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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18] 아크시스템웍스, '근성'으로 일구어 낸 30년 장인정신

조회수 2018. 4. 25. 11: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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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와타리 다이스케, 안베 히데유키가 말하는 회사의 30년 간 도전 과정

대전 격투 게임을 해봤던 유저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길티기어> <블레이블루>의 개발사, 아크시스템웍스가 NDC 2018을 찾았다. 이시와타리 다이스케 제너럴 디렉터, 안베 히데유키 CTO는 첫날 ‘오랜 기간 2D 격투 게임을 개발한 일본 개발사, 아크시스템웍스 아트워크 진화의 30년’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진행했다.

 

두 강연자는 강연 내내 ‘근성’을 강조했다.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아크시스템웍스만이 할 수 있는 더 나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필수 조건이었기 때문. 성공과 실패를 떠나, 그들은 30년 동안 계속된 새로운 도전으로 지금의 위치와 인지도를 얻게 됐다.

 

사명 ARC의 약자인 ‘액션(Actoion)’, ‘레볼루션(Revolution)’, ‘챌린지(Challenge)’의 뜻대로, 그들은 격투 게임 장르에 있어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진화를 일구어냈다. 30년의 세월을 통해 그들은 대전 격투 분야의 ‘장인’이 됐다. 장인이 말하는 30년 간의 근성, 강의 내용을 정리했다.

왼쪽부터 이시와타리 다이스케 제너럴 디렉터, 안베 히데유키 CTO​.


# 외주 수주 업체에서 '자사만의 게임'을 내놓는 게임사로

 

시와타리 다이스케 제너럴 디렉터, 안베 히데유키 CTO는 학교 재학 시절 아크시스템웍스에 합류했다. 당시 회사는 패미컴부터 슈퍼패미컴까지 픽셀 아트를 중심으로 게임을 개발하던 상황이었다. 또, 지금처럼 격투 장르를 전문으로 하는 것이 아닌 액션, RPG, 어드벤처 등 다양한 장르를 개발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양한 타이틀을 선보였음에도 그들에게는 아크시스템웍스의 이름을 내걸은 게임이 아닌 외주를 수주 받아 개발하던 게임이 전부였다. 회사는 자사가 직접 개발, 출시하는 게임을 내놓기로 결심했고, 1995년 첫 오리지널 3D 액션 타이틀 <이그젝터>, 첫 육성 어드벤처 게임 <위저드 하모니>를 출시했다.

아크시스템웍스 이름을 내걸고 만든 게임들의 시발점이 된 두 게임.

이후에도 아크시스템웍스의 자체 게임 개발은 계속됐다. 1998년 <길티기어>, 2000년대 <길티기어X>, 2003년 <길티기어 아스카>를 내놓으면서 점점 스펙이 향상됐다. 2007년은 16 대 9 화면을 활용한 첫 3D 격투 게임 <배틀 판타지아>, 첫 풀 3D 격투 전략게임 <길티기어2 오버추어>를 선보였다.

 

2008년과 2014년에는 첫 HD 해상도 게임 <블레이블루>와  툰 셰이드 2.5D 격투 게임 <길티기어 이그저드 사인>을 선보였다. 자체 게임을 선언한 이후, 단순 퀄리티 업이 아닌 하이엔드 게임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가했다.

 

 

# 근성, 또 근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타협을 거부한 그들

 

이어 두 강연자는 시대별 선보인 각 게임으로 어떤 도전을 해왔는지 설명했다. 1998년 <길티기어>가 나왔을 당시, 시와타리 다이스케 제너럴 디렉터, 안베 히데유키 CTO에게는 선배가 없었다. 회사 인원은 6명 남짓. 물론 노하우 전수도 없는 상황. 두 강연자는 “당시 모든 상황이 열악했다. 무언가 나 혼자 힘으로 노력해보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두 사람을 포함한 3명의 학생은 우여곡절 끝에 <길티기어>를 만들게 된다. PS가 주 플랫폼이던 당시였다. 어떻게 만드는 지도 몰랐지만, 끊임없이 연구하면서 저해상도 사이즈, 320x240 크기의 매우 작은 화면으로 개발했다. 캐릭터 당 색은 16개. 체계적인 업무 방식도 없다 보니 애니메이션 회사와 협업할 당시에도 불필요한 업무 과정도 했을 정도였단다. 출시된 여러 대전격투 게임 공략본을 보면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그야말로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시와타리 다이스케 제너럴 디렉터, 안베 히데유키 CTO는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결국, ‘근성’을 통해 우리가 결국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생이었기 때문에 포기하자는 생각 보다 더 발전하자는 마음이 그런 계기를 줬다고 밝혔다. 당시 게임 시장 역시 젊었던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2000년도에 와서는 길티기어의 아케이드 버전이 출시됐다. <길티기어>의 흥행 덕분에 사세는 약간 확장했다. 10명으로 늘었고, 외부 위탁도 가능한 상황이 됐다. 물론, 공략본 하나에 의존하는 상황은 여전했다. 그러나, 첫 아케이드 작품을 출시하며 아케이드 버전과 콘솔 버전 유저의 반응은 다르다는 것을 경험했다.

상황은 조금 나아졌으나, 열악한 개발 환경은 여전했다.​

당시 캐릭터 설계는 최초 <길티기어>의 작업 퀄리티의 약 2배다. 조금 더 세밀하게 그릴 수 있게 됐고 작업 과정에서도 불필요한 과정도 줄었다. 해상도는 2배 늘어났지만 캐릭터 면적은 4배가 됐다. 세밀한 그림이 가능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당시에는 많은 게임사가 320x240 해상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640x480 해상도는 일러스트를 강조한 게임들 위주로 구현했던 상황. 보다 나은 해상도를 위한 방법을 고민했고, 작은 캐릭터를 확대 표시해서 큰 화면에 대응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대표가 반대해 컬러색도 늘리고, 불필요한 작업 과정을 삭제하고 다시 개발했다. 하지만, 여러 도전에도 불구하고 개발 기간도 맞추지 못했고 예산도 초과했다.

단순 사이즈만 늘리려 했던 것 보다, 오히려 보스의 반대가 약(?)이 됐다.

그러나 그들은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면서 여전히 ‘근성’으로 버텼다고 밝혔다. 결국, 타협하지 않는다는 근성이 하나의 결과물을 냈고 2009년 PS3용 <블레이블루>가 그 결과물로 나타났다. 처음으로 대전 격투게임에서 선보인 16 대 9 비율의 게임이었다. 비율 상승으로 최초 1998년 캐릭터 면적도 16배로 커졌다.

 

참고로, 당시 일본에서는 게임에서 도트를 찍을 때 아케이드 게임장의 패드와 버튼처럼 생긴 기계의 버튼을 눌러가면서 도트를 그렸다. 시와타리 다이스케 제너럴 디렉터, 안베 히데유키 CTO는 당시 아크시스템웍스의 게임을 판매하던 회사 중에서 버튼이 20개 이상 되는 특수한 기기를 사용했는데, 빠르게 작업해야 하다 보니 엄청난 “다다닥!” 소리가 났던 기억도 난다며 당시 작업 환경을 회상했다.

타협하지 않는 근성이 결실을 맺었다.


# 2D 같은 3D, 퀄리티 상승과 함께 늘어나는 집요함

 

<블레이블루>까지 수준이 발전하면서 늘어난 면적을 과거처럼 그려내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 섰다. 수작업으로 원화 도안을 <길티기어> 이상의 크기로 만드는 것은 시간과 개발 기한을 맞추기도 어려웠다. 그렇다고 원화가를 다수 채용해도 퀄리티 편차가 있기 때문에 퀄리티를 유지하기도 힘들고.

 

그들은 당시 큰 변화를 겪었던 시장 상황 속에서 개발 체계를 발전시키자는 움직임이 있었고, 3D 모델 데이터로 캐릭터를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아크시스템웍스의 게임을 보는 유저들은 여전히 그들이 픽셀 방식의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는데, 사실 회사는 이 때부터 3D 모델링을 개발에 적용했다.

 

아크시스템웍스는 3D 모델 데이터를 뽑아내서 흑백의 선화에서 페인팅 작업을 자동으로 입히는 상황까지 발전시켰다. 뼈대를 삽입하는 기술도 향상돼 움직임도 부드러워졌다. 물론, 작업적으로 빨라지기는 했지만, 그와 함께 퀄리티를 상승시키기 위한 집요함도 늘어났다. 이 역시, 그들은 ‘근성’ 커맨드로 해결했다.

그들을 일으키는 최강의 주문, '근성'.

물론 근성과 함께, <블레이블루> 시절에는 과거 한 명이 멀티플레이어 역할을 맡았던 것에서 탈피, 각 파트마다 책임 지고 개발하는 업무 환경을 만들었다. 파트 별 전문화 작업을 하면서 퀄리티도 향상시킬 수 있었다.

 

이후 2014년 선보인 <길티기어> 최신작 <길티기어 이그저드 사인>은 2D 게임의 정점을 찍은 퀄리티를 선보였다. 그들은 당시 스스로가 만들어야 할 차기작에 대한 부감과, <블레이블루>를 넘어야 한다는 과제들을 안고 있었다고 밝혔다.

시와타리 다이스케 제너럴 디렉터, 안베 히데유키 CTO는 결국 ‘향상된 비주얼 임팩트’, ‘아크시스템웍스만이 할 수 있는 비주얼 방향성’, ‘글로벌에서도 통하는 게임’을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바로 3D지만, 2D처럼 보이는 기술이다.

 

아크시스템웍스는 3D 작업의 장점에 대해 배틀 화면, 캐릭터 스킬 애니메이션, 스토리, 디지털 피규어 같이 여러 방향, 상황에서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과거 수작업 콘티도 3D 모델링으로 이모션 콘티를 만들어 빠르게 수정을 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이러한 기술 적용과 더불어 그들의 장인 정신 또한 발전했다. 캐릭터 당 수만 개의 폴리곤, 60프레임 유지를 고수했다. 보다 2D에 가깝게 하기 위해 아티스트가 캐릭터 수정 작업을 거쳐 보다 애니메이션같이 표현했다. 관절 이동 시 탄성을 변형해 움익임에 유연성을 더하기도 했다.


# 하고 싶은 것을 위한 열정,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시와타리 다이스케 제너럴 디렉터, 안베 히데유키 CTO는 그들이 30년 간 시대별 도전을 해 온 과정을 돌아보며 “결국, 우리가 만들고자 한 것에는 효율이 없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들은 그들이 하고 싶은 것을 계속 추구하고, 최선을 다했으며, 거기에는 ‘새로운 도전’이라는 전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효율로 도달하기 어려운 ‘근성의 세계’지만, 그들은 현재 분야에서 장인정신을 발휘 중이다. 최근 출시된 <드래곤볼 파이터즈>에도 참여하는 등 인정 받는 게임사로 거듭났다.

끝으로, 두 강연자는 “아크시스템웍스의 ‘아크(ARC)’ 약자는 ‘액션(Actoion)’, ‘레볼루션(Revolution)’, ‘챌린지(Challenge)’라는 뜻을 담고 있다. 액션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근성으로 도전을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크시스템웍스는 이날 강연을 통해 이그젝스 시리즈, 2D 그래픽 마지막 타이틀인 <길티기어 이그젝스 엑센트 코어 플러스 R>의 닌텐도 스위치 버전 출시를 발표했다. 게임에는 고 신해철 씨가 만든 <길티기어 이그젝스 샤프 리로드>의 한국판 음악이 게임의 글로벌 버전에 수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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