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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혹은 뱀파이어 "콘텐츠마다 색다른 전략의 재미 제공하겠다"

조회수 2018. 7. 9. 11: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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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혹은 뱀파이어', '언데드 슬레이어' 개발자 하이디어 김동규 대표 인터뷰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7년 다닌 회사가 망하고 무작정 1인 개발의 길로 들어선 하이디어 김동규 대표. 그가 혼자 만든 게임 <언데드 슬레이어>는 해외에서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트렸다. 삼국지와 좀비라는 독특한 조합이 빛을 발한 것이라 생각했다.

 

색다른 게임을 만들려는 그의 도전은 계속 이어졌다. 6월 20일 출시한 하이디어의 신작 <인간 혹은 뱀파이어> 역시 독특하다. 게임은 로그라이크와 턴제 RPG의 특징을 더한 작품으로 신선한 세계관과 게임성으로 한 차례 주목을 받은 타이틀이다.

 

<인간 혹은 뱀파이어>는 어떻게 탄생했으며, 그 도전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하이디어 김동규 대표를 만나 신작 <인간 혹은 뱀파이어>와 앞으로 추가될 콘텐츠, 그리고 하이디어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이디어 김동규 대표


디스이즈게임: 독자들을 위해 간단히 자기 소개 부탁한다.

 

김동규 대표: 하이디어에서 이것저것 개발하고 있는 김동규라고 한다. 하이디어는 2012년 <언데드 슬레이어> 개발을 시작했을 때 설립했으니 거의 6년 됐다. 지금은 1인 기업이 아니라 그때보다 인원이 700% 성장했다. (웃음)

 

 

정말 많이 성장했다. 팀 규모는 어떻게 되는가?

 

개발 인원 6명에 운영 인원 1명으로 총 7명이다. 전작 <로그라이프> 개발 후 조금씩 인원을 충원했다. 업데이트를 자주 하지는 못하지만 <로그라이프>가 여전히 글로벌 서비스 중이기 때문에 추가 인력이 필요했다. <인간 혹은 뱀파이어>를 개발할 때도 업데이트는 꾸준히 하고 있었다.

 

 

<인간 혹은 뱀파이어>는 어떤 게임인가?

 

좋은 표현으로는 '하이브리드', 그렇지 않은 표현으로는 '애매한 게임'일 것 같다. 유저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 편이다. '이 정도면 장르를 잘 섞었다'고 말하는 유저가 있다면, '이게 무슨 로그라이크냐'는 유저도 있다. 유저 취향에 따라 다양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설명만 들었을 때는 다소 마니악한 게임인 것 같은데.

 

그렇다. 취향을 많이 탈 거라는 건 어느 정도 예상했다. 그런데 출시해보니 생각보다 정말 더 많이 타더라. 

 

 

전작 <로그라이프>는 귀여운 느낌이 강했는데 이번 작품은 세계관부터 상당히 어둡다. 이유가 있을까?

 

분위기부터 마니악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전작 <로그라이프>는 '대중적이고 라이트하게 만들자'는 동료들의 의견에 영향을 받은 작품이다. 그런데 가벼운 게임을 한 번 만들었더니 다시 마니악한 게임이 만들고 싶더라. 사실 내 취향은 하드 코어 액션이다. 혼자 개발한 <언데드 슬레이어>가 딱 그런 게임이다.

 


<인간 혹은 뱀파이어>는 언제부터 개발했나?

 

작년 인디게임 페스티벌 때 제출한 프로토타입이 3주 정도 만든 것이다. 거의 껍데기 수준이다. 기획은 그 전부터 진행됐지만, 본격적인 작업이 들어간 건 한 달 정도다.

 

'구글 인디 게임 페스티벌 2016​'에서 수상했던 경험도 있었고, 게임을 소개할 좋은 자리가 될 것 같아 조금 서둘러 만들었다. 게임은 당시 프로토타입을 기반으로 15개월의 추가 개발을 거쳐 출시했다.


개발에 참고한 작품이 있을까.

 

처음 참고한 작품은 <탐욕의 동굴>이라는 모바일 게임이다. <돈 스타브(Don't Starve)>와 아트 콘셉트가 유사한 던전 탐험형 로그라이크 장르로, 조작이 상당히 단순하고 직관적인 게임이다. 우리는 이런 직관성을 <인간 혹은 뱀파이어>의 모토로 삼았다.

 

그런데 게임 영상이 공개되고 매체에 소개되면서 <다키스트 던전>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것 때문에 오히려 <다키스트 던전>을 참고하게 됐다. 밝기에 따라 전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횃불 시스템처럼 유사한 점도 상당 부분 있을 것이다.

 

 

왜 로그라이크 장르와 SRPG 장르를 섞었나?

 

두 장르 모두 모바일에서 쉽게 보기 힘든 장르다. 게다가 싱글 타이틀로는 많지만, 온라인으로는 잘 안 나온다. 안 어울리는 두 가지를 의도적으로 섞었다고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콘셉트나 세계관에서 신선한 느낌을 주고 싶었을 뿐​ '무조건 로그라이크랑 SRPG를 더해야지!'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기존 게임과 유사한 구성의 게임을 만들면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만들더라도 그에 근접한 성적을 내는 것은 어렵다.


<인간 혹은 뱀파이어>의 재미는 어떤 점이라 생각하는가?

 

전략적인 전투 시스템과 다양한 성장 요소라고 생각한다. 캐릭터 성장 요소가 다양해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만큼 할 수 있는 것도 상당히 많다. 어디로 이동하고 어떤 스킬을 사용할지와 같은 전략적인 부분에서 고민할 여지가 많은 편이다.

 

 

이동과 행동을 함께 지시할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직관적으로 느껴졌다.

 

우리가 정말 많이 신경 썼던 부분이 전투다. 최초 버전에는 수동 전투가 아예 없었고, 유저는 스킬과 진영에만 개입할 수 있었다. 그런데 게임을 공개하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도록 직접 조작하고 싶다.'는 피드백을 듣고 수정하게 됐다.

 

모바일게임 특성상 자동 사냥을 선호하는 유저는 상당히 많다. 하지만 <인간 혹은 뱀파이어>는 깊이 있게 플레이하고 싶어 하는 유저들이 대다수다. 시스템의 근본이 변한 것은 아니다. 조작에 개입할 수 있는 정도가 변경된 것이라 보면 된다.


출시된 지 2주 정도 지났다. 유저 반응은 어떤가? 

 

<로그라이프>에 비하면 성적은 매우 좋다. 유저 참여 수나 다운로드 수도 월등히 높은 편이다. 전략에 익숙지 않아 떠난 유저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유저 잔존율은 상당히 높다.

 

 

만족스러웠던 유저 피드백은 있었나? 내심 뿌듯했다거나.

 

게임에 대해 깊게 파는 유저들을 볼 때마다 놀란다. <인간 혹은 뱀파이어>는 전투 스킬과 캐릭터 조합 가짓수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캐릭터 조합뿐 아니라 주인공 스킬을 어떻게 세팅하느냐에 따라 파티원들의 조합도 달라진다. 우리도 모든 조합을 테스트해보지 못했을 정도다.

 

그러다 보니, 유저 간 조합법에 대해 활발히 토론하는 채팅방이 생겨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 신기하면서도 내심 기분이 좋았다.

조합법, 캐릭터 등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식 카페 유저들


콘텐츠가 조금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콘텐츠는 지속해서 추가할 예정이다. 일단 현재 이용할 수 없는 골드 던전을 다른 콘셉트로 튜닝해 오픈할 예정이다. 

 

골드 던전은 게임 출시 전부터 준비된 콘텐츠지만, 열지 않기로 했다. 모험에 실패하면 소유한 골드의 절반이 감소하는 페널티가 있다. 이 페널티 때문에 유저의 골드가 부족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으며, 론칭 후 데이터를 통해 판단한 후 열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서비스 일주일이 지났을 때 지표를 보니 생각보다 골드가 부족하지 않아 후반 콘텐츠로 쓸 수 없었다. 그래서 각성 재료 같이 유저에게 정말 필요한 보상을 줄 수 있도록 콘셉트를 변경할 예정이다. 아직 확실히 결정된 부분은 아니지만, 골드 던전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

 

그 외에도 길드 레이드, 태그 매치 시스템도 생각 중이다. 태그 매치는 공격 범위가 겹치는 아군끼리 자리를 변경해 전투하는 시스템이다. 전투에서 한 단계 더 고민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하드코어함을 더하기 위해 캠프에 돌아갔을 때 자동으로 체력을 회복하는 기능을 없앨까 하는 고민도 있다.

 

 

모험 스테이지처럼 코어 유저들이 꾸준히 즐길만한 콘텐츠도 열어줘야 하지 않을까?

 

요일 던전, 재료 던전, 성장 던전 등 콘텐츠를 공통적으로 선보이는 게임이 많다. 하지만, 이는 유저가 받을 수 있는 보상만 다를 뿐 전투 방식은 똑같다. 만약, 유저들이 원한다면 제공할 것이다.​ 이런 식의 콘텐츠 확장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콘텐츠 방향성이랑은 맞지 않다. 콘텐츠 확장의 의미는 각각의 콘텐츠마다 다른 전략과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 혹은 뱀파이어>는 그런 방향을 기조로 삼아 콘텐츠를 추가할 것이다.

 

 

라이트 유저를 위한 콘텐츠도 어느 정도 필요할 듯하다.

 

어려운 부분이다. 최초 버전에서는 캐릭터가 죽으면 완전히 사라졌다. 이 버전으로 유저 시연을 했는데 다수가 빠르게 게임을 포기했다.

 

이걸 해소하기 위해 일정 기간 사용하지 못하는 페널티 형태로 바꿨다. 그랬더니 '이럴 거면 원래 설정으로 돌려라'라고 말하는 유저가 등장했다. 또 '캐릭터가 살아나는데 어떻게 로그라이크냐'는 말도 나왔다. 하드코어한 장르를 이렇게 하면 무슨 재미로 하냐는 말이다. 

 

이 게임을 가장 오래 끌고 갈 유저들은 소수의 마니악한 유저일 수도 있다. 과반수 의견으로 점점 페널티를 낮추면 분명 코어한 유저들을 잃을 수도 있다.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계속해서 피드백을 반복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해외 국가 론칭 계획은?

 

8월 말에 론칭할 예정이다. 대행업체에 맡기지 않고 우리가 직접 할 생각이다.

 

 

모바일 외에 다른 플랫폼 출시 계획은 없을까.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비주얼은 첫 유저를 끌어들이는 데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우리 게임이 어떤 플랫폼에서든 예뻐 보였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다. 그런데, 큰 화면으로 봤을 때 우리 게임이 예쁘게 보일까 하고 생각해 보면... 글쎄, 아직은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

 

 

일단 게임 안정화에 좀 더 집중할 계획인가?

 

출시 2주나 됐지만 안정화 부분에서 문제가 좀 있다. 이 부분을 우선 해결한 후 다른 시스템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 "기본 수익 추구가 아닌 동료에게 특별한 보상을 주는 회사로"


벌써 세 번째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소감이 어떤가?


<언데드 슬레이어>를 만들 때만 해도 뭉클하고 설레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리더 입장이 되니 마음이 좀 달라졌다. 조직원도 늘어나고, 타이틀 론칭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도록 서비스까지 신경 써야 하니 매번 머릿속이 복잡하다. 이슈가 터질 때 어떻게 대응할지까지 고민하다 보니. 물론 여전히 설레긴 한다. 



게임을 오래 서비스하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가?


고민 끝에,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리 조직의 장점은 유연함이다. 피드백을 받아 빠르게 대응하는 것에는 자신 있다.


사망 페널티는 유저의 피드백을 받아 적용했다. 앞에서 말한 골드 던전도 마찬가지고. 이외의 다른 것도 유저 피드백을 참고해 반영할 것이다.​ 콘텐츠를 유저 필요성에 맞게 빠르게 바꿀 수 있는 것도 우리의 장점이다. 유저들이 원하는 것을 빠르게 대응해야 우리의 서비스 기간이 길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작 <로그라이프>는 아직도 유저가 많은가보다. 특히 해외 성적이 좋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남아있는 유저들은 이제 거의 가족같은 사람들이다. 해외 서비스는 운영 대행업체와 계약해 업체에게 CS를 맡기는 방식으로 서비스 중이다. 국내는 서비스 운영까지 온전히 우리가 하고 있다.

 

 

운영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모든 부분을 케어하긴 힘들 것 같다.

 

아무래도 그렇다. 업데이트나 이벤트 세팅은 우리가 다 하기 때문에 완전히 신경을 안 쓸 수는 없다.

 

 

보통 소규모 게임사는 게임 하나 출시하는 것도 힘든데 벌써 세 번째 게임을 출시했다. 잘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사업을 잘하는 조직은 아니다. 오로지 개발만 하는 조직이다. 이렇게 세 번째 게임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첫작 <언데드 슬레이어>가 해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언데드 슬레이어>로 만든 밑거름과 자본력으로 동료들을 모아 두 번째 작품인 <로그라이프>를 개발할 수 있었다.

 

<로그라이프> 서비스는 매우 힘들었다. 심할 때는 유저가 20명 들어왔다.(웃음) 그래도 어떻게든 꾸준히 성장하고 손익분기점도 넘겨 세 번째 게임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첫 작품과 달리 7명이 함께 개발했다. 1인 개발 시절과 어떤 점이 다른가?

 

혼자 만들었다면 절대 못 만들었을 게임이다. 내가 가장 취약한 장르가 전략이다. 이 게임을 만들게 된 것은 전략 게임을 잘 개발하는 동료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 머리에서 나오는 건 뻔하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타격감 있게 몬스터를 쓸어버릴까?' 이런 생각이나 했을 텐데(웃음) 지금은 다르다.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서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볼 수 있는 것. 동료들이 있어서 할 수 있었던 시도들이 나에게 큰 양분이 되었다.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도전하는 것 같다.

 

새로운 걸 만들지 않으면 우리 스스로도 재미가 없다. 평범한 모바일 게임을 '하는 건' 좋아한다. 하지만 그것과 똑같이 만드는 건 재미없다. 뭔가 보고 따라 그리는 느낌이다. 하이디어가 새로운 걸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면 지금 동료들은 나와 함께 하지 않았을 것이다.

 

 

동료들 역시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어 하는가?

 

'하이디어는 항상 독특한 게임을 만드는 기업이라는 것. 그리고 자신이 그곳의 멤버였다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도전이 힘든 개발사는 보통 '기본 수익'은 벌 수 있는 안전함을 추구한다. 그런 것에 비해 하이디어는 모험적인 느낌이 강하다.

 

나는 기본 수익을 추구하며 회사를 연명하고 싶지는 않다. 같이 일하고 있는 동료들 모두 사회에서 나름 인정받고 있는 친구들이다. 이 친구들이 여기에서 일하는 만큼 얻어가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

 

우리 회사에 와서 인생이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지 않다. 그게 안 된다면 동료들이 원래 생활로 찾아갔으면 좋겠다. 이건 대표의 입장이 아니라 동료로서의 입장이다.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보다는 동료들 유의미한 무언가를 얻어갔으면 하는 것 같다.

 

혼자 게임을 만들 때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는 돈 못 벌어도 좋아. 내가 하고 싶은 거 할 거야'라고 생각하며 나만의 창작 욕구를 배설했다. 그런데 동료들이 늘면서 생각이 변했다.​

 

팀원들에게 항상 보상을 주고 싶다. 흔히 말하는 '대박'이 나거나 어딜가서 우리 게임을 말하면 '그 개발사 알아'라는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

 

70%의 안전장치에 30%의 신선함을 더해 게임을 만드는 것은 안전함이 보장된 '성공 방정식'을 따라가는 방법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그 성공은 뻔한 수준의 성공이다. 물론 그렇다고 우리가 이런 방식으로 대단히 성공했다고 말하긴 힘들다. 그렇지만 계속해서 시도할 것이다.

 

 

동료들은 어떻게 모이게 된 건가?

 

예전 회사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다. 다들 흔히 말하는 대기업에 있었다. 대형 게임사가 특이한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항상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게임들에 포커싱을 맞추다 보면 하는 일이 결국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 매너리즘에 빠져 합류한 친구도 있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언제든 다른 곳에 갈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잠깐 도와주는 것일 수도 있고, 조금 쉬러 온 걸 수도 있다. (웃음) 그런 친구들이 함께 일한 지 벌써 4년째다. 


소규모 개발사로서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든가? 

 

온라인 서비스를 유지하는 게 가장 힘들다. 우리 규모로 온라인 게임 2개를 돌리는 것은 무리가 있기도 하고. 오프라인 게임이나 정말 간단한 게임 혹은 싱글 위주의 오프라인 게임을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서버 베이스 기반의 게임을 우리 규모에서 계속 만들어 내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것도 글로벌 단위로 서비스하는 팀은 특히 그렇다.

 

일단 서버가 있으면 운영 서비스를 해야 한다. 이 운영 서비스에 들어가는 인력에는 서버 유지 관리, 데이터베이스 관리, 이벤트 및 운영 등 기본적으로 필요한 인력이 많은 편이다. 현재 인원으로는 확실히 버겁다.

 

 

콘텐츠 업데이트와 라이브 서비스를 계속하려면 장기적 방안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인력 충원이 되면 가장 좋다. 다만 이 부분도 조심스럽다. 우리 같은 작은 팀은 인원이 늘어날수록 낭비되는 부분도 많아진다. 시간은 시간대로 흐르고 작업은 작업대로 밀린다.

 

실제로 충원하려 했을 때 잘 안 오시려는 부분도 있겠지만, 섣불리 모시기도 어렵다. 안되면 우리가 해결해야지 어쩌겠는가. 아직은 여유가 있지만, 글로벌 서비스 들어가면 약간 얘기가 달라질 것 같긴 하다.

 

 

인력 충원이 힘들다고 말한 건 아무래도 팀이 안정적이지 못해서 그런가.

 

그렇다. 연차가 사람의 실력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신입이라도 센스있는 분은 티가 나니까. 그런 분들을 데려오고 싶기는 하다.

 

하지만 쉽지 않다. 아직 회사 비전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막상 우리가 손을 내밀어도 그분들이 손을 잡아줄지 나로서도 의문이다.

 

욕심 같아서는 최고의 실력을 갖춘 팀원들과 일하고 싶다. 그리고 현재까지는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력 있는 팀원들이다. 이 사람들이 왜 여기서 일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웃음) 

 

 

혹시 다음 작품을 만든다면 어떤 장르를 만들고 싶은가?

 

<헤드 업(Heads Up)>이라는 게임을 모티브로 삼고 싶다. 오프라인상에서의 행동이 필요한 퀴즈 게임이다. 장르에 얽매이기보다는 매번 신선하고 이슈가 될 게임을 만들고 싶은 것이 목표다. 단순히 튀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남기 위한 비결이다. 


어떻게 보면 과감한 것 같다.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면 그만큼 결과가 두려울 만도 한데.

 

매번 두렵다. 하지만 나는 이미 바닥을 찍어봤다. 7년 넘게 다니던 회사가 망하면서 밀린 월급, 퇴직금도 못 받았다. 대표님이 나쁜 게 아니라 비즈니스적인 이유 때문이었지만, 그때 정말 힘들었다.

 

동료들과 다 같이 실업 급여 받으려고 노무사 찾아다니기도 하고, 지금은 절차에 아주 빠삭해졌다. 거의 베테랑이다. (웃음) 그렇게 바닥을 찍어보니 오히려 지금은 살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직 서비스가 불안정한 부분이 있다. 질책을 해주시는 분도 있고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도 있다. 모두 고마운 분들이다. 앞으로 믿어달라는 얘기는 하지 않겠다. 우리가 더욱 잘해야 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유저들 마음속에 나쁘지 않은 게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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