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1000만원 더 주겠다며 1300만원 받아간 보험

조회수 2021. 4. 23. 21: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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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리모델링 주의보

많은 사람이 안정된 미래를 위해 보험에 가입하지만, 잘못된 판단을 하면 보험사 좋은 일만 시키는 일이 될 수 있다. 보험사들이 스스로 가입자들의 보험사기를 비판하면서도, 가입자에게 사기에 가까운 행위를 서슴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금융당국의 소비자 주의보가 나와, 내용을 알아봤다.


◇종신보험 잘못 갈아탔다가 손해

출처: 더비비드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련 없음
출처: 더비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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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최근 “보험 계약자의 재무 상태·생애주기에 맞게 보험계약을 재구성해준다는 ‘종신보험 갈아타기’ 영업에 속지 말라”면서 소비자 경고를 발동했다. 보험사들은 케이블TV, 인터넷 포털, 유튜브, 대면 상담 등을 통해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신규 보험을 가입하라는 영업을 하고 있다. ‘보험 리모델링’ ‘보험 재설계’ 등 그럴싸한 말로 포장하고 있는데, 실은 사기성 계약이 많다는 게 금융당국의 경고다.


실제 사례를 보면 A씨는 사망보험금 4000만원짜리 종신보험을 해지하고 같은 날 사망보험금 5000만원짜리 종신보험에 재가입했다. 보험금이 1000만원 늘어나는 것이다. 그러면서 보험사는 더 내야 하는 보험료로 800만원을 안내했고, 더 좋은 특약도 생긴다고 했다. A씨는 800만원만 더 내면 추후 1000만원을 더 받으면서 특약도 생기니 유리하다고 판단해서 갈아타기를 결정했다.


하지만 실제 갈아타기를 하면서 A씨는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 기존 보험에 가입하면서 2700만원의 보험료를 냈었는데, 해지환급금으로 2200만원만 나온 것이다. 500만원을 손해 본 것이다. 여기에 새 보험 가입을 위해 800만원을 더 냈으니 결과적으로 1300만원을 지출한 셈이다. A씨는 “보험금 1000만원 더 받겠다고 1300만원을 낸 셈”이라며 “무척 후회스럽다”고 했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고 민원을 내는 가입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금감원에 접수된 보험 관련 민원 건수는 지난해 5만3294만건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이 중에는 보험 갈아타기 민원이 많고, 그 수도 계속 늘고 있다.


◇형편 어려워진 사람에게 부담 더 씌워

출처: 더비비드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련 없음
출처: 더비비드


특히 형편이 어려워져 보험료를 내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사기성 갈아타기를 유도하는 보험사들이 많다. 기존 보험 해지 후 ‘가성비가 좋은’ 신규 보험에 가입하면 된다고 제안하는데, 실은 조건이 훨씬 불리해지는 경우다 많다는 것이다.


실제 사례를 보면 B씨는 급전이 필요해서 14년 납입한 종신보험의 회사를 찾아갔다. 그러자 보험사는 현재 보험을 해지해서 목돈으로 해지환급금을 받고, 같은 조건의 보험에 새로 가입해서 보험료를 계속 납부하면 같은 보장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이 역시 사기에 가까웠다. B씨가 기존 보험을 해지해서 받은 해지환급금이 기존 납부한 금액보다 훨씬 적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같은 보장을 받기 위해 새 보험에 오래 많은 보험료를 내야 하는 부담만 남았다. 금감원 계산 결과 B씨가 손해 본 금액은 2600만원에 이르렀다.


◇갈아타기할 때 3가지 확인 필요

출처: 더비비드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련 없음
출처: 더비비드


금감원은 종신보험 갈아타기는 반드시 3가지를 확인하라고 권유했다. 첫째, 리모델링으로 보험료가 오르는지 여부다. 보험료에는 무조건 사업비가 포함된다. 보험사들이 이윤으로 삼거나 보험설계사 수당으로 들어가는 돈이다. 보험 갈아타기를 하면, 기존 종신보험에서 사업비를 이미 낸 상황에서 신규 종신보험으로 사업비를 또 내는 셈이 된다. 여기에 나이가 들어 가입할수록 보험료가 올라간다. 젊어서 가입한 종신보험을 해지하고, 나이가 들어 새로 가입하면 보험료가 상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둘째 새 종신보험에 가입이 거절될 수 있는 질병 특약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나이가 들어 질병 이력이 생겼다면 기존 보험에선 보장받던 특약을 신규 보험에선 거절될 확률이 생긴다.


보험에 적용되는 이율이 낮아지지 않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낸 보험료에 약간의 이자를 붙여 보험금이 지급되는데, 최근 몇 년 간 시중 이자율이 많이 내려가면서 새 종신보험에 적용되는 이율은 기존 종신보험보다 훨씬 낮을 가능성이 있다.


◇감액완납 등 제도 활용할만

출처: 더비비드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련 없음
출처: 픽사베이


결국 종신보험 갈아타기는 상당히 높은 확률로 안하는 게 낫다. 그럼에도 하게 되는 이유는 마치 혜택이 늘어나는 것처럼 소비자를 호도하는 보험사의 기만술과 가입자들의 금전적 사정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유리하면 회사가 불리해진다는 건데, 회사가 그런 선택을 권유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보험이 있는 상태에서 목돈이 필요한 경우 갈아타기를 하기 보다는 보험계약 대출 제도를 이용하는 게 좋다. 약관에 따라 해지환급금 범위 내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 신용등급 조회 등 대출 심사 절차가 생략되고 중도상환수수료 부담도 없다. 또 단지 보험료를 더 내기 어려워졌을 때는, 기존 종신보험 계약을 해지하면서 감액완납 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낫다. 보험료 납입을 현 상태에서 중단하고, 그 금액 선에서 추후 사망시 가족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반대로 보험금 액수를 증액하고 싶다면, 기존 계약은 그대로 두고, 다른 상품을 추가 가입하는 방법이 있다.


/박유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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