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립 부활 선언했던 주사위의 잔영, 석연치 않은 국내 서비스 종료..왜?

조회수 2019. 3. 28. 17: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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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17일 국내 서비스 시작 이후 346일 만에 서비스 종료 통보

14년만에 야심차게 부활을 선언했던 라인게임즈의 <주사위의 잔영 for kakao>(이하 주사위의 잔영)이 느닷없이 서비스 종료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4월 17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도 안된, 346일만의 소식이다.

 

개발팀은 지난 3월 26일, <주사위의 잔영> 공식 카페 개발자 노트를 통해 서비스 종료 소식을 알렸다. 글을 남긴 이는 개발팀 이병훈 디렉터. 그는 "글로벌 확대를 위해 본격적인 준비를 진행했으나, 기존 서비스를 유지한 채 글로벌 권역으로 서비스 확대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병훈 디렉터는 "오랜 시간 많은 고민과 검토, 내부 논의를 진행했으나 어떤 방안으로도 극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현 서비스를 종료하되 글로벌 서비스 준비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포립 부활의 기반 되고 싶다'고 밝혔던 <주사위의 잔영>, 하지만...

 

<주시위의 잔영>은 소프트맥스가 운영했던 커뮤니티 서비스 <포립(4leaf)>의 부속 게임이었다. <창세기전 3> <창세기전 3 파트 2> 캐릭터 체스맨을 구입해 주사위로 전투를 벌이고 먼저 골에 도착하는 보드게임으로, <포립> 유저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2004년 <포립>가 웹 포털로 전환하면서 서비스를 종료했다.

 

처음 모바일게임 개발 소식이 들려온 건 10년이 지난 2014년이다. 2016년 출시 예정이었으나 소프트맥스가 ESA에 인수, 합병되면서 모든 게임 사업이 중단됐다. 넥스트플로어가 '창세기전' IP를 인수하고 <주사위의 잔영 for kakao>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지만 여전히 상황은 불투명했다. 

 

결국 <주사위의 잔영 for kakao> 개발팀은 ESA를 퇴사하고 스튜디오 포립을 설립, '4leaf' IP를 확보해 10월 넥스트플로어의 자회사로 편입했다. 스튜디오 포립은 전 소프트맥스 창립 맴버부터 <포립> 최초 기획자 등, 소프트맥스에서 마지막까지 <주사위의 잔영 for kakao> 개발에 힘썼던 30명이 창립한 회사다. 

 

출시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스튜디오 포립 김현수 대표는 장기적으로 게임을 '포립이 부활하는 기반으로 삼고 싶다'고 밝혔다. 변해가는 주변환경 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작년 출시됐지만,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서는 현재 서비스로는 어려움이 많다고 판단, '국내 서비스를 종료하고 글로벌 서비스 준비에 집중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 유저 배려 없는 일방적인 서비스 종료, 관련 상세 내용 전혀 없어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 국내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서비스 종료는 게임 전반적인 운영 비용 대비 매출이 부족하거나 운영 인력 부족 등 여러 환경적인 요인을 고려한 끝에 진행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국내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글로벌 빌드에 이관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하지만, 이번 경우는 그런 연결 과정이 없다.

 

조금 다른 경우이기는 하지만, 넥슨 <피파온라인> 시리즈와 같이 새로운 버전이 출시되고 나서 자연스럽게 운영 종료 절차를 밟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경우는 철저한 서비스 이관과 그에 따른 보상 절차 진행 등 유저가 아무 문제 없이 새로운 버전에서 시작하도록 제공한다.

 

그러나, 이번 <주사위의 잔영> 서비스 종료는 위 경우들과 다르다. 출시 1년도 안된 게임일 뿐더라 종료 소식 전달 전까지 유저들의 과금도 활발히 이루어진 상태다.

 

'마지막 단장'은 결국 또 다른 '마지막'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서비스 종료를 밝힌 3월 26일 개발자 노트 게시글 이전 각종 이벤트와 슈퍼모드 시즌3 업데이트까지 하면서 플레이를 유도했으며, 게시글을 올린 다음날도 '5눈 세계지기 조각 100% 추가 획득 핫타임 이벤트!'나 '연속 출석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좀처럼 종료 분위기를 가늠하기 힘든 운영을 하는 모습이다.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은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나, 서비스를 종료하는 게임이라면 유저가 게임을 위해 투자한 각종 유/무형의 노력이 의미를 잃지 않도록 해야 함이 맞다. 또,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뒤 충분한 사전 안내와 더불어 환불 절차, 종료 시점 등 상세한 종료 절차를 밟아야 한다. 언제부터 유료 결제가 불가한지도 알려, 미처 종료 소식을 알지 못한 유저의 피해도 막아야 한다.

 

서비스 종료를 알린 다음 날에도, 여전히 이벤트는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주사위의 잔영> 서비스 종료는 발표 시점부터 과정까지 많은 아쉬움을 낳았다. 26일 최초 발표된 시점에는 언제부터 서비스 종료를 위한 절차를 밟으며, 언제 서비스를 닫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도 나와있지 않았다. 공식 카페에서는 공지 사항이 아닌 개발자 노트를 통해 서비스 종료를 알려 찾아보기도 힘들었다. 석연치 않은 종료 발표에, 유저들은 공식 카페를 통해 여러 항의글을 올리기도 했다.

 

라인게임즈는 논란이 일어난 지 이틀 뒤인 오늘 오후 4시 17분이 되서야 서비스 종료에 대한 절차 계획을 밝혔다. 게임 내 결제 차단과 앱 다운로드 차단​은 오는 29일 오전 10시부터, 공식 카페 신규가입 차단은 오는 4월 15일 오전 10시다. 서비스 종료일은 5월 15일 오전 10시로 확정됐다.

 


 

# 공지보다 통보에 가까운 종료 소식... 유저들은 당황

<주사위의 잔영> 서비즈 종료는 공지보다는 '통보'에 가까운 분위기다. 유저들을 위해 제대로 된 대책을 세워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저들은 게임사의 서비스 종료에 다소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유저들은 '과연 서비스 종료가 최선의 결정이었는가'에 대한 의문으로 가득하다. 한 유저는 "글로벌 서버 오픈이 한국서버 종료를 위한 핑계가 아니기를 바란다"며, "얼마나 노력을 하고 있고, 또 글로벌 서버 오픈 시 캐릭터 이전 이벤트를 하는 등 현재 유저들이 쏟은 노력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또, 두루뭉술한 공지보다 왜 종료하게 됐는지 상세한 설명과 더불어, 글로벌 서비스 준비를 위한 자세한 일정을 공개해줄 것을 요구하는 유저도 볼 수 있었다.

 

서비스 종료로 인해 유저 주최로 진행한 아프리카TV 리그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5명의 유저가 모여서 만든 'BJ강콩 배 주사위의 잔영 리그'는 지난 16일부터 매주 주말마다 열려 오는 3월 31일 준결승, 4월 6일 결승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리그를 추진했던 BJ강콩은 공식 카페를 통해 당황스러움을 밝히며 "앞으로 라인게임즈의 게임을 더 이상 방송하지 않겠다. 좋게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5명의 유저가 주최, 야심차게 진행했던 최초의 <주사위의 잔영> 리그는 안타까운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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