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프로야구 인기, 그런데 그 많던 야구 게임 신작은 어디 갔을까?
2019 한국 프로 야구 시즌이 3월 23일 개막했습니다. 이른 시작임에도 불구하고 약 11만 관중이 개막전을 찾았죠. 개막전 기준 역대 최다 관중 기록입니다.
이에 반해 야구 게임 시장은 유독 조용합니다. 인기는 여전하지만, 수많은 야구 게임들이 경쟁하던 2010년 초에 비해 신작이 뜸한 건 사실입니다. 야구 게임 시장이 그 당시에 비해 활력을 잃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때 야구 게임은 업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으며 '대세'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한국 프로 야구팀이 일본, 멕시코, 미국 등 강팀들을 줄줄이 제압한 어느 경기 하나가 야구 게임 붐의 시작이었죠. /디스이즈게임 김지현 기자
한국 야구 게임 시장과 한국 프로 야구(KBO) 리그는 둘 다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렸던 2006년도를 기점으로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대부분의 야구 게임들이 이 당시 등장했죠. PC에서는 넷마블의 <마구마구>와 네오위즈의 <슬러거>, 모바일에서는 <컴투스 프로야구>가 있겠네요. 게임빌의 <게임빌 프로야구> 역시 2006년부터 IP 기반을 견고히 했습니다.
야구 게임의 선두주자라 불리는 <슬러거>와 <마구마구>의 저력은 특히 어마어마했습니다. <슬러거>는 2008년 월 평균 20억 원, 연 매출 159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2009년에는 전년도 매출의 2배에 가까운 326억 원을 벌었죠.
<마구마구> 역시 2009년 200억 이상의 매출을 달성, 35억 원에 달하는 연간 계약금을 지불해 게임업계 최초로 KBO 리그 메인 스폰서로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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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흐름 때문에 게임 업계는 한국 야구 게임 시장이 KBO 리그와 나란히 성장하리라 예측했습니다. 많은 게임 개발사는 일제히 야구 게임을 만들었죠. <배틀그라운드>가 흥행하자 여기저기서 배틀로얄 장르 게임을 만든 것처럼 말이죠.
이를 증명하듯 KBO 리그는 2012년 관중 700만을 돌파하며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그런데 야구 게임 시장은 이와 반대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네오플과 2K스포츠가 공동 개발한 <프로야구 2K14>부터 <MVP 베이스볼 온라인>, <야구의 신>, <프로야구매니저 온라인>은 물론 야구 게임계 양대 산맥의 후속작 <마구 더 리얼>과 <진짜야구 슬러거 for kakao> 등 다수의 후속 주자들이 서비스를 종료했죠.
그리고 지금 한국 야구 게임 시장에는 <컴투스프로야구>, <이사만루>, <프로야구 H2> 등 존재감 있는 소수 강자 외에 새롭게 두각을 드러내는 작품이 없습니다. 경쟁작이 우르르 쏟아지던 과거와 달리 시장의 활력을 잃어가는 추세죠.
Q2. 그럼 왜 지금은 새로운 야구 게임이 안 나오나요?
앞에서 설명했듯 야구 게임은 '프로야구 시즌' 기간에 특히 유저가 몰립니다. 이 점은 야구 게임의 약점이면서 강점이라 볼 수 있습니다. 비시즌에는 상대적으로 유저가 적지만 시즌에는 확실히 유입되기 때문이죠.
실제로 리그 시즌에 맞춰 업데이트한 <컴투스프로야구2019>는 명확한 상승세가 보였습니다.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 60위권에서 4월 8일 기준 17위까지 올랐죠. <이사만루2019> 역시 앱스토어 매출 8위,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 25위에 등극했습니다.
또한 유저가 '불합리함'을 느낄 요소도 타 장르에 비해 적습니다. 대표적으로 캐릭터 패치를 꼽을 수 있는데요. 일반적인 MMORPG에서 밸런스 패치를 할 때, 유저는 내 캐릭터 성능이 떨어지거나 다른 캐릭터의 성능이 올랐을 때 패치에 부당함을 느끼며 이는 이탈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야구 게임의 패치는 기본적으로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됩니다. 그렇다 보니 특정 선수의 능력치가 대단히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실제 경기에서 그에 합당한 활약을 했다면 유저 반감이 적을 확률이 큽니다.
신작 야구 게임이 적은 이유,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새로운 야구 게임이 드문 이유
1. 비싼 라이선스비(+마켓 수수료)의 압박
2. 높은 난도의 엔진 구축
3. 타깃 유저가 다른 장르에 비해 적음
4. 프로야구 비시즌 기간의 유입 하락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만들어지는 이유
1. 프로야구 시즌 기간 동안의 명확한 유입 상승 (양날의 검)
2. 합리적인 밸런스 업데이트로 유저 반감 및 이탈이 타 장르보다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