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왕자영요'의 자발적 셧다운

조회수 2017. 7. 24. 11: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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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텐센트의 <왕자영요>(한국명 : 펜타스톰)와 자발적 셧다운이 중국 모바일 게임산업의 이슈입니다. 이번 사건을 살펴보고 셧다운 제도에 대한 한국과 중국, 양국의 차이를 짚은 김두일(모험왕) 퍼틸레인 고문의 페이스북 글을 편집해 소개합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텐센트 <왕자영요>의 폭발적인 도약

텐센트의 <왕자영요>는 중국 모바일게임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 <왕자영요>는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넷이즈의 <몽환서유>가 보유하고 있는 최대 누적 매출 기록을 올해 갱신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현재 <왕자영요>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중이다. 아마도 2017년 모든 게임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익을 내는 게임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 (작년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가장 높은 수익을 낸 게임으로 기록되었다.)  


<왕자영요>는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이 아니다. 2015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벌써 3년 차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2015부터 2016년 시즌에는 넷이즈의 <몽환서유>, <대화서유>, <천녀유혼>, <음양사> 등에 밀려 간신히 4~6위권을 유지했다. <왕자영요>가 본격적인 1위 행보를 하기 시작한 것은 2017년 1월부터였고, 이후 거침없는 1위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왕자영요>의 성공 요인은 소셜 네트워크(QQ, 및 wechat)의 입소문을 타면서 유저 유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에 있다. 2016년 4분기에는 DAU(Daily Active Users)가 무려 1억 명 수준까지 올라갔다. 이 정도 DAU면 아무리 ARPU(Average Revenue Per User)가 강력한 그 어떤 게임도 당해내기 힘들다. 


# <왕자영요> 고난시대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너무 잘 나가면 반작용이 있는 법이다. 최근 <왕자영요>는 중국 다수의 언론으로부터 ‘사회적 해악’이라 비판받고 있다. 그 이유는 청소년들이 <왕자영요>에 중독되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왕자영요>를 하지 않고는 친구를 사귈 수 없다’며 부모의 잔소리를 피해가고 있다. 5명이나 10명씩 함께 팀플레이 하는 방식이 가장 보편적이다 보니 친구가 요청하면 시간 상관없이 응해야 한다는 핑계를 대는 셈이다.


실제 어떤 13세 학생은 <왕자영요>를 못하게 하는 부모의 저지에 격분해서 4층에서 투신을 시도했고, 또 다른 17세 학생은 40시간 넘게 <왕자영요>를 하다가 돌연사했다. 부모명의로 된 스마트폰으로 <왕자영요> 아이템 구매를 하느라 몇십만 위안씩 (한국 돈 수천만 원) 결제를 한 학생도 속출했다. 게임을 하고 싶지만, 시간이 부족한 유저들을 위한 대리게임 알바가 중국에서 유행 중이다. 


이러한 부작용으로 인해 <왕자영요>는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는데, 특히 지난 7월 3일 인민망(人民網)에서 사설을 통해 ‘<왕자영요>의 성공은 사회에 해가 되고 있다’며 ‘2000년 이후 출생한 유저가 전체 20%를 차지해 학업 및 생활에 지장을 준다’고 지적했다. 


# 발 빠른 텐센트의 청소년 보호 플랫폼, 그리고 반작용

텐센트의 조치는 신속했다. 인민망(人民網) 사설이 나온 다음 날인 4일부터 중국 내 12세 미만의 사용자는 하루 1시간, 12세~18세의 사용자는 하루 2시간만 <왕자영요>를 할 수 있도록 자발적인 셧다운 조치를 내린 것이다. 규정시간을 초과하면 강제 접속종료가 되며, 당일 재접속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조치의 배경은 2017년 2월 자체적으로 만든 ‘청소년 보호 플랫폼’과 2010년 8월부터 적용된 ‘인터넷게임관리방법’의 조례에 있는 ‘미성년자 미혹 방지 시스템’에 의거한 것이다.  


텐센트 청소년 보호 플랫폼은 1. 언제 어디서든 아이의 결제기록과 플레이 기록을 부모가 열람할 수 있고 2. 아이가 결제하는 즉시 알리며 3. 아이가 게임에 접속 여부도 즉시 알리고 4. 플레이 시간도 설정 가능하며 5. 단 한번의 클릭으로 진행중인 게임을 멈추게 할 수도 있다. 


또한 미성년자 미혹방지 시스템에는 18세 미만 유저의 경우 누적게임 시간이 3시간을 넘길 경우 경험치(EXP)와 재화가 -50%, 누적 게임 시간이 5시간을 넘어가면 모든 경험치와 재화가 0이 되도록 하는 시스템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왕자영요>의 인기가 높아지고 여론의 질타를 받다 보니 텐센트는 상기한 대로 좀 더 강력한 내부조치를 내렸다. 텐센트는 스스로 ‘역사상 가장 엄격한 관리체계’라고 발표했다. 


이런 상황 속에 당연히 텐센트의 주가는 폭락했다. 특히 7월 3일 인민망 사설에서 비판받았던 시기에는 4.13%(무려 하루에 151억 달러나 증발) 급락했고, 제한조치를 발표한 이후인 5일에도 장중 3% 넘게 하락했다. 


따라서 홍콩주식시장은 한바탕 난리가 났다. 텐센트의 주가 폭락은 한국 삼성전자의 주가 폭락 상황과 비교하여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홍콩주식시장에서 텐센트가 미치는 영향력은 강력했다. 


물론 텐센트는 다시 주가를 회복 중이다. 저력의 텐센트…

최근 1개월간의 텐센트 주가 추이

# 한중 양국의 셧다운제도에 대한 태도 차이는?

셧다운제도는 한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게임의 과몰입과 중독과 관련해서 정부와 업계의 입장 견해가 다르고 정부 부처 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부처 간의 입장이 서로 다르며, 학부모와 아이들의 입장도 다르다. 하지만 필자가 느끼기에 한국과 중국의 큰 차이점은 중국의 경우 어떤 형태로든 문제가 되면 신속하게 해법을 내놓고 바로 실행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텐센트가 자발적으로 앞서 언급한 조치를 내놓았을 리는 없고 무언가 정부 측과 조율이 있었을 것이다. 단지 표면적으로는 자발적인 조치로 보이게끔 정부 내 유력인사가 사전에 귀띔을 해 주었을 것이고 여론에 따라 움직이는 기업의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추측된다. 


즉, 핵심은 정부와 기업이 손발을 맞춰서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처럼 정부와 업계 간의 상호 간의 조율 없이 (진심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이곳은 모든 것이 계획된 장군 멍군을 주고받는 것을 관람하는 기분이다. 우리는 그렇게 될 수 없을까? 


#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 

한국에서도 업계 출신의 국회의원도 등장했고 실제 게임산업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도 적지 않다. 또한, 과거처럼 게임이 오직 규제만의 대상도 아니며 그렇다고 청소년 과몰입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때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상반되는 입장 속에서 상호 간의 인정과 공감을 바탕으로 양측이 수긍할 만한 해법을 강구하는 것이다. 용어조차 생소한 4차산업 어쩌고 하는 공청회(그것도 얼굴만 보여주고 바로 가 버리는)는 그만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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