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주식만 이렇지, 금리상승기 3가지 투자 대안
금리·물가 상승기의 투자법
전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경제가 6% 넘게 성장해 30여년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 지표도 경기가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연 0.5% 수준까지 내려갔던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1.756%를 기록하며 14개월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지난 3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조900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무 경기부양책에 서명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과 인플레이션 기대로 국채금리가 다시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경기가 좋아진다는 건 좋은 신호지만 금리와 물가 상승은 성장주에겐 악재다. 기술 기반의 빅테크 등 성장주 관련 기업은 사업 자금을 대출·회사채 등으로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 금리 상승이 실적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난해 기술주에 베팅했던 서학 개미들은 금리·물가 상승기에 어디로 투자처를 옮겨야 할까.
◇성장은 느리지만 탄탄한 가치주에 주목
전문가들은 지금이야 말로 금리 영향을 덜 받는 가치주에 투자할 적기라고 조언한다. 매출이 안정적이면서도 느리게 성장하고 실적 대비 주가가 비교적 낮은 가치주는 금리 상승 타격을 덜 받는다는 설명이다.
가치주 중에서도 경기 회복기에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정유·화학·건설·금융 등 경기 민감주가 유망하다. 가치주 종목을 직접 찾아내는 게 어렵다면 ‘아이셰어스(iShares) S&P500 밸류 ETF’, ‘뱅가드 S&P500 밸류 ETF’ 등 미국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는 것도 방법이다.
◇자금 이전은 ELS와 ELB로…공모주 펀드도 눈길
투자금 중 일부를 증시 밖으로 잠시 피난시키는 방법도 있다. 1년 미만으로 돈을 짧게 ‘파킹’해놓고 싶다면 지수형 ELS(주가연계증권)도 대안이 될 수 있다. S&P500과 코스피200 등 지수 2~3개를 섞어 만든 상품을 은행과 증권사에서 판다. 그 중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을 고르면 된다. 주가가 크게 하락할 경우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는 ELS는 수익률이 연 4~5% 정도다. 원금이 보장되는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는 2~3%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공모주 펀드를 노리는 방법도 있다.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에 64조원이 몰린 바 있다. 올해 카카오뱅크·크래프톤·LG에너지솔루션 등 유망한 기업의 상장이 예고돼 있다. 개인 청약은 경쟁률이 높아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이 적기 때문에 기관 물량을 담을 수 있는 공모주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물가채를 아시나요
인플레이션 시대가 온다는 우려에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대비) 수단인 물가연동국채도 주목받고 있다. 물가채란 물가만큼 원금과 이자도 오르는 국채다. 보통 국채는 만기 때까지 원금·이자도 바뀌지 않는다. 원금과 이자 2%를 받더라도, 물가가 3% 오르면 실질적으론 손해다.
반면 물가채는 물가가 오르는 만큼 원금·이자가 뛴다. 예를 들어, 1% 이율로 발행된 물가채를 100만원 어치 샀는데 1년 뒤 물가가 2% 뛰면 원금은 102만원이 된다. 이자도 102만원의 1%인 1만200원으로 오른다.
개인이 물가채에 투자하려면 증권사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등을 통해 장내 채권시장에서 유통되는 물가채를 직접 사면 된다. 증권사를 통해 장외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물가채 매입도 가능하다. 정부가 물가채를 발행할 때 증권사 등을 통해 직접 입찰에 참여(최소 10만원)할 수도 있다.
다만 국내에는 아직 물가채 ETF가 없고 규모도 작다. 반면 미국에서는 물가채 ETF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자산 규모가 가장 큰 ETF는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물가채 ETF(티커 TIP)’로 수수료는 0.19%다. 찰스슈왑의 ‘슈왑 미국 물가채 ETF(티커 SCHP)’는 자산 규모가 둘째로 크고 수수료도 0.05%로 저렴한 편이다.
/진은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