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내 오버롤이 이렇게 바닥일 리 없어!" 게임 속 자신에 불만인 스포츠 선수

조회수 2018. 9. 10. 17: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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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로 알아본 실제 스포츠 선수의 게임 능력치 상향 요구와 모델링 변경 요청에 대한 이야기

스포츠 게임의 백미는 실제로 존재하는 선수가 게임에서 활약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선수의 정확한 능력치 설정과 실사 같은 모델링은 스포츠 게임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요.


게이머뿐만 아니라 실제 스포츠 선수도 자신의 캐릭터가 어떻게 나오는지, 모델링은 어떻게 나오는지 주목합니다. 나아가 일부 선수들은 트위터를 통해 게임 속 자신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가 하면, 인터뷰 자리에서 자신의 모델을 더 잘 만들어달라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 모습이 가장 두드러지는 스포츠는 바로 축구입니다. 현실 세계의 축구 선수는 <피파>(FIFA)와 <위닝일레븐>(PES) 시리즈​에서 매년 바뀌는 능력치를 자신의 성장이나 성과를 반영한 지표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마음에 들지 않는 능력치나 모델링은 바꿔 달라고 투정을 부리기도 하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실제 사례를 모아봤습니다. 



# "내 오버롤이 이렇게 바닥일 리 없어!"… 선수들의 능력치 불평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델레 알리(Dele Alli). 그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지금 내 '피파 18' 오버롤(Overall)이 너무 낮아서 이 정도면 나 같아도 안 쓴다"고 말했습니다. <피파>의 '오버롤'이란 포지션별 필수 능력치 수준의 평균값입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델레 알리의 경우 활동량, 시야, 공격 위치 같은 능력치의 평균을 구하고 있는데요. 


알리의 오버롤은 84. 프리미어리그에서 29번째로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 동료인 해리 케인과 크리스티안 에릭센보다 오버롤이 낮아서 이렇게 불만을 가진 것 같네요. 그는 같은 인터뷰에서 "내 능력치를 올려주기 전까지는 <피파> 시리즈를 일절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여러 시즌 동안 델레 알리와 많은 골을 합작한 손흥민의 <피파 18> 오버롤은 82입니다.

지난 월드컵에서 화려한 세리머니(바로가기)를 선보인 미키 바추아이(Michy Batshuayi). 바추아이는 오랫동안 트위터를 통해 EA스포츠에게 <피파>에서 자신의 능력치를 올려달라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EA스포츠도 이에 매번 유쾌한 대답을 내놓으며 화제가 됐는데요. 트위터 기록을 통해 만나보시죠.

 바추아이: 이게 뭐야.

EA 스포츠: 골 더 넣으면 이야기하자고.

바추아이: 이젠 어때? (같은 날 바추아이는 헤트트릭을 기록)

EA 스포츠: 됐냐? (이 카드는 실제 유통되지 않았음)


이후 비추아이는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로 임대를 떠납니다. 그는 짧은 임대 기간 동안 11경기 8골의 신들린 경기력을 선보였는데요. 비추아이는 임대 기간 동안 

자신이 골을 넣은 날이면 피파 능력치 상향을 어필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그의 노력은 어떤 결실을 맺었을까요?

"어떤 선수는 돈이나 커리어, 명예를 위해 뛰지만 저는 다음 시즌 '피파' 카드 능력치 때문에 뜁니다."

바추아이는 마침내 지난 5월 팬들의 투표로 이루어지는 TOTS(Team Of The Season) 선수로 선정돼 오버롤 94를 받았습니다. 

 

알리와 비추아이 뿐만 아니라 맨체스터 시티의 뱅자맹 망디(Benjamin Mendy)는 자신의 낮은 스탯을 보고 "너희 작년에 TV 안 봤지"라고 비꼰 적 있고(바로가기) 얼마 전에는 <피파 1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 스탯이 공개되자 소속 선수 제시 린가드(Jesse Lingard​)가 "나는 이렇게 느리지 않다"며 복도를 뛰어가는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바로가기)

 

EA 스포츠에서도 매년 <피파> 신작을 공개할 때마다 유명 선수가 자신의 능력치를 예상하고 실제 결과를 확인할 때 반응을 공개하는 이벤트 영상 '플레이어 레이팅'을 함께 내놓습니다. 지난 6일, <피파 19> 플레이어 레이팅이 공개됐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게이머에게 선수의 능력치가 적당한지 직접 토론을 해보라는 형식의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EPL에서 오랫동안 활약 중인 올리비에 지루입니다. 그의 오버롤이 53은 아니겠죠?
토마스 뮐러의 몸싸움 능력치, 동의하시나요?
꾸짖을 갈!


# 저 머리 자른 지 2년이나 지났거든요?


능력치뿐만 아닙니다. 축구 선수들은 게임에서 자기 얼굴이 어떻게 나오는지도 신경 씁니다. 유벤투스의 중원을 책임지고 있는 사미 케디라(Sami Khedira)는 작년 10월 피파 공식 계정에 "머리를 자른 지 2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내가 장발로 나온다."고 썼습니다.(바로가기) 제시 린가드도 지난달 EA 측에 자신의 머리 스타일을 바꿔달라 이야기를 한 적 있죠. 그의 헤어스타일만큼 중요한 '피리춤' 세리머니는 <피파 18>에 반영됐습니다. 

얼마 전 아시안 게임에서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건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에서도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에 선정되는 등 훌륭한 활약을 벌였죠. 그런 손흥민이 <피파> 시리즈에서는 줄곧 헤어밴드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는 경기에 나설 때 헤어밴드를 착용한 적이 거의 없는데도 말이지요. 콘솔로 <피파> 시리즈를 즐기는 유저는 "피파온라인 모델링이라도 가져오라"는 반응을 보여왔는데요. 손흥민은 과연 <피파 19>에서 헤어밴드를 벗을 수 있을까요?

왼쪽부터 피파온라인3, 피파온라인4, 피파18, PES2019

<피파> 시리즈와 선수 사이의 신경전에는 경쟁작 <위닝일레븐>이 끼어드는 일도 있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뛰고 있는 윌프리드 자하(Wilfried Zaha​) 역시 트위터에 자신의 머리 스타일에 대한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오래 전에 레게 스타일로 머리를 바꿨는데 <피파> 시리즈에 반영이 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를 본 <위닝 일레븐> 트위터 계정은 자하에게 레게 머리를 모델링한 자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자하는 여기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선수 얼굴을 돈 주고 팔았다고? 


스포츠 선수의 모델링에 관해서 국내 게이머에게 한 가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있을 것입니다. 바로 2006년 서비스를 시작했던 <피파 온라인>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이 게임은 서비스 당시 특이한 유료화 모델을 선보여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른바 '페이스온' 사태인데요. 


<피파 온라인>은 서비스 시작과 함께 "선수 얼굴을 실제 모습처럼 표시"하는 유료 아이템(페이스온)을 판매했습니다. 즉 평소에는 선수들의 얼굴을 정체불명의 폴리곤 덩어리로 다운그레이드하지만, 유저가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면 실존하는 선수와 유사한 얼굴로 바꿔주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페이스온은 유저들로 부터 여러 가지 의미로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키는 데 성공했고. 결국 후속작인 <피파 온라인 2>부터는 사라졌습니다.

티에리 앙리의 입금 전
입금 후


# 모델링에 대한 법적 분쟁 사례


<피파>의 경쟁작인 <위닝일레븐>의 경우 작년 3월, '신의 손' 디에고 마라도나(Diego Maradona​)가 <위닝일레븐 2017>이 자신의 초상권을 무단으로 사용됐다며 개발사인 코나미를 고소할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마라도나의 개인 변호사까지 코나미에 "엄중히 대처하겠다"며 사건이 커지는 듯했지만, 양측은 석 달 뒤 원만하게 합의를 진행했습니다. 합의 결과로 마라도나는 현재 <위닝> 시리즈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선수 몸의 문신까지 문제가 된 적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축구 게임은 아닌 농구 게임인 시리즈의 이야기인데요. 지난 2016년에 한 문신 디자인 업체가 농구게임 의 개발사인 2K스포츠에 "모 선수가 새긴 문신은 우리 업체의 전용물로 허가가 필요하다"며 저작권 침해 소송을 걸기도 했습니다.  

 

그전에는 한 문신 제작자가 종합격투기 게임인  개발사 THQ를 같은 이유로 고소한 적이 있습니다. 스포츠 선수의 문신은 모두가 비슷하게 입는 유니폼과 구별되는 상징처럼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스포츠 게이머에게도, 선수에게도 선수의 문신 구현 여부는 중요합니다.

문제가 된 'NBA 2K16' 속 르브론 제임스의 타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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