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 논란 휩싸인 'LOL' 라이엇게임즈, "논란에 대해 사과한다"

조회수 2018. 8. 30. 16: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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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발표 전 과정과 핵심 내용, 해외 반응 정리

※ 싣는 순서

1. 라이엇게임즈에 ‘성차별이 만연하다’는 폭로가 나왔다 [8.8 보도] (바로가기) 

2. 라이엇 커뮤니케이션즈 직원, "우리는 차별에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 [8.9 보도] (바로가기)

3. 라이엇게임즈 공식 입장, “라이엇의 여성들 위한 진정한 변화 만들겠다” [8.11 보도] (바로가기)


8월 29일(현지 시각), 라이엇게임즈가 이달 초 불거졌던 사내 성차별 문화 폭로에 관련해 회사 공식 성명서를 발표했다. (바로가기) 해외 게임 웹진 코타쿠가 ‘라이엇게임즈의 성차별 문화’라는 기사를 보도한 지 22일 만이다. 


<리그오브레전드>를 전 세계에 성공시킨 뒤 신생 게임사로는 눈에 띄는 사회 공헌 활동과 다양성 존중 프로그램을 벌여온 라이엇게임즈가 '브로 컬쳐'를 위시한 차별 행위를 일삼아왔다는 폭로에 전 세계 게이머들은 회사의 입장과 책임 있는 대처를 요구해왔다. <리그오브레전드>를 가장 많이 즐기는 나라 중 하나인 한국의 게이머들도 해당 소식을 접한 뒤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성명서는 어떤 내용일까? 이번 성명으로 라이엇게임즈의 성차별 논란은 갈무리될까? 폭로부터 이번 성명서까지 그 전 과정을 짚어보고, 성명서의 핵심 내용을 정리한 뒤, 이에 대한 해외 주요 게임 웹진과 유저의 반응을 살펴봤다. 



# 라이엇게임즈의 성명서가 나오기까지

코타쿠는 8월 7일(현지 시각) 5개월간 28명의 전·현직 라이엇게임즈 직원을 취재해 "원치 않게 상사나 동료를 통해 ‘남성 성기’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어느 고위 간부는 정기적으로 내 성기를 움켜쥐곤 했다."​, "​어떤 직원은 내게 “당신은 시니어 리더들 사이에 돌고 있는 ‘함께 잘 사람’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라고 말했다."​는 증언을 폭로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기사가 논란이 되자 레딧 <리그오브레전드> 채널 유저 등 게이머들은 라이엇게임즈의 해명을 강하게 요구했​고, 이에 라이엇 커뮤니케이션즈 직원이 해당 채널에 "우리는 차별에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해당 입장문은 당초 라이엇게임즈가 코타쿠에 보낸 입장문이지만 기사 내용에 대한 반박이나 성추행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일절 없어 유저들의 불만만 사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후 다수의 전·현직 라이엇 직원이 개인적으로 해당 폭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드러냈다. 기사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과 기사 내용에 동조하는 주장이 뒤얽혔다. <리그오브레전드> 관리 스탭 캐시는 자신의 트위터에 코타쿠 기사를 링크하며​ "내 일터의 사람들은 모두 나를 존중해주는데 그럼 나는 다른 사람이랑 일하고 있는 거냐?"라고 반박했고, 라이엇게임즈 시드니에서 일하던 전직 직원은 "라이엇게임즈에서 시드니의 여성들은 아주 공정한 조건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썼다.

반면, 전직 콘셉트 아트 제작자 케이티는 "남자 직원 한 명이 내 가슴이 훌륭하다고 말한 적 있다."고 말했고, 라이엇 게임즈에서 퇴사한 커뮤니티 매니저 메이건은 자신의 블로그에 "저녁 시간에 나의 '첫 경험'이 언제였는지를 말해야만 했다" 등의 경험을 폭로한 리포트 '라이엇 게임즈에서의 6달'을 남겼다. (바로가기)​


8월 11일, 라이엇게임즈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듣기 위해서는 침묵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우리의 입장을 듣지 못한 이유는 우리가 내부적인 목소리를 듣고 그들을 지원하는 데 집중했기 때문입니다.”라며 “앞으로 몇 주, 그리고 몇 달 동안 우리는 라이엇게임즈의 여성들을 위한 진정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즉각적인, 그리고 장기적인 조치들을 공유할 것입니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라이엇게임즈의 해당 발표에도 관계자의 폭로는 그치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지난 27일(현지 시각)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이자 라이엇게임즈의 중역이었던 배리 홉킨스가 자신의 블로그에 '라이엇 게임즈를 떠나게 된 사연'이라는 글을 올렸다. (바로가기) 이 글에는 회사의 창립자인 브랜든 벡이 '강간 농담'을 즐겼으며, 이런 농담이 없으면 라이엇게임즈가 EA나 블리자드처럼 무미건조해질 것이라고 말한 사례, 억지로 자신의 팔짱을 낀 사례 등이 상세하게 정리되어있다.



# "성차별 논란에 사과한다", 라이엇게임즈 공식 성명서 


이번 성명을 공개한 라이엇게임즈는 서문에 "3주 간의 세밀한 검토를 거친 뒤에야 이 성명서를 발표할 수 있었다"며 공식 입장 발표가 늦은 이유를 밝혔다. 이어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사과하고 회사 문화를 어떻게 바꿀지를 선언했다. 코타쿠 및 전직 직원 다수가 제기한 구체적인 성추행 사례에 대해서는 '법적, 사생활 문제'를 이유로 들어 언급을 피했다.


또 라이엇게임즈는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사내 문화를 개선하는 것은 현재 라이엇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힌 데 이어 "과거, 현재, 미래의 라이엇 직원, 협력사, <리그오브레전드> 대회 유관자, 프로게이머, 팬들에게 사과한다."며 각각의 대상에게 구체적인 사과의 메시지를 썼다. 성명서에 "일부 관계자에게는 미리 사과의 뜻을 밝혔다"​는 표현이 있는 것을 통해 사측이 해당 글 공개 전에 내부 관계자들에게 사과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이어서 라이엇게임즈는 ​성 차별을 없애고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존중할 구체적인 개선 방안으로 ​7개 조의 실천 방안 '첫걸음'(First Steps)을 제시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문화와 다양성&포용성(D&I) 프로그램 확장: 다양성&포용성 프로그램을 키우기 위해 새로운 팀을 꾸렸습니다. 이 그룹은 조직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 팀에 대한 책임은 회사 CEO가 직접 질 것입니다. 


2. 문화적 정의 재논의: "게이머 우선주의", "성과주의" 등 라이엇에서 사용하던 기존의 언어를 전면 재검토하겠습니다.  


3. 제3자 평가: 라이엇의 변화를 위해 2명의 전문 컨설턴트를 고용했습니다. 우리는 이들에게 '첫걸음'의 진행 척도를 측정하고, 직원들이 책임을 질 수 있게 하는 프로세스를 개발해달라고 지시했습니다. 


4. 사내 사건/사고 조사 시스템 개선 

  i. 익명 제보 핫라인 설치 

  ii. 내부 조사팀 확정 / 외부 로펌 자문 

  iii. 성역 없는 사건/사고 조사: 법적인 이유와 사생활적 이유로 구체적인 사건 내용을 밝힐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특정 사건에 대해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으며, 이 조치에는 특정 직원의 해고까지 포함됩니다. 


5. 채용 재평가: 채용 시스템을 보다 개방적으로 만들겠습니다. 현재 직무 평가표를 수정하고 있으며,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모든 인구 그룹이 라이엇게임즈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인재 풀을 확장하려 합니다. 


6. 트레이닝: 인터뷰 교육, 직장 내 성희롱 방지 교육 등 관리자들에게 특화된 훈련을 확대하겠습니다. 


7. D&I 담당 임원 고용: 회사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새로운 CHRO(Chief Human Resources Officer)와 CDO(Chief Divity Officer)를 채용하겠습니다. 이들은 CEO, 사장, COO와 함께 경영진의 일원이 될 것입니다. 



성명서는 7개 조의 첫걸음을 제대로 수행하겠다는 맺음말로 끝난다.  



# 문제 처음으로 제기한 기자, "핵심 짚지 않았지만 첫걸음 뗐다" 


해당 문제를 처음 제기한 코타쿠 기자 세실리아 디 아나스타시오는 이번 성명이 문제의 핵심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첫걸음'을 뗀 것은 고마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세실리아는 해당 성명을 보도하며 "이번 성명이 약속하는 변화에는 라이엇의 '브로 컬쳐'가 무슨 문제가 있었으며, 그게 여성에게 어떤 문제로 작용해왔는가에 대한 평가가 빠져있다. (중략) 여성에게 편견을 가진 시스템을 해체하지 않는 한 라이엇게임즈에 변화는 없을 것이다."라면서도 "고맙게도 인정은 변화의 첫걸음이다."라고 썼다. 


게임 웹진 폴리곤은 사건 경위를 자세히 보도하며 이번 사건이 "급격한 성장을 겪어온 라이엇이 성숙해지는 과정"으로 "지속 가능한 변화를 통해 건강한 라이엇게임즈를 만드는 길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에 가깝다."고 썼다. ​가마수트라는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잘못된 회사 문화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상세하게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른 주요 해외 게임 웹진도 앞다투어 해당 성명 공개 사실을 보도했다. 레딧 등 해외 <리그오브레전드> 커뮤니티에서는 "책임 있는 변화를 기대한다."는 반응과 "브랜든 벡은 어떻게 되는 거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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