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코네R, 오타쿠 게임의 흥행신화 새로 쓸 수 있을까?

조회수 2019. 4. 8. 15: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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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애니메이션 RPG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 무엇이 매력적일까?

# 프리코네R, 1주일째 순항중

 

일본 사이게임즈(Cygames)가 개발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RPG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이하 프리코네 R)이 출시 10일이 넘어가도록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28일 출시한 <프리코네 R>은 출시 나흘만인 4월 1일,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10위를 기록하며 TOP 10에 진입했다. 이후로도 계속해서 매출 순위 10~13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인기 순위 또한 3~4위를 유지하며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이 정도면 소위 ‘오타쿠 취향’의 미소녀 캐릭터 수집형 게임 중에서는 2019년 첫 번째 흥행 작품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스마트조이의 <라스트 오리진>이 처음이겠지만… 구글에서 벗어나 다른 링-원스토어-으로 옮겨간 작품이니 여기선 논외)  

<프리코네R>은 ‘오타쿠 취향의 2D 미소녀 캐릭터 수집형 게임’으로선 2019년 첫 번째 흥행작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사진은 4월 5일 오후 18시자 구글 플레이 게임 카테고리 매출 순위

# 압도적인 퀄리티의 2D 애니메이션 연출

 

일단 <프리코네R>의 흥행요인은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지만, 유저들로부터 가장 큰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은 역시나 오타쿠 감성을 자극하는, ‘애니메이션’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게임의 각종 연출을 꼽을 수 있다. 

 

사실 이 게임의 개발사인 사이게임즈는 <바하무트 - 배틀 오브 레전드>,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시리즈, <그랑블루 판타지> 등의 작품으로 이미 일본에서는 소위 ‘오타쿠 감성’을 다루는 데 있어서는 도가 틀 대로 튼 개발사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러한 사이게임즈의 노하우가 총집결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프리코네R>의 애니메이션 연출은 정말 ‘쩐다’.

# ‘일단은’ 누구나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

 

<프리코네R>의 게임 진행동선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스테이지 클리어 → 캐릭터 육성 → 높은 난이도 스테이지 도전’ 이라는 아주 간단하면서도 목적이 명확한 구성을 보여준다. 부차적으로 다른 콘텐츠도 많이 준비되어있지만, 결국 스테이지 클리어와 캐릭터 육성이 중심이기 때문에 목적이 명확하고, 누구나 손 쉽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게임의 전투 시스템 또한 쉽다. <프리코네 R>은 소위 소위 ‘도탑전기 류’ 방식의 전투 시스템을 선보이는데, 유저들은 그저 캐릭터들 5명만 뽑아서 배치만 하면 모든 게 자동으로 진행된다. 일종의 필살기인 ‘유니온 버스트’는 수동으로 타이밍을 잡을 수도 있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일단 게임 하는 것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수동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게임의 모든 전투는 자동 기반이고 플레이어가 개입할 요소도 적다. 그렇기에 초보자들 또한 그냥 안심하고(?) 전투가 시작되면 이를 보기만 해도 된다.

캐릭터의 육성 방식 또한 딱히 복잡한 것이 없다. 캐릭터 스탯을 어떤 식으로 배분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고, 좋은 장비를 얻기 위해 상자를 반복해서 수십 번 깐다거나, 어떤 캐릭터에게 어떤 장비를 맞춰줄지 고민한다는 등의 일은 일체 없다. <프리코네 R>의 각 캐릭터들은 착용할 수 있는 장비가 정해져 있으며, 해당 장비를 얻기 위한 아이템 파밍은 그저 해당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사냥하는 방식으로 간단하게 이루어진다.  

캐릭터 별로 어떤 장비를 얻으면 되는지, 그 아이템의 드랍 위치는 어디인지 메뉴에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게임 초반만의 이점일 수도 있지만, 게임이 플레이 초반부에는 온갖 방식으로 유료 재화인 ‘쥬얼’과 행동력인 ‘스태미너’를 물 퍼주듯 퍼주는 것 또한 초보자들이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게임은 굳이 하루에 오랜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없다. 하루에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행동력(스태미너)을 모두 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돈을 써서 행동력을 구매할 수는 있지만, 이 게임은 행동력을 많이 사면 살수록 구매하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비싸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권장되지 않는다. (게다가 행동력은 하루에 최대 30회만 구매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초반부를 제외하면, 소위 '게임에 인생을 갈아 넣을 일' 자체가 없다고 봐도 된다. 여로모로 초보자들이 적응하기에는 여건이 좋다. 

게임 초반에는 유료 재화로 행동력을 구매해도 큰 부담이 안되지만, 거듭해서 사면 살 수록 그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뛰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하루 단위로 리셋) 이 때문에 굳이 유료 재화로 행동력을 사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 하지만 ‘파고 들자면’ 은근히 깊이가 있는 콘텐츠

 

이렇듯 <프리코네 R>의 기본적인 진입장벽은 낮고, 라이트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이다. 이런 방식의 게임을 처음 하는 유저라고 해도, ‘뭐가 뭔 지 모르겠으면 일단 메인 스테이지 ㄱㄱ’ 만 해도 기본은 할 수 있을 정도로 적응하기 쉬운 편이다. 

 

게이머들은 그저 다양한 캐릭터들의 전투 연출과 각종 캐릭터/메인 시나리오 스토리를 아빠 미소로 감상하면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게임이 그저 단순하기만 하고, 깊이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일단 게임 초반부에는 아무 생각 없이 아무 캐릭터나 대충 배치하기만 해도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데 지장이 없다지만, “조금 더 효율적인” 캐릭터의 조합을 찾기 시작하면 전열/중열/후열 별 각 캐릭터들의 특성이나 스킬, 대미지 타입, 사거리 등등 고려해야 하는 요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전열/중열/후열로 타입이 정해져있지만, 사실 세부적으로 파고들어가자면 이것저것 따져야 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여기에 게임은 이런 방식의 게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파밍’ 콘텐츠가 탄탄하게 준비되어 있다. 일례로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몇몇 한정 캐릭터를 제외하면 모두 ‘메모리 피스’라는 아이템을 파밍해서 획득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메모리 피스의 파밍 방법이 곳곳에 준비되어 있어서, 이것 만으로도 유저들은 게임을 굉장히 오랜 기간 즐길 수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일부 한정 캐릭터들을 제외하면 3성(최고 등급) 캐릭터라고 해도 메모리 피스를 파밍해서 획득할 수 있다. 물론 획득하는 데 엄청나게 오랜 기간과 고난의 길이 필요하다는 것은 안 비밀.

# 오타쿠 감성 제대로 저격하는 스토리 콘텐츠

 

무엇보다 <프리코네 R>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스토리 콘텐츠다. 이 게임은 등장하는 히로인 별로 다양한 개별 스토리를 준비하고 있으며,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으로 이들을 하나하나 해금할 수 있다. 그런데 개별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높고, 또 재미도 있다. 소위 ‘오타쿠 감성’을 제대로 자극한다고 할까? 

 

한 가지 특이점은, 보통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에서는 주인공의 성별을 두리뭉실하게 언급하는데 반해, 이 게임은 대놓고 주인공을 ‘남성’으로 고정한다. 이로 인해 스토리 또한 각 히로인들과의 ‘연애’ 느낌을 (닭살 돋을 수준으로) 살리고 있어서 이런 쪽에 취향 저격인 사람들은 정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게임의 시나리오는 좀 ‘유치하다’ 싶을 정도로, 성인 오타쿠 취향 ‘남성’ 게이머들을 대놓고 저격해서 만들어졌다.
스토리 콘텐츠 볼륨이 꽤나 방대하다. 각 히로인 캐릭터 별로, 또 메인 시나리오나 서브 시나리오까지 합치면 어지간한 소설 1권 이상은 읽은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 제대로 만들어진 ‘오타쿠 취향’의 게임. 롱런할 수 있을까?

 

결국 <프리코네 R>의 장점과 단점은 아주 명확하다. 이 게임은 ‘오타쿠 취향’을 대놓고 저격해서 만들어진 게임이기 때문에, 서브컬처 문화에 익숙하거나, 하다못해 관대한 유저라면 정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굳이 하드코어하게 즐길 필요도 없기 때문에 하루에 게임에 시간을 많이 쏟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즐기기에도 괜찮다.  

누가 사이게임즈 아니랄까봐, 이 게임에 등장하는 성우진들 또한 일본 유명 성우들이 총출동했기 때문에, 이런 분야를 좋아하는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더욱 더 즐겁게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역으로 말해 이런 분야에 거부감이 심한 유저 (EX: 으으… 10덕)라면 애초에 적응이 어렵다. <프리코네 R>은 비슷한 류의 다른 게임들과 다르게 ‘오타쿠 저격’이 극대화된 작품이다. 

 

하다 못해 <소녀전선>은 “전 오타쿠가 아니지만 총기에 관심이 많으니 즐길 수 있습니다”로 변명(?)이 가능하고, <벽람항로>는 “전 오타쿠는 아니지만, 슈팅 게임을 좋아하고 배에 관심이 많으니…(이하 생략)”, <라스트 오리진>은 “전 오타쿠는 아니지만 로봇과 신체 특정 부위…(이하 생략)”, <에픽세븐>은 “이 게임은 오타쿠 게임이 아니며, 그저 애니메이션 연출을 이용한 RPG일 뿐으로…(이하 생략)” 등으로 핑계를 될 수 있지만 <프리코네 R>은 그런 거 없다는 뜻. 

그나마 ‘캐릭터가 귀엽고, 애니메이션 연출 정말 귀여워서 시작했어요’ 정도가 한계다.

결국 <프리코네 R>이 초반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 계속 롱런하려면 콘텐츠 뿐만 아니라 운영이나, 향후 콘텐츠 업데이트에 있어서도 ‘오타쿠 게이머’들의 취향과 감성에 맞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일단 긍정적으로 보자면 <프리코네 R>은 이미 일본에서는 서비스 시작 1년이 넘은 작품이기에 콘텐츠의 ‘양’은 충분하다. 또한 일본 서버에서 게임을 즐긴 유저들이 많아서, 유저들의 기대치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는 역으로 말해 일본 서버에 비해 미흡한 운영을 보이거나, 조금이라도 국내 유저들이 감정 상할 일이 벌어진다면 겉잡을 수 없이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카카오게임즈가 과연 까다로운 국내 오타쿠 취향 게이머들을 잘 보듬고 계속해서 ‘롱런’ 할 수 있을지, 그리고 <프리코네 R>이 <소녀전선>, <벽람항로>, <에픽세븐> 등의 뒤를 이어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2D 미소녀 캐릭터 수집 게임으로 기록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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