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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왜 '토르' 크리스 헴스워스를 홍보 모델로 했을까? '트라하' 광고 비하인드

조회수 2019. 3. 29. 10: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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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진짜 토르였네" <트라하> 기자간담회에서 공식 홍보 모델로 '토르' 크리스 헴스워스를 쓴다는 것이 공개되자 옆에 있던 기자가 한 말이다. 

 

모델의 실루엣은 기자간담회 전부터 공개됐기에 크리스 헴스워스란 설도 많이 떠돌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걸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게임 광고에 현재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헐리웃 스타를 홍보 모델로 쓰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트라하>는 크리스 헴스워스와 진짜(!)로 계약했고, 현재 그가 나온 홍보 영상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넥슨이 이 몸값 비싼 크리스 헴스워스를 홍보 모델로 한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로 광고를 찍을 땐 어떤 일이 있었을까? 이번 <트라하> 마케팅을 준비한 넥슨 모바일마케팅팀 석용현 팀장, 나동진 파트장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트라하> 홍보 모델과 광고에 엮인 비하인드 스토리를 감상하자. 

# <트라하>만의 고유한 강점은 무엇일까?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어떻게' 해야 상품(이 경우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다. 게임을 부각하기 위해 인게임 요소를 내세우거나 거기서 모티브를 따 광고를 만들기도 하고, 게임을 널리 알리고 싶은 이들은 게임 요소 대신 코믹 같은 콘셉트를 내세우기도 한다.

 

넥슨 모바일 마케팅팀은 <트라하>를 위해 게임의 고유 강점과 특징이 어떤 것인지 고민했다. 기본적인 목표는 액션이나 캐릭터, 세계관 같은 인게임 요소를 부각하는 모티브였다. 하지만 게임은 오픈필드 MMORPG를 지향했기 때문에 많은 특징과 콘텐츠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픽이나 인피니티 클래스 시스템, 비선형적 성장 동선, 생활형 콘텐츠 등 여러 요소 중 어떤 것을 내세워야 할 지 선정하는 것이 난관이었다. 논의는 약 6개월 가량 이어졌다.

 

팀은 결국 <트라하>의 특정 요소를 내세워 게임의 스펙트럼을 한정하기보다,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라는 폭 넓은 콘셉트로 광고를 짜기로 결정했다. 개발팀에선 게임을 '새로운 세대의 MMORPG'를 지향하며 만들기도 했고, 게임 또한 거대한 오픈필드나 비선형적 성장 동선, 자유로운 클래스 변경 등 다른 게임에서 보기 힘든 특징이 다수 있기에 선택한 테마였다. 

 

팀은 기존 모바일 MMORPG에 높은 피로도와 불만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은 만큼, <트라하>라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해보라는 메시지를 통해 게임성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고 싶었다.

# 임펙트와 유니크함이 필요했다. 크리스 헴스워스 선정 비화

 

광고의 테마 만큼 오래 고민했던 것이 '모델' 선정이었다. 일반적으로 대중을 대상으로 한 게임의 홍보 모델은 유명하거나 인기 많은 이들로 선정된다. 그들의 이미지와 인지도를 빌려 게임을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함이다.

 

하지만 <트라하>의 경우, 단순히 유명하거나 인기가 많기'만' 한 이들은 되도록 배제하려 했다. 인지도 외에 게임의 콘셉트와 맞는 것도 필요했고, 팀에서 설정한 마케팅 방향성과 맞는 이미지도 필요했다. 또한 신규 IP인 <트라하>를 유저들에게 강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모델도 필요했다. 

이를 위해 팀에선 '새로운 세계'라는 테마에 맞게, 국내에서 보지 못한 인물들을 위주로 홍보 모델 후보를 추리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크리스 헴스워스'였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고, 국내 유저들에게 '햄식이 형'이라고 불릴 정도로 친숙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반면 국내 광고에서는 단 1번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의외성과 주목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됐다. 

 

그리고 그의 대표 이미지 중 하나인 천둥의 신 '토르'라는 캐릭터도 <트라하>의 본래 뜻인 '특별한 힘이 발현된 인간'(Transcend Human Ability)에 적합할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 2차례의 전화 회의부터 2주 간의 촬영지 선정

 

넥슨이 크리스 헴스워스를 모델로 선정했을 때는 광고 촬영까지 4주 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때문에 광고 관련해서 많은 일들을 짧은 시간 내에 처리해야만 했다. 4주 간 팀이 가장 많이 신경쓴 것은 광고의 디테일, 의상, 그리고 촬영 장소 섭외였다.

 

광고의 디테일을 높이는 과정에선 크리스 헴스워스 또한 스케줄 중간 중간 넥슨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담당자들을 놀라게 했다.

 

크리스 헴스워스는 팀이 준비한 콘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연기에 대한 욕심도 많이 보여줬다. 크리스는 콘티 중 궁금한 점, 그리고 자신이 생각한 피드백을 전달하기 위해 '전화 회의'를 2차례나 요청했다. 그는 2차례의 전화 회의에서 자신이 해석한 캐릭터의 느낌, 연기의 톤 앤 매너, 대사 하나까지 의견을 줬다. 팀 또한 크리스의 의견 중 콘셉트에 맞는 것들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한편에선 크리스가 입고 연기할 의상 준비에 한창이었다. 당시 의상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크게 3가지였다. ▲ <트라하>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을 것 ▲ 크리스 헴스워스와 잘 어울릴 수 있을 것 ▲ 토르의 느낌은 나지 않도록 할 것.

 

팀은 이를 위해 국내 의상 제작 1인자로 꼽히는 사람을 섭외해 기초 디자인부터 다시 만들어갔다. 기초 디자인부터 작업하기엔 시간이 많이 촉박했지만, 다행히 최종 결과물은 크리스 헴스워스가 처음 시착했을 때 모두가 OK를 외쳤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촬영 장소 이슈는 마지막까지 팀을 힘들게 한 이슈였다. 섭외 당시 크리스 헴스워스는 태국 '나콘파톰'이라는 곳에서 머물며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었다. 팀은 크리스의 스케줄 문제로 그가 촬영하는 곳 인근에서 광고 영상을 찍어야 했다.

 

넥슨은 우선 크리스가 있는 곳 인근을 중심으로 <트라하> 광고 촬영에 적합한 곳을 찾기 시작했다. 시간을 많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광고에 어울리는 장소뿐만 아니라, 크리스 헴스워스가 머무는 곳까지의 거리도 중요했다. 

 

이를 위해 현지 로케이션 매니저가 2주간 주변을 뒤졌고, 총 4곳의 후보가 선정됐다. 장소를 확정하기 위해 촬영 1주일 전 모든 스텝이 태국으로 가 로케이션 장소를 하나하나 답사했다. 확정된 곳은 '채석장'이었다. 돌이 깍여진 모습이 흡사 MMORPG 세계 배경과 유사했고, 광고 콘셉트인 전사가 잠깐 쉬고 있는 장소의 느낌을 주기도 적합했다. 마지막으로 나중에 광고를 만들었을 때 CG 작업으로 멀리 보이는 성의 모습을 구현하기도 적절했다. 

# 춤까지 추며 현장 분위기를 이끌었던 크리스 헴스워스

 

광고 촬영은 새벽부터 시작됐다. 서로의 일정 때문에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았고, 양측은 짧은 시간 안에 낮과 밤으로 설정된 모든 장면을 소화해야만 했다. 더군다나 더운 태국 현지 날씨와 달리, 크리스 헴스워스가 입어야 할 의상은 두껍고 무거웠다.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지치기 쉬운 환경이었다. 

 

이 때문에 촬영장은 새벽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촬영팀은 크리스 헴스워스가 오기 전부터 쉴 새 없이 촬영 동선을 체크했고, 촬영 스케줄은 1분 단위로 빡빡하게 쪼개져 기획됐다. 

하지만 다행히 걱정했던 것들이 무색할 만큼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촬영팀의 노력도 노력이었지만, 무엇보다 크리스 헴스워스의 준비가 빛을 발했다. 

 

크리스 헴스워스는 프로답게 촬영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모든 대사와 콘티 구도를 머릿 속에 외우고 있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바쁜 와중에 촬영 전 연기 연습까지 수차례 한 상태였다. 덕분에 촬영팀은 빠르게 OK 컷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또한 크리스는 힘든 와중에도 지친 기색 없이 한 장면이 끝날 때마다 영상을 확인하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하고 피드백을 받았다. 이런 연기에 대한 열정 뿐만 아니라, 촬영 중간중간 가벼운 춤(?)과 농담으로 촬영장 분위기를 밝게 해주었다. 

# 광고보단 '영화' 같은 느낌으로 편집하라

 

후반 편집은 일반적인 광고의 느낌보단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느낌을 주는데 집중했다. 게임 광고 같지 않은 느낌을 주는 것이 목표였다.

 

예를 들어 티저 영상의 전반부는 마치 영화의 시작 부분처럼 검은 화면과 소녀의 속삭이는 나레이션으로만 구성했다. 여기에 추가로 조금 음산하고 긴장감 넘치는 BGM을 사용해 더 임펙트를 주고자 했다. 티저 영상 후반부에는 크리스를 감춰 영화 예고편처럼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극하고자 했다. 

 

본편에서도 일반적인 광고가 아닌 영화의 한 장면처럼 사람들이 느낄 수 있도록 영상 자체의 퀄리티와 톤 앤 매너를 조정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크리스의 얼굴 톤부터, 의상의 어두움 정도, 저 멀리 보이는 성 합성 작업까지 모든 부분에서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조정하고 또 조정했다. 

 

완성된 광고는 팀의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TV는 물론, 네이버나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서 영상이 공개되자 유저들로부터 놀라움이나 영상 퀄리티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처음 공개된 영상은 2주 만에 500만 조회수를 기록했고, 2번째 영상은 3일 만에 조회수 300만을 달성했다. <트라하>를 사전 예약한 이들도 350만 명을 넘어섰다. 팀의 남은 목표는 4월 18일 정식 오픈까지 이 바람을 이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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