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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칼럼] 넥슨, 진짜 팔 것인가? 누가 살 것인가?

조회수 2019. 1. 3. 14: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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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매각대금이 1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역대 국내 최대 규모다

넥슨을 통째로 판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넥슨 그룹의 지주회사인 NXC의 지분(98.64%)가 매물로 나왔다는 보도였죠. 파장이 큰 뉴스였습니다. 넥슨은 한국 게임 업계의 대표적인 회사입니다. 총 매각대금이 1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역대 국내 최대 규모입니다.

두 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진짜 팔 것인가? 그렇다면 누가 살 것인가?

1. 넥슨 지분 매각설, 사실인가?


뉴스가 전해진 3일, 넥슨 그룹사 전체는 당연히 뒤숭숭한 분위기고, 게임 업계나 미디어 모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추가로 확인된 사실은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이 사안을 알 것으로 추정되는 NXC 관계자는 한결같이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넥슨 임원들도 NXC와 관련된 일이므로 '확인할 수도, 확인해줄 수도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매각 주관사인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 쪽에 문의하려 했지만, NDA(기밀유지협약, Non-disclosure agreement) 탓에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없었습니다.


아무 것도 확인할 수 없었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있습니다. 아무도 부인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 보도 내용이 잘못됐다면, NXC나 넥슨에서 공식적인 반박이 있었어야 합니다. NXC 주요 관계자들이 대부분 현재 '연락두절'인 것 역시 '보안유지가 필요한 엄중한 일이 진행 중'이라는 것을 반증합니다.


넥슨 지분 매각설은 사실이라고 보는 게 맞을 듯합니다.

2. 넥슨 지분을 인수할 만한 게임회사는?


게임회사는 일반적인 제조업체와 다릅니다. 우리 기억 속에 게임회사를 인수해 성공한 비게임회사가 쉽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당연히 1순위 지분 인수 후보들은 게임회사들입니다.


매물로 나온 NXC의 가치는 10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정도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게임회사는 국내외에 많지 않습니다.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회사 가치)이 10조 원 남짓 되고, 넷마블은 9조 원 정도 됩니다. 현금 보유량과 현금 동원력을 감안했을 때 단독으로 NXC 지분을 인수할 확률은 제로입니다. 


그렇다면, 시가총액이 훨씬 큰 미국의 액티비전블리자드(약 40조 원)와 EA(약 27조 원)가 NXC를 인수할 만한 능력이 있지 않을까요? 이런 가능성도 매우매우 낮습니다. 지난해 9월 두 회사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 보유량이 각각 3,730억, 3,250억 원 수준입니다. 적지 않은 돈이지만, NXC를 인수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와 더불어 NXC 인수를 하더라도 10조 원을 들일 만큼의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면에서 가장 유력한 인수자 후보는 텐센트입니다. 넥슨 그룹사 중 하나인 네오플은 <던전앤파이터>로 지난해 1조 원 가량의 로열티 수익을 거뒀습니다. 텐센트는 그 로열티를 지불한 회사입니다. 텐센트는 라이엇게임즈와 슈퍼셀 등을 인수해왔던 전력이 있습니다. 넥슨 지분 인수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중국 정부의 게임규제로 해외 진출이 더 중요해진 시기이기도 하니까요.


만약 텐센트가 인수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슈퍼셀, 라이엇의 전례에 비추어봤을 때 넥슨 그룹사에 미칠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을 듯합니다. 텐센트는 인수한 회사의 문화나 인력을 억지로 바꾸려 하지는 않았으니까요. 

3. 인수자가 게임회사가 아니라면?


투자업계에서는 사모펀드가 NXC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사모펀드란 소수의 투자자에게 자본을 출자받아 기업이나 채권,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보는 펀드입니다. 대부분 은행에서 빌린 돈으로 회사 주식을 대량으로 인수해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기업 가치를 높인 뒤 3~5년 후에 되팔아 수익을 남깁니다.


현재 국내에는 보고펀드,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의 메이저 사모펀드가 활동 중입니다. 특히 MBK파트너스는 자산 규모 17조 원의 아시아 최대 규모 사모펀드이기도 하죠.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공격적으로 컨소시엄(연합체)을 구성해 NXC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게임 및 게임회사에 대한 이해가 낮기 때문에 컨소시엄에 다른 게임 회사가 좀더 좋은 조건으로 참여할 수도 있을 겁니다.


MBK파트너스는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을 인수한 경험도 있습니다. 2009년 골드만삭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을 약 1조 3,500억 원에 사들여 2015년과 2017년 총 4조 원이 넘는 가격에 매각했죠.


다만, 사모펀드가 넥슨을 인수할 경우, 게임생태계에 살벌한 풍경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모펀드의 목표는 3~5년 내에 수익성을 높인 뒤 회사를 높은 가격에 팔아 차익 실현을 하는 게 목적입니다. 매출이 그대로라면, 비용을 줄일 것입니다. 게임회사 비용의 대부분은 인건비입니다. 사모펀드는 공격적인 구조조정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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