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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드라마 밴더스내치, 그리고 게임 속 인터렉티브 요소들

넷플릭스가 지난해 28일 <블랙미러>의 TV 시리즈 최초 영화 버전인 <밴더스내치>를 공개했다. 시청자가 드라마의 모든 의사결정에 스스로 참여하고, 그것이 모든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터렉티브 필름’ 형식이다. 한때 화제가 됐던, 영국 수상과 돼지와의 수간을 요구하는 납치범의 이야기를 담았던 시즌1(2011년)를 시작으로 현재 시즌4까지 이어지고 있다.

보통 드라마의 스토리에 시청자는 직접 개입할 수 없다. 절정에 다다르는 높은 시청률의 드라마의 경우, 일부 주요 인물의 생사여부나 극중 드라마 흐름에 항의 또는 연장을 원하는 일부 현상이 빚어지기는 하지만, 이는 엄연히 말하면 시청자의 선택이 필수이자 전제는 아니다.

<밴더스내치>는 단순한 시리얼을 먹는 현상부터 무슨 노래를 들을지, 누군가의 생사여부까지 모든 것에 시청자의 ‘선택’이 반드시 필요하다. 보기를 선택할 순간이 오면 10초의 시간 제한이 있고 정지를 할 수 없다. 선택을 하면 선택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면서 내리는 모든 결정과 흡사하다. 다만, 이것을 드라마라는 매개체로 소화하는 것.

<밴더스내치>가 각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시청에 머물러 있던 이들을 ‘선택’이라는 것을 통해 드라마로 깊숙히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결말이나 러닝타임도 달라지고, 시청자마다 경험하는 드라마의 전개 흐름도 다르다. 시청자끼리 단순하게 드라마의 흐름에 평을 하는 수준이 아니라 서로의 선택에 좀 더 깊게 얘기해볼 수도 있고. 드라마를 즐기기에 이만한 몰입요소는 드물다. 영화 속 캐릭터도 스스로 결말을 선택하는 이야기 속에 있다는 것을 대략 인지한다는 점도 독특하다.


러닝타임 5시간에 달하는 다양한 줄거리, 5개의 큰 결말로 다가가기 위해 시청자는 긴장감 넘치는 결정을 이어간다. 과거 <마인크래프트: 스토리 모드>를 비롯해 <장화신은 고양이: 동화책 어드벤처>, <스트레치 암스트롱: 탈출> 등 어린이용 인터렉티브 콘텐츠에 이어 <밴더스내치>까지, 넷플릭스의 이러한 시도는 앞으로도 다양한 연령, 장르에 걸쳐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인터렉티브 콘텐츠는 게임에서도 이미 다양하게 시도되어 왔다. 간단한 대화 선택부터 콘텐츠 분기나 동료의 편입 여부, 희귀 아이템 습득 등. 제작자가 계획한 수 많은 선택지와 그들을 통해 다다르는 하나 혹은 다수의 결과(혹은 엔딩). 소위 ‘진엔딩’을 보기 위해 특정 루트에 대한 공략이 있을 정도로 게이머는 선택에 매우 익숙하다. 다만, 스토리라는 흐름 속에서 주인공 혹은 주변 인물의 성장 또는 강화의 비중이 적지 않게 차지한다는 차이점은 있겠지만.


특히, <언틸 던>과 <히든 아젠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밴더스내치>와 제법 닮아 있는 인터렉티브 무비 형태의 게임 중 하나다. 게임은 각각 슈퍼매시브 게임즈, 퀀틱 드림이 개발한 게임을 맡았다. 캐릭터와 각종 물체와 인물과의 상호작용 등 게이머가 스토리를 위해 조작을 하는 부분이 동반됐다.


<언틸 던>은 수 많은 등장 인물로 내리는 선택이 그들의 생사여부로 결정된다. 호러 게임인 만큼 대부분의 결과가 꽤나 자극적으로 모습으로 전달되기에 선택의 중요성이 강하게 전달되기도 한다. 고정된 스토리 속에서 생존자의 여부가 다양한 엔딩으로 여겨지는 탓에 결과의 다양성 측면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개발사는 그 속에서 내리는 유저의 다양한 선택에 주목했다. ‘나비효과’라 하여 사소한 선택이 수백개의 분기를 거쳐 결말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선택’은 게이머의 진행에 따른 것 이외에 분석가를 통해서 하게 되는 것도 있다. 분석가는 게임 진행과는 동떨어진, 마치 게이머의 의식 속에서 활동하는 것처럼 등장해 마치 심리테스트를 하는 것 처럼 간접적이거나 혹은 캐릭터 중 누가 싫냐는 등 직접적인 질문을 기습적으로 묻는다. 물론 여기서 내리게 되는 선택도 게임의 진행에 영향을 미친다.

‘나비효과’와 더불어 ‘토템’은 유저의 선택을 조금 더 신중하게 만드는 콘텐츠다. ‘나비효과’는 유저의 결정에 따라 즉각 반영되는 느낌이지만 ‘토템’은 유저에게 반드시 벌어지는 일은 아니지만, 현재 진행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미리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마찬가지로 슈퍼매시브 게임즈에서 개발한 <히든 아젠다>는 6명의 유저가 하나의 게임을 이끌어가는 게임이다. 연쇄살인마를 잡기 위한 형사와 변호사의 이야기로, 스마트폰으로 모든 기본적인 조작을 할 수 있다.


6명의 유저가 힘을 모을 때는 집단지성의 힘을 발휘할 수도 있지만, 의견이 갈릴 경우 다수결 표를 확보하기 위한 심리전 형태도 띄고 있다. 타 유저에게 들키지 않고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이른바 ‘X맨’이 되는 요소도 있다. 다양한 결정을 내리는 인터렉티브 요소와 게임 요소를 독특하게 결합한 경우다.

<헤비 레인>, <비욘드: 투 소울즈> 등으로 인터렉티브 게임을 만든 퀀틱 드림의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3명의 안드로이드가 주축이 되어 스토리를 이끌어간다. ‘자유로워지기 위해 당신은 어디까지 갈 수 있습니까?’라는 메시지를 주제로, 인간을 보조하는 형태로 제작된 안드로이드가 인간과 유사한 감정과 사고를 하게 되면서 자유를 꿈꾸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게임은 인간의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 안드로이드를 인간(게이머)가 조종하면서 인간의 감정과 행동을 그것에 이입시킨다는 패턴으로 진행한다. 사소한 대화부터 긴박한 상황까지, 게이머는 ‘안드로이드는 단순한 기계인가’ 혹은 ‘안드로이드도 인간의 감정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매 순간 다양한 선택을 내리게 된다.

게임의 큰 스토리는 '챕터'라는 작은 이야기의 집합이며, 이전 챕터에서 어떤 결말을 냈는가에 따라 'A-B' 순서가 아닌 'A-가'처럼 의외의 챕터로 이어질 때도 있다. 선택에 따라 컷씬이 조금 바뀌는 정도부터 중요한 인물의 신뢰를 얻거나 비극을 발생시키거나 막을 수도 있다. 매 챕터가 끝날 때마다 자신이 선택한 결정에 의한 분기 결과, 그리고 전세계 유저가 어떤 선택을 내렸는지 퍼센트로 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서 안드로이드가 인간의 감정을 사고하기 시작한 계기는 게이머의 선택에 의해 '벽'을 부수는 행동으로부터 시작된다. 게이머의 선택이 ​큰 변곡점으로 작용한다는 메시지다. 물론, 그밖의 모든 선택도의 결과들도 큰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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