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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 스토리] 중국도 처음, 게임쇼도 처음! '뉴비 기자'의 차이나조이 취재 후기

조회수 2018. 8. 9. 10: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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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이즈게임 박수민 기자의 차이나조이 2018 취재 후기

“그루잠 기자, 차이나조이 가요? 저런…살아서 돌아와요.”


2018 차이나조이 출장 계획이 세워진 후, 저와 마주친 선배 기자님들은 모두 이렇게 말했습니다. “살아 돌아오라”고 말이죠. 30도 후반에 육박하는 높은 기온, 바다와 접한 상하이의 습한 기후, 벌떼같은 인파, 귀를 찌르는 소리들이 절 괴롭힐 거라고요. ‘첫 해외 출장’이라는 설렘이 점차 공포감으로 바뀌어 갔습니다만… 


결국 저는 살아 돌아왔습니다. 게임쇼(더군다나 해외 게임쇼!) 취재도 처음, 중국도 처음.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뉴비 기자’가 느낀 차이나조이. 힘 빼고 편안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2018 차이나조이 일정이 확정된 건 7월 초 쯤이었습니다. 차이나조이로 출발하기 전 준비해야 할 것과 공부해야 할 것들을 머릿속으로 되뇌이면서도, 가슴 한구석에서 올라오는 설렘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해외 출장이라니! 그것도 어마어마한 규모의 게임쇼라니!


현장에서 무사히 취재를 할 수 있을까, 좋은 내용을 빠르게 전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분명 제겐 좋은 공부가 될 테고 이런 경험이 저를 레벨업 시켜 줄 테니까요. 일정을 추가하려 핸드폰의 캘린더를 누르기 전만 해도 저는 분명 신나 있었습니다. 

문제는 항상 예견되지 않은 곳에서 튀어나오곤 하죠. 차이나조이 출장일 바로 전날까지 동원예비군 훈련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이 날씨에 예비군과 차이나조이…살이 5Kg는 빠지겠구나. 저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차이나조이 직전까지 예비군을 다녀와서 좋은 점이 있긴 했습니다. 생체 시계가 ‘국방부 시계’에 맞춰져 있어 늦잠을 자지 않았던 것이죠. 무사히 새벽에 일어나 주섬주섬 짐을 싼 후 인천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사우나조이'라고요? 생각보다 쾌적한데?


차이나조이가 개최되는 상하이의 여름에 대해서 들은 바가 있었습니다. 차이나조이의 별명이 ‘사우나조이’인 것부터, 고온다습한 상하이 기후에 대한 생생한 후기까지. 그래서 출발 전에 걱정했던 것 중 하나가 ‘날씨’였습니다. 저는 봄만 돼도 땀이 줄줄 흐르는 체질이기도 하고요.  


12시경 상하이 푸동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숙소로 이동하기 위해 택시를 타러 나가야 했습니다. 드디어 말로만 듣던 상하이의 고온다습…! 긴장감을 품고 잔뜩 얼굴을 찌푸린 채 밖으로 나가니!

물론 덥긴 했지만 그 명성(?)에 걸맞는 더위는 아니었습니다. 100여년 만에 최고 기온을 경신한 서울의 뜨거움에 적응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상하이가 정말로 시원(?) 했던 걸까요. 그 당시 상하이의 온도는 33도에서 34도를 오가고 있었습니다. 5년 전 차이나조이를 몸소 경험했던 현남일(깨쓰통) 기자는 당황한 듯 이렇게 중얼거렸죠. “뭐지…? 왜 안 덥지?”


더위에 대한 걱정을 한시름 덜고 나자, 그제서야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해외 여행은 일본에 2번 다녀 온 경험이 있었지만, 중국은 일본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더군요. 제가 느낀 중국의 첫 인상은 이렇습니다. ‘생각보다 깨끗하고, 생각보다 조용하고, 생각보다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많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 곳곳에 설치된 검색대를 지나거나 사방에서 들려오는 중국어를 들을 땐 ‘내가중국에 있구나.’ 하고 체감했습니다. 택시의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니 어느덧 숙소. 비행기 연착으로 인해 일정이 1시간 씩 밀린지라, 부랴부랴 짐을 풀고 차이나조이가 열릴 ‘상하이 뉴 인터내셔널 엑스포 센터’(SNIEC)로 향했습니다. 

행사가 열리기 전날 현장의 분위기는 어수선했습니다. 짐을 나르고 설치하는 인부, 부스를 둘러보는 관계자, 무대 행사 예행 연습을 하는 쇼걸 등 많은 사람들이 뒤엉켜있었습니다. 스피커를 체크하기 위해 틀어진 음악은 내일부터 있을 차이나조이에서 제 귀가 얼마나 고통 받을 지 넌지시 알려줬죠.


분위기는 어수선했지만 각 관에서 어떤 행사가 치러지는 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B2C관인 N관부터 B2B관인 W관까지 모두 둘러보고 나오니 꼬박 2시간이 걸렸습니다. 많은 사진을 찍은 것도 아니고, 어디에 어떤 부스가 있는지 체크만 했는데도 2시간. “차이나조이가 얼마나 큰 행사인지 감이 오니?” 현남일 기자가 넌지시 던진 말에 새삼 실감했습니다. 그러게요. 이 넓은 행사장을 언제 다 취재하지…?

여긴 어디? 나는 누구? 혼돈의 행사 첫 날


취재를 무사히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 떨다 보니 어느새 행사 첫 날이 밝았습니다. 숙소에서 함께 온 시몬 대표님과 아침식사를 해결한 다음 서둘러 행사장으로 향하는 택시에 올랐습니다. 앞으로 이틀간 디스이즈게임을 도와주실 통역 두 분을 만나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첫 날 상하이의 날씨는 아침부터 흐렸습니다. 덕분에 날씨는 시원했지만 언제 내릴지 모르는 비에 대비해 우산을 챙겨야 했죠. 우산 챙기는 게 뭐 대수냐고요? 짐이 하나 늘면 피로감이 10%정도 빨리 찹니다! ㅜㅜ

통역해 주시는 분들과 무사히 만나고 행사장에 입성한 것이 오전 9시쯤이었습니다. 일반 관람객이 입장하기 시작한 때였죠. 평일 오전이어서 그런지 행사장은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예상보다’ 한산했던 것이겠죠.

곧바로 B2C 구역인 N1관으로 향했습니다. 거대한 유리문을 열고 행사장에 입장하자마자 밀려오는 차가운 에어컨 바람, 그리고…볼륨이 엄청나게 큰 사운드! ‘고막을 찢는다’는 말이 어떤 말인지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이 정도라면 정말로 고막이 찢기겠어…!


사진기와 우산을 메고 본격적으로 취재에 나섰습니다. 다양한 부스를 돌면서 사진도 찍고, 통역가의 도움을 받아 관계자에게 이것저것 물어 보기도 하고. 예정된 인터뷰 시간을 종종 체크해 가면서 반나절 동안 N1, N2, N3관을 돌아다녔죠. 


차이나조이 초행 기자로서, 그리고 초보 기자로서 느낀 점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먼저, 어마어마하게 다양한 게임의 종류들! 차이나조이 기간 동안 접한 게임 중 제가 알아본 게임은 10% 남짓 될까요? 그만큼 다양하고 많은 게임들이 차이나조이를 빛내고 있었습니다. 

그 중엔 중국어를 읽지 못해 지나친 게임이나, 인파에 떠밀려 미처 보지 못한 게임도 있었겠죠. 하지만 ‘나는 우물 안 개구리구나’ 라는 생각을 하기엔 충분했습니다. 그 정도로 들어보지 못한 게임들, 그러면서도 퀄리티가 좋은 게임들이 많았죠. 

두 번째는 2차원 게임 캐릭터의 활용입니다. 2차원 게임이란 일본 특유의 화풍(재패니메이션)이 두드러지는 그래픽을 바탕으로 제작된 게임을 일컫는 말입니다. 앞서 한국에서도 X.D.글로벌의 <소녀전선>이나 <벽람항로>, 넷이즈의 <음양사>와 같은 게임을 통해 중국 2차원 게임을 접한 바 있었습니다. 중국 내에서 요즘 인기를 얻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고요.


하지만 이 정도 인줄은 몰랐습니다. 그야말로 ‘이렇게까지?’ 싶은 정도였습니다. 부스에 2차원 캐릭터가 없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2차원 캐릭터 코스프레부터 굿즈, 입간판 등등...머리로만 알고 있는 것과 실제로 그 위세를 체험하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눈에 띈 점은 ‘쇼걸’이었습니다. 행사장에는 정말 많은 쇼걸이 있었는데요, 지나가는 관람객의 이목을 끌고 부스를 홍보하는 쇼걸은 분명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행사장을 차지하는 쇼걸의 규모에 왠지 모를 거부감을 느꼈습니다. 조금 과장을 보태, 행사장 안은 쇼걸 반, 관람객 반인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했으니까요. 쇼걸이 많다곤 들었지만, 이정도로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차이나조이는 성 상품화 논란 등 이슈로 인해 쇼걸의 규모에 제한을 둔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인 무대에 십 수명 올라선 쇼걸을 보며, 그리고 그녀들에게 카메라를 겨누고 사진을 찍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신입 기자에겐 더할 나위 없는 기회, 차이나조이


정신 없던 행사 첫 날을 보내고 둘째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이제는 조금 익숙해진 길을 지나 행사장으로 들어서자, 첫날 보지 못했던 어마어마한 인파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둘째날은 주말이었죠. 마침 방학을 맞이한 학생부터 쉬는 날을 맞아 행사장을 찾아온 직장인까지...점심 시간이 다가오자 사람이 너무 많아 종종걸음으로 행사장을 빠져나오기도 했습니다.

첫날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정이었습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차이나조이의 인파와 더위(둘째날부터는 날이 개어 꽤 더웠습니다. 물론 예년에 비해선 시원한 편이었지만요)에 적응한 저 정도겠네요. 행사장과 인터뷰 장소를 오가며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차이나조이 취재에서는 여러 건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차이나조이는 유저를 상대로 게임을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개발사나 사업체가 한 공간에 모여 교류하는 만남의 장 이기도 하거든요. 중국 게임 시장을 파악하고, 개발사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런 기회는 제게 좀 더 특별하기도 합니다. 디스이즈게임에 들어온 지 6개월 남짓 된 저는 인터뷰 경험도 적고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도 떨어집니다. 이런 제게 게임과 관련된 사람을 많이 만나볼 기회는 흔치 않죠.


인터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하는 공부, 질문을 만드는 과정, 인터뷰를 풀어내는 과정, 그리고 그것을 정리하는 것까지. 게임 시장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제 지식으로 만들어내는 과정들이 하나 하나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인상깊었던 것은, 이야기를 나눈 세 게임사 모두 '그래픽 기술 향상'에 목말라 있었다는 점입니다. "한국 게임 그래픽 수준이 아주 높고, 우리는 그 수준을 따라가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는 식이었죠.  


물론 고작 3개의 게임사에게 들은 이야기로 중국 게임사 전체의 니즈를 파악할 수는 없겠지만, 제게는 꽤 인상 깊은 대목이었습니다.  

한결 여유로운 느낌으로 둘째날 취재도 마쳤습니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 기사를 작성하고, 다음날 아침 항공편으로 귀국하는 일만 남았죠. 현남일 기자와 함께 숙소로 돌아가려는 찰나…

'뉴비 기자'는 조금 성장했을까? 차이나조이를 마치며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아침 5시 반에 일어나 공항으로 갈 채비를 마쳤습니다. 공항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느꼈던 점, 좋았던 점, 나빴던 점 등. 신입 기자로서 느낀 점을 진솔하게 말하다 보니 어느덧 상하이 푸동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눈 깜짝할 새' 라는 말이 있죠. 말 그대로 차이나조이 출장은 눈 깜짝할 새 지나가 있었습니다. 정신을 차려 보니 상하이 푸동 공항에서 출국심사를 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나의 부족함을 알고, 다른 시선으로 게임계를 바라보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니까요.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서도 가만히 앉아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빠르게, 더 좋은 기사를 쓸 수 있을까. 내가 놓친 게임은 무엇이 있었을까. 내가 느낀 부족한 점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까 등등. 갈 길이 멀다는 느낌과 뿌듯함이 동시에 밀려왔습니다.  


이런 성장을 거쳐 독자 여러분께 더 좋은 기사를 전달해 드릴 수 있겠죠 :) '뉴비 기자'가 '베테랑 기자'가 돼 여러분께 더 좋은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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