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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직원이 의사와 함께 개발한 뜻밖의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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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맨과 의사가 의료 스타트업 공동 창업

두피 관리 효과도 있는 흑채 개발해 인기


스트레스성 탈모와 여드름에 시달리던 직장인 A씨. 치료를 위해 유명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모두 집이나 직장과는 거리가 멀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귀하디 귀한 반차를 소진해가며 병원을 다녀야 했다.


이제 A씨는 더이상 반차를 쓰고 내원할 필요가 없다. 코로나로 비대면 진료 및 약품 처방 중개 서비스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점심 시간 10분만 할애하면 비대면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약은 집으로 배송된다. 내원하는 것과 동일한 의료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비대면 진료 분야 대표 기업 중인 한 곳인 아이케어닥터의 김민승 대표를 만나 의료 스타트업의 성장 스토리를 들었다.


◇꿈의 직장 퇴사 후 헬스케어 창업

아이케어닥터는 피부과·내과 의사 이호익 대표(왼쪽)와 삼성전자 출신 김민승 대표가 공동창업한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출처아이케어닥터, 더비비드


김민승 대표가 피부과·내과 의사 이호익 대표와 2018년 공동창업한 아이케어닥터는 ‘쉽고 올바른 헬스케어’를 표방하는 스타트업이다. 넓은 이마나 빈머리를 채워주고 탈모 예방 효과가 있는 흑채 '헤어라인'을 개발해 온라인몰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보통의 흑채는 빈 부분을 채워주는 기능만 하는데, 솔닥 제품은 당근씨앗 오일 등 두피 건강을 개선하는 성분을 함유했다.


헤어라인이 인기를 끌면서 탈모나 다이어트 고민을 상담해주는 의사를 연결하고, 이들이 추천하는 제품이나 약을 구매하는 솔닥 서비스도 하고 있다.

솔닥에서 판매 중인 헬스케어 제품들

헤어라인 사용 전후

출처아이케어닥터


김 대표는 선망 받는 ‘꿈의 직장’ 출신이다. “2013년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 전략 마케팅 파트에 입사해 약 4년 간 해외영업과 전략기획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습니다. 조직생활에 큰 불만은 없었지만 사업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큰 조직에서 차근차근 성장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좀 힘들어도 스스로 부딪혀가며 빨리 성과를 내보고 싶었어요.”


2017년 회사를 관두고 화장품 수출 사업을 시작했다. “화장품을 개발해 중국으로 수출하는 일이었습니다. 중국 소비자에게 맞춤형 화장품을 제공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었죠. 당시 지인을 통해 제품 연구·개발 과정을 자문해줄 의사를 소개받았는데, 그 사람이 바로 이호익 대표였습니다.”


둘은 합이 잘 맞았다. 이 대표의 의학 지식과 김 대표의 비즈니스 실행력을 융합하면 큰 시너지가 날 것 같았다. “온라인에 건강정보는 넘쳐나는데, 대부분 출처가 불분명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허위 광고도 많았죠. 제 경우 이 대표 같은 의학 전문가를 병원에 가지 않고 만날 수 있으니 정말 좋더라고요. 피부 트러블 같은 고민에 대한 정확한 해결책을 바로 옆에서 들을 수 있으니까요. 출처가 명확한 건강 정보를 비대면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을 만들면 경쟁력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솔닥을 개발한 아이케어닥터의 김민승 대표.

출처더비비드

아이케어닥터의 구성원들

출처아이케어닥터


2018년 5월 아이케어닥터 법인을 설립했다. 첫 비즈니스 모델은 안구 관련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일이었다. “안구건조증은 흔하지만 완치가 어려운 질병 중 하나입니다. 바셀린 제형의 밤을 눈가에 발라 안구건조증을 완화하는 ‘아이케어밤’을 개발했어요. 이 대표의 의학전문대학원 동기분들이 제품 개발에 참여했죠. 1300개 약국에 입점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현재 이 제품은 리뉴얼 중이라 판매하고 있진 않습니다."


◇의사가 탈모, 다이어트 고민 들어주는 플랫폼 구상

김 대표는 이 대표 같은 의사를 친구처럼 자주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물리적 제약이 없는 비대면 상담 창구를 떠올렸다.

출처아이케어닥터


제품 판매에서 나아가 소비자와 전문가를 잇는 플랫폼에서 가능성을 봤다. “의사를 친구로 두면 좋은 점이 많습니다. 이 대표는 탈모 때문에 비싼 샴푸만 사는 친구에게 ‘샴푸로 되냐, 약을 먹어야지’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스타일이거든요. 문득 의사를 친구처럼 자주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 물리적 제약이 없는 비대면 상담 창구를 떠올렸습니다. 병원 방문 시간을 아끼면서도 의사, 약사의 전문지식을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면 쉽고 올바르게 건강관리를 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2019년 말 솔닥 개발에 들어갔다. 솔닥이란 ‘솔직한 닥터’의 줄임 말이다. “처음엔 이용자가 의사나 약사 같은 전문가가 등장하는 Q&A 영상을 보고 의약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코칭’ 플랫폼 형태를 구상했습니다. 이용자가 궁금한 점을 남기면 전문가가 영상으로 답변해주는 영상편지 방식이었죠.”


탈모, 피부 미용, 성 기능, 다이어트 등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에 초점 맞추기로 했다. 생명과 직결되진 않았지만 치료 받지 못하면 평생 스트레스가 되는 질병들이다. “발기부전, 탈모 관련 고민은 공개적으로 밝히긴 꺼려하지만 평생 관리해야 하는 분야입니다. 이런 분야를 Q.O.L(Quality of life, 삶의 질) 영역이라 불러요.”


◇코로나 여파로 원격의료, 처방중개로 확대

솔닥의 원격진료는 카카오톡을 통해 이뤄진다.

출처아이케어닥터

이용자는 카카오톡으로 진료 예약, 영수증 및 처방전 수령, 진료비 결제까지 할 수 있다.

출처아이케어닥터


솔닥을 개발하던 중 서비스를 확장할 기회가 찾아왔다. 2020년 2월 보건복지부 판단 하에 한시적으로 원격진료와 의약품 배송이 허용된 것이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병원 방문이 어려우면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다는 게 골자였다. “정보 공유 플랫폼에서 원격 진료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한시적 허용이긴 했지만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서 뛰어들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거든요.”


2020년 12월 베타 서비스를 출시해 전문가와 소비자 반응을 살폈다. 올해 2월 솔닥을 정식 론칭했다. 고객은 원격 진료-비대면 처방-수납-의약품 배송 등 모든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앱을 만들진 않았습니다. 앱 다운로드 하는 것 자체가 큰 장벽이거든요. 누구나 쓰는 카카오톡으로 진료 예약을 한 뒤, 약속한 시간에 의사와 영상통화로 진료를 받습니다. 진료가 끝나면 약을 조제할 약국을 고르면 됩니다."


이용자는 카카오톡으로 영수증과 진료 기록, 처방전을 받아볼 수 있다. 이용자는 '결제' 버튼을 눌러 신용카드로 진료비와 의약품 제조비를 지불할 수 있다. 진료비는 기존 외래 진찰료와 같다. 솔닥과 협업한 의사가 속한 병원으로부터 받은 진료 항목별 책정가를 근거로 한다.


결제가 끝나면 의사가 약국에 PDF로 된 처방전을 보낸다. 약국에선 제조한 약을 집으로 배송한다. 

솔닥 에너지 헤어라인

솔닥 헤어라인 사용 전후

출처아이케어닥터


다양한 홈케어 제품도 개발했다. 원격 진료와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다. 탈모 관련 제품 헤어라인(흑채) 등을 온라인몰에서 판매 중이다. 두피를 진정하면서 수분 보충에 도움이 되는 당근씨앗 오일, 바오밥씨앗 오일 등 두피개선 성분을 넣어 머리 빈 부분을 가리면서 두피 케어도 할 수 있도록 했다. 두피 관련 걱정 없이 흑채를 쓸 수 있는 것이다.


"의약품을 처방받는 게 부담스러운 분들이 있기 때문에 보조 제품을 개발하는 게 중요합니다. 시중에 있는 흑채는 빈머리를 가리는 데만 집중하는데요. 저희 제품은 피부 각질을 정리하고 두피 장벽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제품 구매자는 사용 전후의 궁금증을 전문가에게 물어보는 '솔닥토크'를 이용할 수 있다. 의·약사가 고객이 남긴 질문에 영상으로 답변을 남겨준다.


◇의료진, 이용자 모두 윈윈하는 서비스 목표

솔닥의 파트너 전문가들

출처아이케어닥터


현재 의사와 약사 모두 합해 23명이 솔닥 전문가로 참여하고 있다. “요즘 저희 서비스에 관심을 갖고 연락을 해오시는 의약사 분들이 많습니다. 의약사 분들은 중개 수수료를 낼 필요 없이 전문가용 소프트웨어 이용료만 내면 되거든요. 코로나 여파로 외래 고객과 의료 관광객이 줄었는데요. 의사 입장에서는 저희 서비스로 진료 행위를 할 수 있어 줄어든 수익을 보완할 수 있죠.”


아직 인원 10명 안팎의 작은 회사지만 출발이 좋다. ”2019년 10월 시드투자를 받았어요. 작년 10월에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서 R&D 연구 개발 지원금을 받았어요. 비대면 진료를 통해 얻은 헬스케어 데이터의 활용 방안에 관한 연구였죠. 창업 3년 차인 지난해 매출 2억5000만원을 냈고요. 올 1월에는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가 주최하는 디데이(창업경진대회) 본선 진출에 성공해 기술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많은 소비자에게 솔닥을 알리는 게 단기 목표다. “올 2월까지 50분이 저희 서비스를 경험했습니다. 이 수치를 계속 늘려가야죠. 고정 고객을 확보하고, 홈케어 제품 판매량을 늘려서 상반기에 2차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싶습니다. 현재 한시적으로 원격진료와 처방중개가 허용된 상황이지만,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끝난 후에도 규제 완화가 유지된다면 비보험 영역에서 보험 영역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화기애애한 아이케어닥터 구성원들

출처아이케어닥터


대외적인 상황이 바뀌어도 솔닥 이용자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겠다는 목표엔 변함이 없다. "원격진료와 처방중개가 다시 규제를 받는다면 '솔닥토크'를 통한 건강 코칭 서비스에 힘을 실을 계획입니다.”


김 대표는 ‘화려한 모습만 보고 창업에 뛰어들면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창업 후 일상은 ‘맷돌’과 같아요. 무엇이든 항상 갈아 넣어야 하거든요. 드라마 속 창업가들의 멋진 모습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래도 제가 구상한 아이디어를 실행하고 결과를 얻는 데서 오는 재미가 큽니다. 최근 셀트리온의 서정진 명예회장님을 뵀는데 똑같은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사업가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세상에 증명하기 위해 일하는 거다. 그 자존심과 오기로 버티는 것이라고요. 아마 모든 스타트업 대표가 똑같은 마음일 겁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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