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사 크리에이티브 정준호, "린 더 라이트브링어 작업하며 행복했다"

조회수 2018. 11. 17. 11: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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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18에서 최초 공개된 신작 '린 더 라이트브링어'

유명 원화가이자 펄사 크리에이티브 대표인 정준호가 <리니지2> 이후 14년만에 직접 실무 작업에 참여한 <린 더 라이트브링어>가 지스타 2018을 통해 유저들과 만났다. 게임 공개를 맞아 지스타 현장을 찾은 펄사 크리에이티브 정준호 대표와 김대환 PD를 만나 <린 더 라이트브링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펄사 크리에이티브 김대환 PD(왼쪽), 펄사 크리에이티브 정준호 대표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 대세는 MMORPG다. 수집형 RPG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정준호 최근에서야 모바일 MMORPG에 대규모 투자도 이뤄지고 하지만, 우리가 처음 게임을 구상할 당시엔 MMORPG에 대한 레퍼런스가 많이 없었다. 스타트업이었기 때문에 기술과 투자에 대한 이슈도 생각해야 했고. 적은 인원으로 강점을 부각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러스트, 특히 나의 캐릭터 디자인을 살릴 수 있는 장르를 선택하게 됐다. 


요즘은 기술이 발전해서 언리얼이나 하이엔드 쉐이딩 기술이 대체로 규격화 됐다. 풀 쉐이딩이 들어간 게임들은 캐릭터를 서로 섞어놔도 다르게 보이지 않을 정도다. 그래서 특색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MMORPG는 대체로 클래스와 장비 디자인에 공을 들이는데, 캐릭터를 부각시키려면 수집형 RPG를 만들어야 할 것 같더라. 


원화 단계부터 3D를 고려했다고 하던데. 캐릭터의 비주얼을 위해 특별히 사용한 기법이 있나. 


정준호 알다시피 2D 일러스트를 고퀄리티 3D로 만드는 것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 특별한 쉐이딩 기술을 개발한 것은 것은 아니지만, 내가 오랜 기간 게임 아트를 하다 보니 원화가 간 서로 다른 스타일에서 발생하는 생산성 이슈를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김대환 정준호 대표 아트에서 3D 모델링 데이터를 뽑았더니 그 상태 그대로 게임에 적용하기는 힘들겠더라. 원화를 마치 손맵 하듯 3D화 하는 ‘아트 텍스쳐 페인팅’ 기법을 사용해 캐릭터를 만들었다.

정 대표는 게임이 충분히 만족스러운가. 앞으로 캐릭터는 꾸준히 추가될텐데 업데이트도 직접 다 챙길 생각인가.

 

정준호 내가 이름을 알린 게 <리니지2> 아트를 통해서였다. <리니지2>가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덕분에 비슷한 화풍이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 사실 개성이 없어진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극화풍이나 실사체 이런 표현을 쓰는데 그런 극화적, 사실적 그래픽으로는 특정 작품 이후 이렇다 할 개성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여기서 말하는 건 특정 아티스트의 색이 들어간 아트풍이라는 뜻이다.

 

<린 더 라이트브링어>는 줄기를 캐주얼로 보는 게 맞다. 최초로 나왔던 캐릭터는 등신 비율이 지금보다 훨씬 작았고 데포르메(특정 부분을 왜곡하거나 변형하는 것)가 많았다. 이후 사업팀과 조율하다보니 좀 더 정교하게 다듬어졌지만, 기본적인 테마는 동화고 캐릭터는 캐주얼 스타일로 접근하는 게 맞다. 

 

오랜만에 많은 양의 캐릭터 일러스트와 컨셉아트를 소화하며 ‘내가 아직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구나’, ‘행복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언제까지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게임이라는게 수명이 있으니 <린 더 라이트브링어>가 사랑을 받고 충분한 수요가 확보되는 한 내가 아트는 책임지고 견인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전열에 따른 전투 시스템을 보완할 계획이 있나. 전투를 진행하다보니 전열이 흐트러지거나 하는 일이 생기더라.


김대환 우리 게임은 턴제가 아니라 실시간으로 전투가 진행된다. 의도상으로는 실시간을 통해 다이나믹한 느낌을 살리고, 전투 전 진영이나 특성 효과 고려하는 것으로 전략적인 재미를 더하려 했다. 전투에서 전열이 흐트러지는 부분이 생길 수 있는데 다이나믹한 비주얼을 위한 부분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 일단은 궁극기와 연계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보완하고 강조할 예정이다. 


캐릭터는 어떻게 획득하나? 기존 모바일게임처럼 유료 뽑기로 획득하는 방식인가?

 

김대환 기존의 유료화 모델과 차별화 된 점은 거래소다. 봉인된 영웅이나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 시스템이 들어갈 예정이다. 

 

 

캐릭터 선택 화면의 배경이 흰색이더라. 보는 사람은 좋은데, 기술적으로는 흰 배경이 전력 소모가 심하다는 단점이 있지 않나. 

 

정준호 넥슨에 개발 지원 조직이 따로 있어서 많이 도와준다. 실제로 넥슨 UX 조직이 게임을 검수할 때 ‘왜 이렇게 흰색에 집착하냐, 어두운 톤으로 하는 게 미술적으로도 풀기 쉬운데’라고 하더라. 지스타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게임을 선보이면서 우리 테마 컬러를 내세우고 싶었다. 주인공 캐릭터 ‘린’도 순백의 캐릭터다. 라이트브링어라는 이름도 빛, 순백의 이미지를 뜻한다.

OST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OST 개발 과정은 어땠나.

 

김대환 보컬곡을 총 두 곡 제작했다. 모두 넥슨과 협업한 것이다. 보컬 곡들은 각각 신기루, 그림동화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가사에 게임의 세계관이 많이 들어가 있다. 보컬곡 뿐만 아니라 게임 내 총 9개 챕터에 컨셉을 담은 OST가 들어가 있다. 레이드라든가 경쟁전, 쟁탈전같은 PVP 콘텐츠를 즐길 때도 역동적이고 긴장감 넘치는 OST를 감상할 수 있다.

 

정준호 최근 유명 가수를 써서 게임과 크게 상관없는 곡을 만드는 게 유행이었지 않나. <파이널판타지>의 ‘아이즈온’처럼 게임은 잊혀져도 곡은 남는, 그런 사례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OST에 대한 호평이 많아서 기쁘다. 

 

 

가상의 조이스틱으로 컨트롤하던 실시간 레이드 전투가 기억에 남는다. 혹시 실시간 PVP는 어떻게 구현되나. 또 이후 실시간 방식을 사용한 콘텐츠가 추가로 나오나.

 

김대환 지스타 시연 버전에서는 실시간 레이드를 선보였고, 론칭 버전에서는 실시간 PVP를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모든 PVP가 실시간은 아니고, 쟁탈전은 비동기, 경쟁전은 실시간으로 구현된다.

 

추가로 ‘팀 데스매치’라는 3:3 PVP 실시간 콘텐츠도 들어갈 예정이다. 총 6명의 유저가 3:3으로 팀을 구성한 뒤 실시간으로 대전하는 콘텐츠다. 각각 1:1로 전투를 벌인 다음 승자끼리 2차 라운드에서 다시 맞붙는다. 지스타에서 공개한 레이드 뿐만 아니라 론칭 이후에는 길드 레이드나 길드 점령전 같은 시스템도 추가된다. 기존과는 차별화 된 방식으로 선보일 것이다.

정준호 대표는 일러스트 작업에 많이 참여했는데,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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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호 워낙 여러 캐릭터를 작업하긴 했는데, 특별히 꼽자면 소피아란 캐릭터가 기억에 남는다. 거의 주인공 그룹에 들 만큼 중요한 캐릭터인데, 이 캐릭터를 그릴 때 여성의 여러 가지 아름다움 중 그간 많은 게임에서 그려졌던 모습 외에 다른 모습을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여성 캐릭터는 소녀나 섹시한 콘셉트가 대부분인데, 해외 게임들을 보면 여성이 가진 아름다움을 다양하게 그려내지 않나. 소피아는 연륜 있는 캐릭터다. 주근깨도 있고 근육도 좀 있다. 진부한 캐릭터에서 벗어나 글로벌 테이스트에도 맞출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또 하나는 말티즈를 모델로 한 강아지 마법사다. 이름은 토리다. 사람들이 많이들 빼자고 했는데 강력한 사심으로 끝까지 남겼다. 내가 마음이 힘들었던 시기에 반려견으로부터 많은 위로를 받았기 때문에 꼭 남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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