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 이모탈'이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은 '3분의 2'

조회수 2018. 11. 22. 17: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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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블리즈컨 현장에서 체험해 본 '디아블로 이모탈' 핸즈온

지난 11월 3일 블리즈컨 2018 현장에서 <디아블로 이모탈>이 공개됐습니다. 블리자드와 중국 개발사 넷이즈가 공동 개발한 액션 RPG로 '디아블로' 시리즈 최초의 모바일 게임입니다. 팬들 사이에서 농담처럼 돌던 것이 실체화돼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죠.


게임은 공개된 직후부터 반응이 좋지 않았습니다. 관련 영상마다 부정적인 댓글이 줄줄이 작성되는 것은 물론, 출시하지 말아 달라는 유저 서명 운동도 있었죠. 블리즈컨 현장에서 공개된 '시연 버전'을 플레이해 본 결과 <디아블로 이모탈>​은 우려했던 것보다 꽤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습니다. 다만 '새로운 디아블로'로서의 특징은? 아직까진 크게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지스타 일정으로 조금은 늦어졌지만, 블리즈컨 2018 현장에서 제공된 <디아블로 이모탈> 시연 버전 체험 소감을 늦게나마 간단히 남겨봤습니다.

※ 해당 기사는 '블리즈컨 2018' 현장에서 제공된 시연 버전을 체험한 후 작성됐습니다. 정식 출시 후 일부 콘텐츠가 변경될 수 있습니다. 시연 버전 이미지 캡처 및 촬영이 금지돼 공식 영상, 이미지로 대체했습니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디아블로 2>와 <디아블로 3> 사이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는 모바일 액션 RPG입니다. <디아블로 2>에서 티리엘이 세계석을 부순 후 그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세계석의 타락이 성역 세계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등의 이야기를 담고 있죠. ​


게임의 최종 버전에 등장할 직업은 <디아블로 3>와 동일한 야만용사, 마법사, 수도사, 악마사냥꾼, 성전사, 강령술사 총 6종입니다. 아마 <디아블로 3> 이전 얘기를 다룬 만큼 흐름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블리즈컨 당시 시연 버전에서는 야만용사, 마법사, 수도사 직업군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해진 UI 디자인, '디아블로'만의 분위기는 여전하다


보통의 모바일 RPG가 그렇듯 <디아블로 이모탈> 역시 스마트폰을 가로로 든 상태에서 진행합니다. 화면은 쿼터뷰로 좌측 하단에는 가상 컨트롤러, 오른쪽에는 기본 공격 버튼과 스킬 창이 존재합니다. 3종의 캐릭터 모두 공격 스킬 3개, 이동 스킬 1개로 구성된 총 4개의 스킬을 보유하고 있죠.


전반적인 캐릭터 모션은 퀄리티가 높았습니다. 스킬과 스킬 사이의 연계 동작이 부드러웠고, 몇몇 스킬은 연계 스킬에 따라 다른 모션을 보여주기도 했죠.


<디아블로 이모탈>의 UI는 일반적인 모바일 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로 변경됐습니다. 디아블로 시리즈 고유의 체력, 마나 바 디자인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사용 스킬 수도 상당히 줄어들었고요. 모바일 MMORPG에서 가장 대중적인 인터페이스를 차용한 만큼 편의성은 좋았지만, '디아블로'를 상징(?)하는 특유의 디자인이 사라져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대신, 게임 내내 느껴지는 전반적인 분위기는 기존 <디아블로> 시리즈와 유사했습니다. 무너진 벽과 갈라진 바닥, 어둠 속에서 빛나는 촛불, 폰트나 캐릭터의 모습까지 시리즈의 황폐하고 어두운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한 모습이 엿보였습니다.

빠르고 타격감 있는 액션, 모바일에 녹아든 핵앤슬래쉬의 재미


<디아블로 이모탈> 시연 버전에서는 '전투' 위주 콘텐츠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캐릭터 생성 후 필드에 있는 '데커드 케인'에게 말을 걸면, 일련의 퀘스트를 따라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게임은 우려했던 바와 달리 핵앤슬래시 장르 특유의 '속도감과 타격감'을 충분히 제공했습니다. 플레이 초반부터 다수로 몰려드는 몬스터와 맞붙게 되는데, 다양한 광역 스킬 뿐 아니라 몬스터를 한 곳으로 끌어당기거나 쿨타임 없이 여러 번 사용 가능한 스킬도 있어 속도감 있는 시원시원한 전투가 가능했습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여러 마리의 적을 쓸어버리기만 하는 게임은 아닙니다. 필드 몬스터 역시 마냥 쉽지만은 않아 신중한 전투가 필요하거든요. 감당할 수 있는 수의 적을 몰아서 사냥하되, 적절히 공격을 회피해 에너지를 유지해야 했습니다.


그만큼 전투에 있어 지루함은 전혀 없었습니다. 이동과 공격, 회피와 스킬 위치 선정까지. 자동 사냥에 익숙해져 있던 기자 역시 모바일 게임을 하면서 손을 바삐 움직인 건 오랜만이였습니다. ​오히려 전투가 빠르게 돌아가 지루할 틈이 없었죠. 


참고로, 시연 버전의 전투는 모두 '수동'으로 진행됐습니다. 캐릭터 이동과 공격 방향, 스킬까지 모두 직접 컨트롤해야 하죠. 그러나 이 부분이 최종 빌드까지 적용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블리즈컨 현장에서 진행된 개발팀 인터뷰 중, 자동사냥 기능에 대한 질문에 대해 "현재는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어 자동 사냥에 대한 부분은 확실치 않다."고 답했거든요. 


만약, <디아블로 이모탈>도 기존 모바일게임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자동사냥을 추가한다면 적지 않은 반발이 일어나지 않을까 합니다. 다양한 스킬 조합, 조작이 중요한 <디아블로> 시리즈의 특징이 덜 강조될 것 같거든요. 물론 모바일이라는 환경에 맞게 조작을 고려해야 하겠지만요.

현장에서 만난 <디아블로 이모탈>의 조작은 직관적이고 간단했습니다. 스킬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화면을 드래그하면 스킬 발동 위치를 선정할 수 있죠. 특정 스킬은 얼마나 버튼을 누르고 있느냐에 따라 스킬 도달 범위도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 범위는 바닥에 표시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죠.


체험 빌드 플레이 중 레벨이 올랐을 때 사용 스킬이 개방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체험 버전에서는 정해진 스킬만 사용할 수 있었지만, 출시 후에는 개방된 스킬 중 유저가 원하는 스킬을 스킬 박스에 올려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리라 예측됩니다.

성장 방식은 '디아블로' 시리즈와 유사합니다. 필드에서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상자를 열어 골드와 장비를 획득할 수 있죠. 장비는 획득한 즉시 착용 가능하며, 상승하는 전투력 수치를 바로 보여줘 성장을 직관적으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디아블로' 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체력 회복 샘물 같은 전투에 도움이 되는 오브젝트도 확인할 수 있죠.


퀘스트는 목표를 완수하면 해당 NPC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닌, 곧바로 다음 행선지로 향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멀티 플레이 형식인 만큼, 타 유저와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플레이를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전작 <디아블로 3>를 기준으로 설명하면 멀티 플레이 모드로만 구성된 느낌이겠네요. 멀티 플레이 환경에서도 퀘스트 플레이가 가능했던 만큼 싱글 콘텐츠(스토리 모드)는 생락될 것 같기도 합니다. 


시연 버전 마지막에는 인스턴트 던전을 플레이하게 됩니다. 파티는 던전 입구에서 매칭되는데요. 입장 시 혼자 입장할지 혹은 파티를 맺어 입장할지 선택지가 주어집니다. 파티 입장을 선택할 시, 매칭을 선택한 유저를 대상으로 랜덤하게 파티가 구성되죠. 던전을 돌던 중 만난 몬스터와 보스의 이름이 파란색, 보라색인 점을 봤을 때 '디아블로' 시리즈의 몬스터 등급 시스템 역시 모바일에 구현되리라 추측할 수 있겠네요. 


보스 몬스터는 광역 스킬과 상태 이상 효과를 시전합니다. 모션이 크고, 바닥에 공격 범위가 직관적으로 표시돼 회피기를 활용하면 쉽게 피할 수 있죠. '디아블로'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보스 처치 후에는 골드와 장비, 아이템을 파밍 할 수 있습니다. 바닥에 아이템이 떨어지고, 이를 직접 획득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디아블로'의 느낌을 살렸다고 봅니다.

새로운 '디아블로'의 매력,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


<디아블로 이모탈>의 전투 콘텐츠는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필드와 던전 모두 전투가 빠르고 직관적이며, 시리즈 특유의 시원시원한 손맛 역시 녹아있었죠.


다만, 전투 외의 부분은 전혀 확인할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인벤토리, 캐릭터, 스킬 등 대부분의 기능을 확인할 수 없었죠. 공개된 부분이 적은만큼, 유저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BM 역시 추측하기 어려웠습니다. 가챠나 기타 여러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BM이 나올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하겠네요.


<디아블로 이모탈>만의 새로운 요소 역시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트레일러를 통해 공개됐던, 일부 지역에서 밧줄에 매달려 떨어지는 적을 상대하거나 땟목 위에서 몬스터를 상대하는 등 기존에 없던 방식의 전투는 시연 버전에서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디아블로>의 느낌을 얼마나 담았는지, 그리고 새로운 <디아블로>의 모습은 무엇인지 파악할만한 정보가 너무 적었습니다. '모바일로 나오는 디아블로'에 대한 유저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줄지, 혹은 우려로 남을지는 이 부분이 공개되고 나서 판가름 나지 않을까 합니다. 

앞으로 <디아블로 이모탈>이 마주할 고비는 많습니다. 현재 모바일 시장에는 강력한 IP가 많을뿐더러, 단순히 IP 싸움으로 밀어붙인다고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만만한 시장이 아닙니다. <디아블로> 시리즈는 핵앤슬래시 RPG의 시초이지만, ​현재 모바일 액션 게임들의 평균 수준은 <디아블로>와 동등하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디아블로>의 영향을 받은 게임도 꽤 되고요.


또한 유저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 팬층이 가지고 있는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거부감' 역시 걷어내야 합니다. <디아블로> 시리즈를 플레이했던 유저 대부분은 PC 혹은 콘솔 버전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커뮤니티 반응과 블리즈컨 현장 유저 QA만 봐도 모바일 플랫폼 출시에 대해 분노하는 유저가 눈에 띌 정도로 상당히 많았죠.


시가 총액이 하루 아침에 급락할 정도로 전반적인 분위기는 부정에 가깝지만, 그래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블리즈컨에서 공개된 버전은 완성될 게임의 일부분이거든요. <디아블로 이모탈> 수석 디자이너 와이엇 청은 개발 원칙으로 '3분의 1의 법칙'을 언급했습니다. 1/3은 기존 팬들이 좋아하는 것을, 1/3은 기존에 좋아했지만 더욱 개선한 것, 1/3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가져온다는 뜻이죠. 


이번에 공개된 버전은 기존 '디아블로' 팬들이 좋아했던 '핵앤슬래쉬 다움(1/3)'을 보여주기 위한 버전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블리즈컨 현장에서 유저들이 꼽은 <디아블로 이모탈>의 긍정적인 부분 중 하나가 '핵앤슬래쉬의 재미를 온전히 담아냈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블리즈컨 2018 디아블로 세션에서 <디아블로> IP가 <디아블로 이모탈>외 다양한 프로젝트로 진행 중이라고 밝힌 만큼 PC, 콘솔로 등장하는 <디아블로>의 모습도 여전히 기대해볼 만 할 것 같습니다.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적은만큼 앞으로 공개될 정보에 따라 <디아블로 이모탈>의 객관적인 평가가 논의되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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