민할 시간도 없거든요", "레이트레이싱 강연이요. 직접 만져본 사람들은 어떨지 궁금하더라고요" NDC 2019 행사장에서 만난 개발자에게 들은 얘기다. 

 

넥슨이 지난 26일, 13회 NDC를 마무리 지었다. 넥슨 사내 강연으로 시작된 NDC는 지난 2011년부터 대중, 즉 학생과 다른 회사 개발자들에게까지 문호를 열었다. 이에 따라 매회 강연 수는 100 단위로 커졌고, 연사들 또한 엔씨소프트·펍지 등 국내 개발사뿐만 아니라 해외 유명 개발사로까지 확대됐다. 2011년 이례 NDC를 거친 연사만 1,100여 명. 올해는 블리자드나 캡콤, 슈퍼셀 등의 회사도 참여했고, 참관객 또한 2만 명을 넘어섰다.

 

 

 

# 1.

 

일반적으로 한 '회사'가 다른 동종업계 종사자들에게 자신의 성공·실패 경험, 개발 노하우나 관련 기술 등을 공개하는 것은 찾아보기 힘든 예다. NDC 같은 규모는 더더욱 드물다. 

 

때문에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NDC를 '넥슨이 게임 업계에 하는 가장 큰 공헌'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이런 강연 자체를 보기 힘든 한국 게임계에서 NDC의 위치는 그만큼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자체적으로 사내 컨퍼런스를 여는 회사도 있고, KGC나 G-CON(지스타 컨퍼런스)과 같은 다른 개발자 컨퍼런스도 분명 존재한다.

 

그럼에도 NDC가 이런 평가를 받는 이유는 강연의 규모·질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행사 자체가 가진 높은 접근성 덕이다. 개발자 컨퍼런스의 수도 많지 않고 대부분 상업 컨퍼런스인 한국에서, 개발사 대부분이 모여있는 판교에서 열리는, (운만 있으면) 누구나 '무료'로 들을 수 있는 대형 컨퍼런스라는 것은 그 자체로 큰 메리트다. 설사 참관을 못해도 몇 달 뒤 모든 강연 영상이 인터넷에도 공개된다.

 

덕분에 샌프란시스코(GDC)나 부산(G-CON)에 가기 힘든 개발자, 여력이 안 돼 자신들이 쌓아온 것을 되돌아보기 힘든 개발사, 잦은 인력 이동으로 노하우가 잘 축적·공유되지 않는 회사, 혹은 막힌 벽을 어떻게 넘어야 할 지 고민하는 사람, 업계 초년생들에게 많은 영감을 줬다. 이를 통해 게임 업계에 크던 작던 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일부 사람들이 NDC를 '넥슨이 게임 업계에 하는 가장 큰 공헌'이라고 평하는 이유다. NDC가 대중에게 열린 2011년부터 계속….​ (물론 여기엔 넥슨 뿐만 아니라, 큰 대가 바라지 않고 좋은 정보를 잘 정리해 공개한 강연자들 덕도 크다) 

 

 

 

# 2.

 

이 오래된 칭찬을 다시 끄집어내는 이유는 올해 NDC가 어쩌면 마지막 NDC일지도 모른다는 공기 때문이다. 

 

현재 넥슨은 매각을 준비 중이다. 몇몇 업체가 예비 입찰을 신청했고 조만간 본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만약 넥슨의 주인이 바뀔 경우, 이런 공헌적 성격을 가진 행사 또한 다시 검토될 가능성이 크다. (NDC 덕에 넥슨 브랜드가 더 좋아졌다는 평도 있지만, 이런 득실 계산은 뭐가 기준이냐에 따라 결론이 다르다) 실제로 NDC에 참석한 일부 업계 종사자들은 이런 불안을 공유하고 있었다. 

 

"아는 사람끼린 농담 반, 진담 반 그런 얘기 하긴 하는데, 솔직히 농담으로 끝났으면 좋겠죠. 저처럼 작은 회사 다니는 사람은 이런 자리가 정말 귀하거든요" 현장에서 만난 한 참관객의 이야기다.

 

넥슨이 처음 NDC를 대중에게 열며 말한 것은 '공헌'이었다. 개발자 컨퍼런스가 수시로 열리며 개발자 간 지식 공유가 활발히 열리는 해외와 달리, 그렇지 못한 한국 게임계에 대한 (정상급 게임사로서의) 공헌과 책임감. 이런 넥슨의 움직임이 게임계에 실제로 어떤 변화를 줬는진 가늠할 수 없지만, 적어도 많은 업계 관계자들에겐 인정 받은 듯 하다. 2020년 NDC가 어떻게 변화할진 아직 알 수 없다. 

 

허나 그와 별개로 2010년대 초, NDC를 공개하기로 결심하고 지금까지 이어온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이왕이면 2020년에도 NDC가 지금과 같은 위치에 서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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