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직원들의 주식 투자가 이재용 부회장에 미친 나비효과

조회수 2021. 4. 8. 15: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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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고신용층이 주도한 가계 대출 급증세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인한 가계 대출 급증세를 주도한 건 자영업자가 아닌 고소득 직장인이었다. 그중 상당수는 빚투(빚내서 투자)로 주식이나 부동산을 많이 산 것으로 추정된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3월 공개한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삶(www.covid19board.kr)’ 웹사이트를 보면 가계대출을 늘린 직군은 전문직, 대기업 직장인 등 고소득층 위주였다.


◇’영끌·빚투’도 고소득층 위주

출처: 더비비드
주식 관련 서적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은행권 가계 대출 잔액은 988조8000억원이었다. 1년 전(888조3000억원)보다 100조원 넘게 늘었다.


고소득층이 주식·부동산 등에 투자하려고 ‘영끌’에 나선 이유가 컸다. KDI가 코리아크레딧뷰로(KCB)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전문직 직장인의 가계 대출 잔액은 전년 동월 대비 11.4% 급증했다. 대기업 직장인 역시 대출을 10.2% 늘렸다. 반면 자영업자의 가계 대출은 0.6% 늘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었다. 전문직 자영업자(-1.12%)와 법인 대표(-0.6%)의 대출은 오히려 1년 전보다 줄었다.


◇삼성 직원 빚투로 상속제 재원 마련 비상

출처: 더비비드
삼성 수원사업장.


2020년 경기도 수원이 주식투자 1번지로 부상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한국예탁결제원이 3월 밝힌 주식 투자자 거주지·성별·연령대 통계를 보면 2020년 국내 주식 투자자 중 가장 많은 유형은 '수원시에 사는 40대 남성 투자자'였다. 수원은 삼성전자 본사와 네트워크사업부가 있는 곳으로, 4만명가량의 임직원이 근무한다. 


2019년까진 서울 강남구에 사는 40대 남성 투자자의 숫자가 가장 많았고 수원시에 사는 40대 남성 투자자는 2위권을 유지했는데 지난해 역전했다. 수원시 30대 남성, 수원시 50대 남성, 수원시 40대 여성 투자자가 투자자 수 각각 6, 7, 9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투자자 수 3위인 용인시(40대 남성), 4위인 화성시(40대 남성)에도 반도체 공장이 있어 삼성 직원이 많이 산다. 



출처: 더비비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출처: 더비비드
(왼쪽부터)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고 이건희 삼성 회장, 오른쪽은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 부문 사장.

이 여파 때문인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오너 일가가 이건희 회장 별세로 인한 상속세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최근 삼성 일가가 금융회사에서 수천억원 규모 신용대출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고 이건희 회장이 약 22조원의 유산을 남기면서 삼성 일가가 올해 내야 할 상속세만 2조원이 넘는다.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지 않아 경영권을 지키기위해선 삼성전자 등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매각하거나 물납(세금을 주식으로 내는 것)하는 방식은 쉽지 않아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당초 주식 담보 대출을 받으려 했으나 국내 증권사 중 이 부회장 일가가 필요한 수천억원을 대출할 여력이 있는 곳이 없었다고 한다. 최근 개미 투자자들의 주식 빚투가 급증하며 증권사마다 대출 한도(자기자본의 100% 이내)가 소진된 탓이다.


/이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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